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줄거리

주인공은 크레타 섬으로 가는 항구에서 알렉시스 조르바를 만난다. - 작가의 자서전에 따르면 조르바는 실존 인물 게오르그 조르바를 모델로 그린 인물이라고 한다. 작가 역시 크레타 섬에서 갈탄광을 운영했다고 한다. - 주인공은 조르바와 함께 크레타 섬으로 가서 조르바에게 갈탄광의 감독을 맡긴다. 이 책은 주인공이 조르바와 함께한 크레타 섬에서의 이야기이다.

조르바는 삶을 생생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65의 나이이지만 열정적으로 여자를 사랑하고, 일을 할 때는 온전히 그것에만 몰두하며, 흥이 나면 산투리를 연주하면서 펄쩍펄쩍 춤을 춘다.

책에서 길을 찾으려는 주인공을 조롱하면서 세상과 삶에 직접 부딪히며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허비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아침이, 바다가, 나무와 풀이 매일매일 새롭고 신비로운 것으로 다가오며, 모든 인간을 가슴뭉클하게 바라본다.

조르바와 대비되는 크레타 섬 사람들의 모습은 부정적이다. 수도원의 수도승들은 겉으로는 점잖은 체하지만, 실제로는 재물과 남색을 탐한다. 실제 주인공과 조르바가 수도원을 방문했던 날 수도승이 자신의 남색 대상을 총으로 쏘는 사건이 일어나지만 다른 수도승들은 이 일을 쉬쉬하며 묻어두려 한다.

또한 과부를 쫓아다니던 마브란도니 영감의 아들 파블 리가 자결하자, 부활절 그리스도에게 오렌지 꽃을 바치려고 교회를 찾은 과부를 마브란도니가 칼로 목을 그어버린다. 이때 과부를 위해 싸운 사람은 조르바가 유일하다.

주인공과 조르바는 갈탄광의 수입이 그다지 좋지 않자 케이블을 산 정상과 평지를 연결해서 목재를 손쉽게 운반하여 파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 그러나 개통식 날 목재의 낙하 속도가 조절되지 않아 결국 설치한 케이블과 철탑이 무너지고 만다. 이 사업의 실패로 빈털터리가 되자 주인공은 해방감을 느낀다. 이후 주인공은 크레타섬을 떠나며 조르바와 헤어진다.

 

 

내 생각

난 자유롭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모든 것에서 숨이 막혔다. 권위적인 엄마도, 여자이니 어떠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도, 하루 세끼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자유란 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내가 살아있는 이상 생물학적 조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상 사회적인 도덕, 규범, 규칙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즉 고등학교 시절 내가 원했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이의 시선을 전혀 인식하지 않는 자유로움과-예를 들면, 불결한 외모라든지, 비상식적인 돌출행동이라든지-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아랑곳하지 않는 자유는 내가 원하는 자유가 아니었다.

결국 내가 원했던 것은 말은 거창하게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고 이야기했지만, 엄마에게서 자유롭고 싶었고,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고 싶었고, 여자라는 사회적 제약에서 자유롭고 싶었고, 사교적, 개방적, 인간적, 유능한 등등의 강압에서 자유롭고 싶었다. 무엇에 대한 자유라고 구체적으로 정하니 어떻게 살고 싶다는 것도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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