북촌방향 - The Day He Arriv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나'에 집착하는 우스꽝스러운 인간들의 모습. 차라리 부동의 공간이 우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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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a 2011-09-12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얼굴이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했던 쿤데라는 얼마나 지당하고 명쾌한지. 여기저기서 그의 그림자를 마주치곤 한다. '세대의 모사품'에 불과한 자아에 집착하는 건 정말 찌질하다. 홍상수의 인물들이 자주 그러하듯이. 그냥 살아야겠다. 쓸데없이 나불거리지 말고.

로쟈 2011-09-12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여름은 건너뛰고 가을겨울에 활동하시나요?^^ 40자평으로라도 자주 올리시면 즐거울 거 같습니다.^^

nada 2011-09-13 10:34   좋아요 0 | URL
하하하, 이게 누구십니까.
반가움은 둘째치고,
샴푸 바구니 짤랑짤랑 들고 동네 목욕탕 가는 길, 옛날에 짝사랑하던 남자를 마주친 기분이네요.
(실제로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입에 물고 있는 순간에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만.ㅠㅠㅠ)
어쨌든 반가워요, 로쟈님.
제가 밤이 긴 계절들, 특히 가을을 편애하긴 해요.
요즘 날씨, 정말 까무러치게 좋지 않나요? ^^

moonnight 2011-09-12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제목만 듣고 다큐멘터리인가 -_- 했었는데!!! 홍상수 감독 영화는 챙겨보는 편인데 제가 사는 고장에는 아직 개봉한 곳이 없네요. 꽃양배추님 40자평에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 저도 보고 싶습니다. ㅠ_ㅠ

nada 2011-09-13 11:36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홍상수 영화는 거의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ㅠㅠ
21세기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사람들의 모습을 소름끼치게 재현하는 측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언제나 그의 영화를 보면, 막 웃다가도 민망해지고 심하면 반성 모드로...ㅋ
저도 서울 가서 보고 왔어요.
바흐 음악회 보고, 이 영화 보고, 산책 실컷 하고, 맑은 바지락 탕에 와인(묘하게 잘 어울립디다~)까지..
다시 밥벌이의 현장으로 돌아가는 게 억울하지 않을 만큼 잘 놀고 왔어요.
달밤님도 이 아름다운 가을, 맘껏 즐기시길요.^^

라로 2011-09-1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촌방향은 저도 보고싶어 하고 있는데 벌써 보셨군요!!
40자평에 달려 있는 댓글을 읽는데 왜 제가 기분이 좋을까요???ㅎㅎㅎㅎ
억울하지 않을 만큼 잘 놀고 오셨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에요.
그런데 어디서 놀았어요?뭐하고??응??^^

nada 2011-09-14 15:04   좋아요 0 | URL
헤헤 철 지난 바닷가에서 산책하고, 후덜덜 비싼 카페 가고, 친구 집에서 와인 마시고 놀았어요.
아무 생각 없이 밥 많이 먹고, 이야기도 실컷 하구요.
근데, 나비님 추석 보내신 이야기가 더 재미있던걸요?
귀여운 해든이..^^

라로 2011-09-16 13:25   좋아요 0 | URL
저는 딴소리이긴 한데 홍상수도 그렇지만 그 엄마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전옥숙여사!!종친이라 더 뿌듯할까요???ㅎㅎㅎ;;

nada 2011-09-16 13:40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 지금 찾아보니 뭔가 대단하신 분인가 봐요.ㅎㅎㅎ
역시, 예술가는 아무 데서나 나오는 게 아니군요.
이럴 땐 저의 비루한 출신성분이 한탄스럽다는.ㅠㅠㅠ

라로 2011-09-17 01:13   좋아요 0 | URL
비루하긴요~. 꽃양배추 님은 자체만으로도 찬란하십니다!! 입바른 소리가 아니네요. 드물게 멋진 분이세요!!!!!

nada 2011-09-17 10:00   좋아요 0 | URL
아이고, 나비님!
초 민망하옵니다! 꾸엑!

