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품절


행복에 이르는 방도의 가짓수가 적을수록 후진국이다. '747' 과업을 못 이룬 나라가 아니라.-15쪽

우리나라엔 남의 욕망에 복무하는 데 삶 전체를 다 쓰고 마는 사람들, 자기 공간은 텅텅 빈 사람들, 너무나 많다. 당신만의 노선을 찾고 그리고 거기서 자존감, 되찾으시라. (중략) 오히려 이제부턴 차근차근, 남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하라는 거. 남의 기대를 저버린다고 당신, 하찮은 사람 되는 거 아니다. 반대다. 그렇게 제 욕망의 주인이 되시라. 자기 전투를 하시라. 어느 날, 삶의 자유가, 당신 것이 될지니.

P.S.
사람이 나이 들어 가장 허망해질 땐, 하나도 이룬 게 없을 때가 아니라 이룬다고 이룬 것들이 자신이 원했던 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다.-25쪽

가족이 자신을 위한 사설 자선단체인 줄 착각하는 넘들이 있다. 자신의 몰염치와 이기심을 오히려 가족의 권리인 줄 안다. 인간관계에 이만한 착각도 없다. 이 도착적 가족 윤리, 자본주의의 출현, 사생활의 탄생과 더불어 발명된 '신성한 가족'이란, 근대의 가족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가족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와 대면할 때,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시라.
존재를 질식케 하는 그 어떤 윤리도, 비윤리적이다. 관계에서 윤리는 잊어라. 지킬 건 인간에 대한 예의다.
-100쪽

가족 간 문제의 대부분은 그렇게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존재에 대한 예의란 게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다. 아무리 무뚝뚝하고 불친절해도 각자에겐 고유한 삶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있으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그 경로를 최종 선택하는 것이란 걸 온전히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다. 그 어떤 자격도 그 선을 넘을 권리는 없다. 가족 사이엔 아예 그런 선이 없다는 착각은 그래서 그 자체로, 폭력이다.-120쪽

[외동딸의 데이트 코스까지 짜 주고 남자친구한테 확인전화 하는 부모에 대해]
그런 부모들은 자식을 너무 사랑해 그런다고 표현해선 안 돼요. 단순히 과보호라고 표현되어서도 안 되고. 그들은 자식이 한 사람의 독립되고 온전한 개인이 되는 걸 방해하는 훼방꾼이자, 자식의 인생 전체를 의존적이고 유아적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책임한 자들이며, 자식을 보호한다며 자식의 자기결정권을 믿지도 존중하지도 않고 항상 자신들이 대신 선택하는 걸 부모의 의무라 마음대로 생각해 결국 자식을 스스로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천하의 바보로 만들어버리는데도 그걸 사랑이라 믿는,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부류의 부모들이야. 아, 씨바, 좀더 나쁜 말 없나.-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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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김어준 총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사실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산적 같이 생긴 외모도 그렇고(총수님, 죄송...;) 날것 같은 딴지일보의 말투도 부담스럽고... 아무튼 그랬다.

그런 생각을 한 방에 바꿔준 것이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상담 코너 '그까이꺼 아나토미'.
이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어? (넙죽)

요즘 다른 게시판을 보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자기가 결정할 문제를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남한테 확인을 받고 빗나가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려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 것이며(사실 남 얘기만은 아니다), 반대로 남의 삶을 휘젓는 오지라퍼들은 왜 그리 많은 건지.

거기에 일침을 놓는 총수의 '인생은 이런 거'.
마음에 든다.

2011/05/05
 

한때 "뒷방에 숨어들어 책이나 읽으며 살아버릴 테다"라는 
치유 불능의 책중독자적인 생각을 품었으나 
다행히 재활의 길을 걸어 지금은 출판 기획 및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어느 책의 역자 소개 중 첫 부분이다.
읽는 순간 "풉~." 하고 웃음이 나왔으나 사실 웃기지만은 않은 이야기.

치유 불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로또에라도 당첨되면 근사한 서재를 꾸미고 거기 틀어박혀 살고 싶다는 꿈은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으니까.

