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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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스쳐 가는 사람들 모두 무표정.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분명한 목적지가 있어 강인한 의지로 굳건하게 한 길로 가는 건가. 사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지표를 향해 있다. 알아주는 학교로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업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것. 나 역시 그러하고 내 자식이 고생하지 않고 살았으면 한다. 중고생 아이한테 물으면 그렇게 그렇게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아이의 말이 왠지 이룰 수 없는 꿈인 듯. 허황된 꿈처럼 보인다. 아이가 자라는 것이 기쁨과 희망보다 걱정과 우려가 되는 그런 사회.

불확실해져가는 사회 구조 속에서 모든 것이 개인의 운이거나 - 금수저, 흙수저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나- 개인의 능력에만 맡겨지고 책임 지어지는 사회. 살면서 나는 아니겠지 하지만 이미 편견과 차별을 당연한 듯 그렇게 행동하며 살아간다. 소설은 에피소드 위주로 그것들이 잘 이어져서 재밌게 쓰여졌다. 한국이 싫다기보다는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답도 잘 찾아 보면 있으니 고생스럽고 모험이더라도 당신도 찾아 보라는 메시지로 읽었다. 넘 재밌어서 그의 유머가 자연스러워서 별이 다섯개다. 소설은 끝까지 읽었다면 다섯 개를 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젊은 작가의 5년 전 소설이라는데 요새 티비에서도 볼 수 있으니 넘 반가울 따름이다.

티비엔 드라마에 박보검 주연인 청춘기록이라는 재밌는 드라마가 4회까지 방여되었다. 연예인을 꿈꾸는 모델과 그들의 비쥬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메이크업아티스트가 주인공인 이야기라 볼거리도 훈훈하고 그들이 청춘을 펼쳐가는 모습이 당당하고 명쾌해서 좋다. 소설의 주인공 계나도 마찬가지다. 계나는 그의 아내 HJ의 아우라를 입고 탄생했다고 하는데 작가가 결혼 하나는 똑부러지게 잘한 듯하다. 5년만에 신혼여행을 읽고, 그의 재미난 소설이 생각나 다시 찾아 보았다.

우리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 보게 하는 글들이 많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하는 그의 이야기도 넘 재밌다. 너는 너대로 멋있고 나는 나대로 멋있는 청춘들의 기록들이 아주 폭넑게 펼쳐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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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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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을 이야기 가운데 두고 있지만 독립적으로 살고자 애쓰고 어른으로 자라는 젊은 과정을 재미나게 그렸다.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자신의 꿈을 선택하고 부모와 아내 사이에서 아내를 선택하고 남편과 아내로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가성비 높은 삶을 살고자 고군분투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글에서 표현한 듯 쿨하기만 했을까, 수많은 희로애락이 소소한 에피소드로 웃음을 자아내고 풋하고 웃음이 내뱉어지지만 사이사이 갈등하고 생활고로 힘들었을 모습이 그려진다. 보라카이로 떠난 신혼여행은 낭만적이만 않았다. 비행기 이륙시간부터 지연되는 낭만 파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하고 시원한 맥주 한 잔과 망고 주스, 바나나 칩을 위로 삼아 부부 사이를 회복하는 과정이 사실적이다. 알콩달콩 솔직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부부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그래 이렇게 살아도 되는데 나는 왜 이런저런 눈치를 보며 살았던 걸까. 왜 성큼성큼 걸을 수 없었던 걸까. 나의 선택은 오로지 나만의 책임이므로 그런 것이 두려웠던 것이겠지. 작가처럼 생각대로 사는 삶이, 또는 다양한 삶의 모습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 부모 찬스와 배우자의 조건을 토대로 안락하고 안전한 삶을 원하는 것이 보편적인 꿈이 되었다. 나를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던질 수가 없다. 무엇보다 나를 절벽으로 한 발짝 밀어 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작가는 원하는 기자도 되고 소설도 성공하여 문학상을 받고, 그러고 보면 이젠 성공한 삶이다. 황량한 들판을 열심히 달리다 보니 적정한 반열에 올랐다. 이런 경험이 다수의 사람들에게도 일어나면 좋겠다. 그의 말처럼 그에게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렇지만 삶의 자세가 그 일을 또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다. 새로운 삶의 이야깃거리가 펼쳐지고 삶의 가능성을 열어 가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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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은 왜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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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형식

소설은 서사적인 흐름이 담긴 이야기인데 이 작품은 서사보다는 소설작법 강의록을 읽는 듯한 기분이었다. 화자는 강의를 하면서 현대와 과거가 교차하는 예시 작품을 나란히 대비하여 서사를 이끄는데 두 개의 이야기가 서로 긴밀하게 잘 엮인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시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죽음이 폭력적인 남성의 힘이나 권력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인물과 이야기를 구성하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가 있어 소설가의 노력과 수준 높은 안목이 좋았다.

