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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머리 주디 ㅣ 푸른도서관 3
손연자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4월
평점 :
미국으로 입양돼 살고 있던 주디는 좋아하는 남자아이로부터 노란 원숭이란 소리를 듣는다. 이후 주디는 자신이 가족, 친구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외로워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주디의 혼란과 방황은 주디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소녀이기 때문에 더욱 커진다. 그러나 한국인 김씨 아저씨 가족과 친구 아만다, 가족의 도움으로 주디는 자신의 혼란을 극복한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주위 사람들과 다르다는 인식과 소외감, 백인들이 황인들을 대할 때 나타나는 무시하는 듯한 태도, 이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인의 정체성, 자부심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재일한국인 학교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학교’에서 한 학생이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곳에서는 일본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시선이 자신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간다고. 계속해서 그것에 싸우지 않으면 자신의 정체성이 없어진다고.
작은 일에 크게 상처받고 아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주디의 모습을 보니 ‘내가 예전에 이랬구나’, '사춘기 아이들은 이렇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더 이상 사춘기 아이들의 혼란에 동감하는 것이 아닌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이구나 새삼 깨달아서 조금은 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