비로그인 2011-09-16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자벨 위페르를 한국 지방 도시까지 수트케이스 하나만 끌고 홀로 오게 만들고는 서울 뒷골목에서 고등어 구이를 사주었다는 이 사람의 영화를 보아야 겠어요. 늘 같은 이야기를 늘 새롭게 한다고, 결국 그가 하는 이야기는 늘 다른 이야기라고, 제 벗이 몹시 애정하길래 질투가 나서.

nada 2011-09-16 13:45   좋아요 0 | URL
이자벨 위페르와 홍상수. 묘하게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에요.
거기다 고등어 구이라니. 위페르는 고갈비와 막걸리가 홍상수 영화의 일등공신 중 하나라는 걸 알았을까요? 흠.
저는 이 사람 영화가 아주 좋은 건 아닌데, 자꾸만 성가시게 뭔가를 건드려요.
그런 점 때문에 매번은 아니라도 찾아보게 돼요.
어쨌든 이 사람은 고여 있지 않고 어디론가 나아가는 것 같아요.
실은,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이게다예요 2011-09-17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이라, 말을 걸어도 될지... 모르겠어요. ^^
저를 아실지도 의문이구요. 아 참...
오랜만에 들어와서 봐도 좋으네요.
기록이 욕망이 없을리가요!

nada 2011-09-17 10:02   좋아요 0 | URL
엄훠, 어째 그런 겸양의 말씀을.
당연히 기억하지요.
실은 며칠 전에 무슨 책을 검색했는데, 이게다예요 님 리뷰가 걸려서 반가워하기도 했는걸요?
근데 그게 무슨 책이었더라...
제가 요즘 관심 갖고 있는 게 이승우, 바흐, 존 버거 등등인데, 아마 그 중 하나일 텐데.. 기억이 안 나요.-_-;;(죽어라, 죽어!)
아가 키우느라 바쁘실 테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시 옛날 생각에 젖었어요.
(그땐 나무님도 계시고.. 제가 주로 두 분을 질투했지요.ㅋㅋ)
저도 조카를 종종 봐주기 때문에 감히 조금 안다고 말하고 싶은데..
아가 키우기란, 나의 전 인격과 인생 전체를 시험하는.. 어찌 보면 잔인한 과정이란 생각이 들곤 해요.
그런 과정을 거치는 세상 모든 엄마들이 위대한 건 틀림없다고 봅니다.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말이죠.-_-a

아무튼 괜찮으신 거죠? 전부 다, 사는 거 말이에요!

chaire 2011-09-1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웃어도 되나요? 대문의 바흐 닮은 아저씨 얼굴을 뵙자니 왠지 즐겁네요. 하하.
기록의 욕망이 없는 게 그러니까,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꽃양배추 님의 언어는 언제 어디서나 절제와 봉쇄의 미학이 있구나 싶기도 하고...
아, 암튼, 이 영화 보러 가야 하는데, 짬이 안 나요.
갑자기 날이 (겨울처럼) 추워져서 나가기도 왠지 싫은 기분이고..
그치만 느닷없는 날씨의 반격, 쫌 멋진 거 같아요.

nada 2011-09-19 20:26   좋아요 0 | URL
저 사진 묘하게 웃기죠?
저도 제 안의 고지식함과 꼬장꼬장함이 예술혼으로 승화된 듯한 바흐 아저씨 얼굴을 서재 대문에 떡, 걸어놓고 나니, 볼 때마다 웃긴 거예요.ㅎㅎ
그래, 니 얼굴에도 저렇게 심술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고.. 뭐 그런 묘한 동일시.ㅋ
바흐 아저씨도 먹고 사느라 높은 사람들한테 아부도 열심히 하고 그랬다는데, 저는 이 분이 숭고한 예술가보다도 철저한 생활인, 투철한 직업인처럼 느껴져요.
배수아 책에 따르면, 그 시대 예술가들은 자신을 영원한 존재로 생각할 정도로 자의식의 사치가 심하지 않았대요.
대신 영원한 것을 위해 헌신하는 존재로 생각했다죠.
그런 담백한 '도구' 정신이 마음에 들어요.

날씨의 반격. 헤헤. 정말 그래요.
사는 게 참으로 묘하지 뭔가요.
여기저기서 허를 찌르니, 허허 그것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