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품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엄마는 그걸 운명이라고 불러……. 위녕, 그걸 극복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걸 받아들이는 거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거야. 큰 파도가 일 때 배가 그 파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듯이, 마주 서서 가는 거야.-178쪽

너를 보내고 싶지 않단다. 너에게 못 해준 많은 것들을, 이제 어여쁜 여자로 서 있는 너와 하고 싶었어. 여행도 가고, 백화점도 가고, 함께 책도 읽고, 맛있는 것을 먹고, 널 내 곁에 꼭 붙여두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거야. (중략)
성모마리아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구세주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란 걸 엄마는 그제야 깨달아버렸다. 달빛 아래서 엄마는 거실에 엎디었지. 그녀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그 아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그냥, 놔두었다는 거라는 걸, 알게 된 거야. 모성의 완성은 품었던 자식을 보내주는 데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거실에 엎디어서 엄마는 깨달았다. 이 고통스러운 순간이 은총이라는 것을 말이야.
사랑하는 딸, 너의 길을 가거라. 엄마는 여기 남아 있을게. 너의 스물은 엄마의 스물과 다르고 달라야 하겠지. 엄마의 기도를 믿고 앞으로 가거라.-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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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모르게 울었다...

201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