 

2. 모든 이야기에는 틈이 있다.

누가 썼는지도 어느 시대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르지만 구전되어 전하며 변형되는 일이 다반사인 민담으로부터 소설작법은 시작한다. 나비가 되었다는 아랑이야기로부터 착상을 떠올렸으면 그것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문학대사전> <구전설화> <명종실록> <정옥낭자전>에서 얻으며 이야기의 시대 상황을 따지기도 하고, 나비가 출현하는 시기, 인물의 직위나 처한 상황에 합당한 행동 등을 합리적으로 추론하여 이야기를 비틀기 시작한다. 그데 특이하게 어떤 자료들은 작가가 만들어 뒷받침하면서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소설작법 강의가 아니라 소설 그 자체 - 픽션이 된다. 읽으면서도 이러한 자료들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의심하게 되고 어디까지가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살짝 헷갈리면서 소설은 이렇게도 쓰여지는구나 싶었다.

 

모든 이야기에는 틈이 있고 이 틈을 통해 이야기는 덧붙여지고 사라지고 새로 쓰여진다. 밀양의 아랑 이야기로부터 모티프를 얻어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이야기를 쓰는 과정을 모두 담았다. 그리하여 근거가 되는 문헌도 실제와 허구를 조합하여 그 바탕으로 삼기 때문에 때로는 소설작법만을 쓴 것인지 그것을 포함한 이야기의 세계라는 허구를 구축한것인지, 그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는 기법을 익히기도 하고 의심도 하면서 소설과 함께 나아간다.헷갈리게 하는 것이 아마 김영하의 의도였지 않을까

 

 

3. 이야기란 무엇일까

이야기란 무엇이기에 기존의 이야기는 변형되고자 하고 독자는 이야기에 빠져드는 걸까. 김영하가 <읽다>에서 언급했듯이 '읽는다'는 행위는 우주에 접속하는 것이며 그 접속을 통해 새로운 우주를 탄생 시켜 마침내 하나의 우주가 되는 인간 독자의 운명같은 것일까.

책의 말미에서 다시 첫 시작이 궁금해 맨 앞장을 펼치게 되었다면 김영하의 소설 쓰기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가 쓴 <읽다>에는 소설은 두 번째의 삶이고 인간이라는 우주와 이야기라는 우주의 공명을 말했는데 이 소설과 의미가 사통하고 그리하여 나는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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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MAYBE - 너와 나의 암호말
양준일.아이스크림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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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완료 ~~ 팬이라는 뜻이야 ^^ 보고 싶단 뜻이야 ~~~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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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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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은 말만큼이나 재밌고 말보다 부드럽고 편하다. 나의 스무살을 돌아보면 반야심경은 커녕 영어문장과 수학 계산으로부터 막 벗어나 뭘해야 할지 모르는 막연함으로 가득했던 때로 기억이 된다. 무엇을 해야겠다라던가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것조차 없이 당시 시대의 흐름과 이슈에 맞추고자 애쓰며 괜히 움츠려 들었던 스무살.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으로 빛나던 그의 스무살 이야기를 읽다보니 과연 그의 탁월함이 여기저기서 빛난다. 우리 아이들도 무소의 뿔처럼 씩씩한 걸음으로 깨달음을 향해 나가면 좋겠다.

자신이 반야심경을 통해 큰 열락의 즐거움을 얻은 후, 불교의 생성부터 반야의 지혜에 닫기까지의 과정을 총망라하였다. 글을 통해 좋아서 무작성 외우기만 하던 반야의 지혜가 환하게 밝아오는 듯하다. 지혜의 핵심으로 떠오르기까지는 진짜 승의 노력과 가르침이 담긴 경전의 집적, 중생을 포용하여 함께하는 대승불교의 방향성이 마침내 반야심경을 낳았다. 자의식을 버리고 사람에게 다가가며 무언가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정신으로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가는 마음자세를 잘 설명해 주는 책이다.


지혜의 핵심을 모아 놓은 반야심경은 본질이나 정해진 것은 없다고 전한다. 그러고 보면 불교의 정신은 니체의 자유정신이나 스스로가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서의 실존과도 맥이 닿는다. 종교을 넘어서는 종교, 신을 넘어서는 종교, 때로는 반종교이고 비종교이지만 중생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커다란 사상이자 부처를 신으로 모시는 종교인 불교의 깊이를 한 권의 책으로 알 수 있게 한다. 불교의 정혜쌍수(定慧雙修)는 계율(戒律)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선정과 지혜를 병행하여 닦음으로써 해탈과 열반에 이르고 스스로가 부처가 되도록 인도한다. 내가 곧 보살이고 내가 곧 부처이다. 이런 마음을 지니고 살면 여간한 일은 큰 발자국으로 성큼성큼 지나갈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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