저 소개가 실린 책은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덧붙이자면 읽으며 너무 찔릴까봐 아직 못 읽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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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북극성을 따라라 - 오한숙희의 인생 독립 매뉴얼 33
오한숙희 지음 / 가야미디어 / 2010년 1월
품절


20대들, 그들은 발랄하고 자유로워 보였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세상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기 안의 외로움과 싸우고 있었다. 돈을 벌지 못하면 어쩌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어쩌나. 돈에 대한 집착은 젊음을 도전과 꿈으로 아름답게 물들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경쟁에 치인 삶은 친구와 동지를 만드는 법을 잊게 만들었다. 친구를 원하면서도 세상 사람이 온통 경쟁자로 보이니 외로워도 손잡을 줄을 모른다.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려하기 보다 인정받지 못할까봐 불안하다. 남들이 사는 대로, 세상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려 애쓰면서도 문득 내면의 공복감에 스스로 당황한다.-5쪽

스펙을 쌓기 전에 '나에게 맞는 일인가'를 점검해야 하고 대인관계의 요령을 터득하기 전에 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먼저 깨달아야 한다. 자기계발과 자기관리 또한 '내가 무엇을 할 때 즐겁고 신 나는가'를 모르면 남의 옷을 입는 격이 될 뿐이다.-7쪽

공부의 가치는 학점에만 있는 게 아니다. 물론 학점을 잘 받는 것은 학생으로서 중요하지만 좋은 학점이 기대되는 과목을 편식하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학점의 가치가 공부의 가치를 삼켜버린다면 주객전도이다. (중략) 성공이 보장되는 도전만 한다는 것은 이미 도전이 아니다. 성공이 불분명할 때 하는 것이라야 도전이며 그 때라야 잠재능력이 나오고 그 잠재능력을 끌어낼 때 이른바 '성공'하는 것이다.-34쪽

이건 아닌데 싶은 것을 인생의 답안지에 쓰면 반드시 후회한다. 내 맘에 '아니다' 싶은 것은 세상이 부추겨도 과감하게 사양해야 인생이 자유롭고 당당하다. 자신에게 정직한 답이 언제나 정답이다.-45쪽

그 사람이 무안할까봐, 또는 분위기에 압도당해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 해도 결국 책임은 나에게 돌아온다. 사실대로 말하는 것은 결벽증이 아니라 책임감이라고 해야 옳다. '있는 그대로'는 책임지는 자세이다.-50쪽

잘 나가는 인생을 만들고 싶다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잘 안되면 어쩌나 부정적인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65쪽

20대에는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 사회생활의 매너, 연애의 기술 등을 배우기에 앞서 자신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인생관과 가치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20대에 이 문제를 해결 못하면 30대를 넘어 40대 50대까지 불안과 허무에 시달리게 된다.-90쪽

독립이란 평생에 걸쳐 자기 인생을 운영하는 것이다. 지고 이기는 경주가 아니라 완주가 목표이다. 그래서 '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극기(克己), 자기를 이기라는 말은 잘못이다. 자기와 싸우기보다 잘 달래고 보듬고 다독거려줘야 완주할 수 있다.-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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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읽어도 좋은 책이지만 특히 이제 성인이 되고 사회로 막 나가려는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2011/03/15
 
리얼 Real 3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1월
구판절판


키요하루, 롤러코스터를 타 본 적 있어?
그거 실제로 타고 있는 시간은 몇 분 밖에 안 되잖아?
그렇다고 그걸 타고 있는 동안 앞으로 몇 분 안 남았다, 이제 몇 초 후면 끝난다,
이런 생각만 하면 뭐 하러 그걸 탔는지 알 수 없잖아.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리잖아.
그럴 여유 없어.
주어진 삶이 짧다면 멋지게 사는 걸로 승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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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4-22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0/08/27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6 - 조금씩 세상에 다가가고 있어요
토베 케이코 지음, 주정은 옮김 / 자음과모음 / 2004년 11월
품절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 부모 품에서 멀어져 간다.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간다.
아이를 잡은 손을 조금씩 놔 주어야 아이도 날아갈 수 있는 것을 선뜻 그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이 부모 마음인지도…….
아이 손을 놓는 순간 부모 마음은 걱정으로 미어져 내리니까…….
그 손을 놓는 순간 아이들은 또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을…….-?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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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 동안 월요일 저녁마다 사진 강좌를 듣는 딸내미를 커피숍에서 기다리다가 우연히 읽게 된 책.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장면이 한둘이 아닌데
처음으로 아이들을 캠프에 보내는 이 장면 또한 어쩌면 그렇게 마음을 치는지.

2010/08/09

diletant 2011-09-29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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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토베 케이코 님이 투병 생활 끝에 올해 초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았다.
1957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쉰셋. 아직 이른 나인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0/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