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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아시아
아시아네트워크 엮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점이 있다면 참 내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다. 내 평생 한 번도 가보지 못할 서구의 여러 나라들은 세계 지도 위에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수도가 어디인지,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지 유명한 유적이 어디인지, 인종은 어떠한지, 시시 콜콜 주워 들은 것도 많은데 비해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 대해서는 왜 이리 아는 게 없을까?
기껏해야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태국의 푸켓, 지난 겨울 여행했던 캄보디아의 앙코르, 그리고 또 여행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필리핀이 내가 알고 있는 아시아였다. 이런 나라들을 선택하는 이유는 물론 다른 곳보다 저렴하기 때문이었고.....
우선은 내가 무식하기 때문일텐데, 그 무식을 좀 변명해보자면 중고등학교의 사회시간, 지리시간, 세계사 시간에 도대체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 아닌가? 배우긴 했는데 시험에 안 나와서 내가 공부를 안 했던가? 신문이나 tv뉴스에서도 아시아의 여러가지 일에 대해 그다지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것 같다. 그 어떤 지역보다도 뉴스거리가 넘쳐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단편적인 사실들만이 보도되고 나는 제목만 읽고서는 '또 어느 후진 아시아의 어느 곳에서 이런 전근대적인 일들이 일어나나보다.' 하면서 편견만을 쌓아왔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유와 인권 그리고 아직도 독립을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의 역사에서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강한 연대감을 느꼈다. 마지막에 실린 야신의 '테러리스트는 말한다.'를 읽으면서는 일제 시대 우리의 어느 독립운동가의 글이라고 바꾸어 읽어도 너무나 자연스러움에 놀랍기도 했다.
음, 지도를 하나 마련해야 겠다. 아시아 부분이 크게 잘 나와 있는 놈으로.. 물론 그럼 놈을 구하기 쉽지 않겠지. 그럼 아시아 부분을 크게 확대해서 내 책상 밑에 하나 끼워 놔야 겠다. 이 글을 읽으면서 동티모르가 어디에 있는지 말레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정확하게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내 자신의 무식함을 반성하면서 다음에 필리핀에 여행을 가게 되면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도 좀더 관심을 갖고 둘러보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