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시를 쓰라고 하면 나는 대체로 반공적인 내용의 소재로 글을 쓰거나 흔히 말하는 '바른 소리'나 '착한 척'하는 시를 쓰거나 그것도 아니면 의성어, 의태어로 뒤범벅이 된 시를 쓰곤 했다. 사실 선생님들도 그런 시들을 좋아해서 주로 모범생 스타일의 동시들에 상을 주곤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시들은 대부분 아이들이 어른스럽게 흉내를 낸 모조적 시일 뿐,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정서를 전혀 대변하고 있지 못했다. 어린시절 일기장이나 시집들을 펼쳐보면 동심으로 대변되는 그 시절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지 못한 글들이 많아 못내 아쉽다. 서론이 길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쓴 동시들을, 마주이야기 교육연구소의 소장인 박문희 선생이 엮었고 어린이 문학, 글쓰기로 평생을 헌신한 이오덕 선생이 정리를 한 책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지은 시들에 그림도 더했다. 단적으로 말해 이 책은 훌륭하다. 내 어린 시절에 펼쳐보이지 못한 동심의 세계가 어른들의 잣대나 필터같은 것들에 걸러지지 않은 채로 잘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마음 속에 정리가 된다. 그렇지, 아이들은 아이들 답게 생각하고 표현하고 글쓰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동심을 회상하고 웃으며 자유롭게 과거를 돌아볼 수 있다. 아이들의 성글은 생각과 그림들을 어른의 잣대로 '순화'시키고 틀에 규정짓는 것은 동심에 대한 폭력이고 상상력에 대한 거세일 수 있다. 자신의 눈으로 아이들을 규정하고 과도하게 공부를 시키고 논술을 가르쳐서 훌륭한 어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오히려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집이라고는 감수성이 예민하던 스무살 시절에 읽은 용혜원 시인과 이정하의 시집 몇 권과 노동 운동에 관심을 가질 때 즈음에 읽은 박노해 시인의 시 몇 편밖에 읽은 적이 없는 나로서는 섬진강 시인의 시집은 읽을 기회가 없었다. 그의 글을 처음 접한 건 <사람>이라는 에세이집이니, 명성에 비해 늦게 그 분을 만난 셈이지만 김용택 시인의 글에 완전히 반해 버렸다. 아니 그의 글은 그의 삶 그 자체이니 그의 생각, 삶, 글 모두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해서 이번 동시집은 내용도 보지 않고 샀다. 이 동시집은 김용택 시인의 40년 교단 생활을 마치면서 내 놓은 것으로 아이들의 일상과 생각, 그리고 시골 학교의 정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사물을 바라보는 그의 맑은 감수성이 담긴 글들은 시를 한 줄 한 줄 읽어 나가는 동안에 내면을 깨끗하게 씻겨주는 듯 하다. 이혜란 선생의 그림은 시인의 글에 은은한 웃음을 선사하며 적절한 대목에서 시집을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 일에, 도시에, 정치에, 그리고 마음의 벽을 쌓는 데에 찌들은 이들에게 정말 귀중한 책이 될 것이다.
나도 모르는 알라딘 이벤트에 당첨됐다. 예전에 홍성욱 교수의 <홍성욱의 과학 에세이> 책의 리뷰를 쓴 적이 있었는데 추첨 발표가 난 모양이었다. 친절하게도 당첨 내용이 메일로 날라왔다. 당첨 내역은 적립금 30,000원이다. 호호호.. 우울하게 출근했는데 기분 좋고나.
모처럼 다시 서재를 단장해본다. 글도 안쓰면서... 이곳이 익숙해서인지, 자꾸 손이 간다.
40년간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영어책이라는 본서는 말 그대로 단순함이 더 효과적이라는 법칙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내용이 단순하다. 번역본의 출판 컨셉트도 맘에 드는데 정말 군더더기 없이 편집이 되었다. 기본적인 주제를 가지고 상황을 이어가는 식으로 구성된 본서는 평이한 단어들로 영어를 쉽게 구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말그대로 영어를 다시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훈련 도구가 될 듯 하다. 회화를 하다보면 일상적인 대화는 비교적 쉬운 단어들로도 얼마든지 의미전달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본서를 보면서는 아직 우리는 시험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고 있어 영어 회화보다는 토플, 토익 대응에 적합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본서는 그런 교재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의 공부 방향에 따라 잘 선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바꾸어 말해 본서는 어학 시험용 교재로는 적당하지 않다. 본서가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우나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MP3 파일을 다운 받으려면 인터넷 카페의 가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굳이 온라인으로 제공하고자 했다면 출판사 사이트에서 파일을 제공하거나 임의로 다운받는 것을 제재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시리얼 넘버를 제공하는 게 어땠을까 싶다. 책의 자료를 다운 받기 위해 포탈 사이트의 카페에 가입을 해야 하는 점이 이 책의 옥의티가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