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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 몬스터 섬의 비밀 3D - Friends : Naki on the Monster islan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36개월, 어느 새 지호가 많이 자랐다.
오늘 극장을 다녀온 뒤에 더욱 그런 맘이 들었다.
지호와 함께하는 첫 극장 나들이. 선택한 영화는 프렌즈-몬스터 섬의 비밀!
집 가까이에 있는 상봉 메가박스로 전날 인터넷 예매한 조조영화였다.
어둠에 무서워하면 어쩌나, 지루해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만 지호는 아주 의젓하게 첫 관람을 마쳤다.
좌석에 앉았을 때 나오는 광고를 보면서는 왜 영화가 시작하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고,
간간히 가져간 음료를 마시며 좌석 옆에(여러 번 왔다간 아이처럼) 잘 꽂아두기도 했다.
에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진지했고 옆자리에 실례가 될만한 행동도 전혀 하지 않았다.
에니메이션 '프렌즈 -몬스터 섬의 비밀' 은
인간 섬의 두살아이 코타케가 사고로 몬스터 섬에 남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 섬에서는 몬스터들을 자신들을 위협하는 영물로
물리쳐야 할 괴물로 본다. 그러나 두살아이 코타케의 눈엔 재미있고 자신을 예뻐해주는 존재일 뿐이다.
몬스터 섬의 버섯 점유권을 넘겨받는 대가로 코타케를 맞게 된 몬스터 나키와 군조.
그들은 코타케와의 생활을 통해 곁에 없는 엄마에 대한 애정과 가족의 사랑을 채워나간다.
헤어짐과 시기 질투가 반복되는 사이로 서로를 생각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차오르면서 감동어린 이야기를 완성한다.
#. 몬스터 섬의 친구들. 알록달록 저마다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웃음을 자아낸다.
#. 주인공. 귀염둥이 두살배기 코타케. 옹알옹알대면서도 할 말 다하던,
요 작은 아이가 몬스터 나키와 군조를 들었다놓았다 한다.
#.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끔찍하게 아끼고 생각하는 나키와 군조.
이들의 우정이 아름답게 담겨 있다.
천진난만한 몬스터들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서
겉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고 악한 쪽으로 폄하하는 어른들의 행동이
아이들이 누려야 할 풍요로운 삶을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편견없이 조건없이 자신의 것을 양보하고 사랑하는 코타케와
코타케를 그리워하는 몬스터 나키의 모습이 애틋하게 다가 온 애니메이션이었다.
뱃속에 있는, 8개월 된 축복이도 멈추지 않는 태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녀석도 이 애니메이션을 즐겼을 것 같은 느낌!^^
전체관람가의 영화였던 만큼 부모를 동반한 아이들 관객이 주를 이뤄 사뭇 소란스럽고 지속적인 웅성거림과 아이 울음소리가 계속 되었지만 어쩐지 오늘 만은 마음이 너그러웠다. 내 생애 가장 소란스러웠던 극장 관람이었지만, 그만큼 애틋했고 유쾌했던 시간이었다. 더빙도 리얼하게 잘 되어 있어서 거부감없이 어린 지호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지호는 잠들기 전, 오늘 가장 즐거웠던 일로 극장 관람을 꼽아주었다. 다음에 또 가야지, 하면서.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아이의 마음에 이토록 기분 좋은 일로 남았다니, 무척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젠 자주 영화관을 찾게 될 것 같은 예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둘 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