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삶
국어교육위원회 / 연세대학교출판부 / 1992년 12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무척 책을 많이 읽은 어떤 사람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책을 읽었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 사람은 무식하게 다 읽으려 하지 말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으라고 하면서, 그것은 비판적 선별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정보 홍수의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하였다. 그때까지 책이라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도 안 빼놓고 읽어야 하는 것으로 알았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음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말이 쉽지 선택하는 능력을 갖추기가 그리 쉬운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과감하게 그렇게 해보기로 하였다. 책의 특성상 글쓰기에 대한 지식 전달이 주목적인 이 책은 그런 도전을 하기에 무척 좋은 대상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욕심도 그런 도전을 부추겼다.

 그래서 대략 반 정도만 읽어보고 서평을 쓴다. 이 서평을 누군가가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 양심 심판관이 보기에 이 책을 읽었다고 인정하나 보다. 내용은 간단하다. 글쓰기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연세대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국어작문 시간에 쓰는 교재인 것 같은데 서울대학교 교재처럼 무식하게 두껍지도 않고 글쓰는 방법에 대한 예문도 많은 것이 도움이 되었다. 일반적이고 기초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 있었고,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다만 360쪽에 이런 모든 내용을 다루려다 보니 내용의 깊이는 그렇게 깊지 못하다.  

 말과 삶[입말(spoken language)과 글말(written language)의 구분], 글쓰기(소재 찾기), 삶의 문제와 글쓰기(글의 사회적 기능), 글을 펼쳐 가는 과정, 글의 흐름과 짜임새, 글쓰기의 형태와 방법, 표현하기(문체, 수사법), 언어형식과 규범(국문법), 고쳐 쓰기가 본문 내용이다. 맞춤법, 문장부호, 띄어쓰기 등과 같이 요긴한 것을 부록에 담았다.

하지만 오래된 대학 교재(10년도 넘었다)라서 그런지, 그닥 읽기에 편한 편집은 아니다. 또 유사한 다른 책과 비교하였을 때, 특별한 내용은 별로 없다. 어쩌면 이제 이런 책을 내가 여러권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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