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우니 르콩트 

배우 : 김새론, 박도연, 고아성 

 

영화 내용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있습니다. 

 

진희는 아빠가 새옷을 사주고, 케이크도 사주고, 함께 나들이를 가서 신난다. 그렇게 아빠와 함께 간 곳이 한 보육원. 아빠는 다음날 데릴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난다. 진희는 보육원은 부모 없는 아이들이 오는 곳이고, 자신은 아빠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 있으면 안된다 이야기 한다. 하지만 다음날 오겠다는 아빠는 오지 않는다. 그렇게 진희의 보육원 생활이 시작된다.  

영화는 아빠에게 버림받은 진희의 슬픔도, 함께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의 아픔도 참 담담하게 보여준다. 진희가 보육원을 떠나겠다며 고집 부리다 한 밤중에 몰래 식당에 가 식은 밥을 먹는 장면이나, 땅을 파고 자신을 묻고는 얼굴에까지 흙을 뿌리는 장면은 쉽게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만한데도 영화는 참 담담하게 아이를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많이 울지는 않았다. 

영화를 보기전 라디오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이가 그랬다. 이 영화는 아이가 부모에게 버림받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받았을 때의 아픔과 슬픔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영화는 정말 그렇다. 진희가 보여주는 행동들은 그 전에 보육원 언니가 좋아하는 오빠에게 고백했다 차인 후 보인 행동들을 닮아있다. 부모에게 버림 받는 것도,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 받는 것도 결국 같은 슬픔과 아픔이라고, 그래서 한동안 실연의 아픔에 힘들어하다가도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처럼, 새로운 부모를 찾아 나설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감독은 담담하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할 수 있었던 걸까. 그래서 진희가 새로운 프랑스인 부모를 만나는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나왔던 걸까. 아니면 진희는 슬프고 마음이 아플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어린 아이여서, 그래서 옆에서 본 언니의 행동을 따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감독은 실제로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이 된 이란다. 여행자가 그녀의 첫 영화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은 영화란다. 영화를 보면 프랑스에서의 감독의 삶은 괜찮았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김새론이란 아이가 정말 깜찍하게 연기를 잘 했다. 아니 연기를 한다는 느낌 없이 그냥 아이가 평소에 하는 말과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서 있으면 얼굴은 작은데 팔다리는 긴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 아이 자라면 참 예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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