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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
캐런 킹스턴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있고,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 건 내 삶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책의 말이 정곡을 찔렀다. 유유부단하고 항상 일을 미루는 나, 엄마가 해 놓은 집에서 작은 것 하나 바꾸는 것을 엄두도 내지 않는 내 모습이 이 말에 겹쳐진다. 과거가 쌓여있어 새로운 것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는 말도 의미심장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쌓여있는 물건을 버리게 되고, 밀린 일을 해야겠다는 압박감이 든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풍수 이론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집에는 건강, 직업적 성취, 재산, 관계 등을 상징하는 영역이 있는데, 이 영역에 잡동사니가 쌓이면 그 영역이 상징하는 부분이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잡동사니들을 버리고 집 청소만 잘해도 금전적인 문제, 애인과의 문제, 직장에서의 문제 등이 저절로 해결된단다.
작가는 풍수 사상에 대해서 크게 오해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내가 풍수 사상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풍수는, 집과 집을 둘러싼 자연과의 관계, 그 자연에서의 에너지 흐름 등을 보았지 하나의 집 구조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명당 자리에 묘를 쓰고 집을 지으면서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긴 했지만, 바로 현실 문제가 해결되는 식으로 답이 돌아오길 바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양 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 무조건 신비로운 무언가가 있겠거니 동경하는 서양인의 모습을 보는 듯 해서 우스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