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자기 마음의 불행을 극복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는 것이다. 이 아이들을 보고 "오오라, 그 애가 부모 사랑과 귀여움을 못 받았기 때문이구나." 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그 아이의 내적 세계를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러한 말들은 어른들의 무관심을 표명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그 낡아빠지고 생각없이 내뱉는 식의 해설과 설명을 피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진실을 파헤치려면 깊이 숨겨져 있는 이유를 찾아보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쪽
만일 딥스의 모든 것을 일일이 돌보아주면 딥스는 너무 나에게 의존해서 자기 자신을 찾아내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늦어질 가능성이 많게 될 것이다. 또한 딥스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라면(관찰을 해 본 여러 가지 예들이 벌써 증명하고 있듯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가깝게 되는 것이 그 아이의 가슴 속 깊이 묻혀 있는 욕구를 만족시켜 줄는지는 모르지만,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딥스 자신에게 열쇠가 주어져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문제 해결을 복잡하게만 할 것이다. -.쪽
만일 내가 딥스의 글 읽기라든지 색깔을 배열하는 일들을 보고 칭찬을 하거나 놀라서 감탄을 하게 되면, 그 아이는 내가 무엇을 하라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할는지도 모르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딥스에게는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부분을 탐색해 보는 것을 그만두게 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쪽
다만 확실한 것은 딥스 혼자만의 세계를 휘저어 버리거나, 대답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나는 딥스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것이라는 데 깊은 신뢰를 갖고 있지만, 만일 이런 생각이 딥스에게 전달되어서 그 아이가 한 모든 일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그 아이가 안다면, 그리고 딥스가 나에게서 캐내어야 할 아무런 꼬투리도 없으며, 내 마음에 품고 있는 행동이나 표현의 기준, 즉 딥스가 이러이러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숨겨져 있지 않으며, 내 생각이 어떤지를 딥스가 애써서 알아내려 하지 않아도 되고, 내 마음은 이미 딥스를 절대로 서두르게 하지 안하겠다고 결정했음을 알릴 수만 있다면, 딥스는 아마 점점 더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기의 행동이 옳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 이러한 내마음을 이해하게 되려면 시간이 퍽 걸릴 것이며, 우리 둘 다 많은 노력과 인내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항상 무엇보다도 정직하여야 하는 것이 근본 원리일 것이다. -.쪽
나는 그때 그 아이를 두 팔로 꼭 껴안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또한 시간을 연장해서 딥스에게 애정과 동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이 어린 아이의 생에 이 이상 정서적인 문제를 곁들여 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딥스는 나의 사랑과 동정이 아무리 좋게 느껴지더라도 결국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 아닌가. 비록 부모가 딥스를 따뜻이 대해주지 못한다 해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차가운 현실을 피하게 하는 것은 딥스를 돕는 길이 아니었다. 딥스는 자기를 둘러싼 세계를 헤쳐 나갈만한 마음의 힘을 기를 필요가 있으며, 이 내적인 힘은 자기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야 할 것이며, 자기의 주위 환경이 어떻든지간에 헤쳐 나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자기 스스로 경험해야만 할것이다. 딥스의 생을 바꿀 수 있는 의미있는 변화는 어떤 형태이든지 딥스의 내부로부터 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딥스를 둘러싼 외부 세계 전체를 변화시켜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쪽
내 생각으로는 치료적인 경험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척도는 한 개인이 그 놀이치료 시간에 내놓은 것과 정신치료 시간으로부터 얻는 것 사이에 균형이 유지되어졌는지 아닌지에 딸려 있다고 본다. 만일에 정신치료가 한 개인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통제하게 된다면, 나는 그 치료가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쪽
무엇보다도 흥미있는 일은 그녀가 딥스에 대해, 또 그녀 자신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할는지 그것을 듣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녀가 존엄성 있는 한 인간으로서 존중되어지는 경험을 갖는 것이고, 그녀 자신의 심오한 개인 생활은 절대적으로 그녀 개인의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다. -.쪽
할머니 앞에서는 딥스는 긴장을 풀었어요. 딥스는 할머니에게도 별로 말은 안 했지만, 하여간 할머니는 그 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를 믿었으니까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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