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수 없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윤진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종이책으로 읽지 못했던 책, 전자책으로 읽고나서 '이런 책은 종이책으로 소장해야 해!' 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던 책이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어젯밤 이 책을 완독하느라 날을 지새웠다.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몰입이 좋았던 책. 이름하여 '사랑할 수 없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작가님을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이융진 (27) - 제니스 실장 -> 후지타 총괄 실장

마태오 (36) - 칠성 건설 사장, a.k.a.혈호

여주인공 이융진이라는 참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보육원 출신, 꽤 이름 있는 대학의 경호학과를 장학금 받으며 졸업. 그 스펙이면 얼마든지 떳떳하 직업을 구할 수 있을 텐데도 그녀가 일하는 곳은 술집. 3년 전, 엄마처럼 여기던 보육원 원장 수녀님이 사고로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 보육원 경제의 일부분을 감당하며, 원장수녀님의 병원비를 케어하느라 자신의 월급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다고 내색 한번 하지 않는 여자다. 말 수도 별로 없고, 바르고, 소신있다.

선택으로 쉬운 길을 가는 게 제겐 더 어렵다고 말하는 여자.

​작은 뿌리로 시작해 건축업계를 좌지우지하는 칠성건설의 젊은 주인, 마태오. 이름에서 풍기는 무서움. 왜, 로맨스에서 마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악마같은 성격으로 표현되는 걸까? 그런 부분이 아쉽다. 내가 마 씨 성이기 때문이다. '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마태오라는 남자. 이름에서 풍기는 무시무시한 분위기처럼 무서운 남자다.

칠성그룹 계열사 중 칠성 건설, 그룹 칠성의 떠오르는 실권자, 그의 또 다른 이름 '혈호', 피 범벅이 되어도 절대 주눅 들지 않는 맹렬한 호랑이. 칠성 그룹 회장, 안두식이 믿는 유일한 후계자. 믿는 도끼에 말등 찍힌다는 말이 있죠. 태오가 칠성에 들어간 이유, 부모님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함.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그룹의 수뇌부까지 도달한 그. 복수의 그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계획에 느닷없이 갑자기 등장하는 이융진이라는 여자. 융진의 앞에서는 그의 다른 모습이 자꾸 튀어나오는데..

약간의 느와르물? 깡패에서 시작해 칠성 그룹을 만든 안두식 회장, 그가 믿는 유일한 사람 마태오. 두식을 향한 태오의 복수. 그 사이에 나오는 이융진.

이 책을 읽으며 뜨거운 안녕이 떠올랐다. 조폭이나 다름없는 태오와 조폭이었던 뜨거운 안녕의 ​범영. 소재가 소재인만큼 비슷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뻔할 것 같은 이야기. 하지만 뻔함 속에서 진행되는 뻔하지 않은 이야기.

​태어나 버림받아 보육원에서 지낸 융진. 그러나 그녀에게선 삐딱함은 찾아볼 수 없다. 한번쯤 자신을 버렸던 부모님을 원망하고 삐뚤어질 법도 했을텐데, 그녀는 담담하다. 자신을 보살펴준 보육원에 애착과 책임감을 느낀다. 엄마처럼 여기던 수녀님의 안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여자. 그녀는 바탕은 선하지만 그녀가 일하는 곳은 선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그녀가 그곳에서 일하는 이유는 원장 수녀님과 보육원을 위한 것이다.

융진이 일하던 클럽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융진이 그 일을 처리하면서 태오와 마주하게 된다.

혈호, 마태오라고 하면 다들 눈부터 내리고 본다. 수하의 일로 융진을 만났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보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제 앞에서 비굴하지도 않고, 흥분하지도 안는, 무척이나 담담한 여자. 오히려 자신을 더 당황하게 하는 여자. ​융진을 마주하면 할수록, 그의 안에서 소용돌이가 일었다.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인정했고, 거침없이 융진에게 향하지만, 태오를 밀어내는 융진. 아우~ 흥미진진해요!

두 사람의 로맨스와 융진의 비밀, 태오의 비밀. 스토리가 아주 탄탄하네요.

태오의 복수가 두 사람의 사이에 어떤 변화를 줄 지가 기대됐는데요. 융진이때문에 복수의 제동이 걸릴까했는데, 태오는 그러지 않았어요.

융진을 자신의 울타리 안에 가두고 거침없이 복수를 진행하죠. 이기심.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태오의 이기심. 그를 미워할 수도 없게 만드는 이야기.

복수는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의 아픔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던 태오. ​복수를 했지만 결국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두식을 포용하는 태오.

​마성의 매력을 내뿜는 태오와 태오의 복수를 말리지도, 응원할 수도 없었던 융진. 매력적인 그들의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네요.

책의 각 장이 시작할 때, 그 장의 핵심 키워드 같이 문장이 등장하는데, 마음에 확확 와닿았어요.

가장 두근두근했던 문장은 4장에 등장하는 태오의 말이에요.

만나러 가는 길에 가슴이 뛰었다. 만나니 가슴이 뛰었다. 기다리는 내내 가슴이 뛰었다. 뛰는 가슴에 던져진 건, 만 원짜리 두 장이었다. 나쁜 년 같으니.

융진을 향한 태오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죠? 태오의 가슴 뜀에 저도 가슴이 뛰더라고요.

기대없이 읽었던 '사랑할 수 없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책을 계기로 이윤진님의 전작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읽는내내 두 사람 사이에 알콩달콩은 없었는데, 에필로그에 그나마 알콩달콩이 들어있어 좋았어요. 한번 읽어보세요!

작가님이 후기에 여주인공 이름과 저자의 이름을 혼동하시지 말라고 했는데, 저는 융진의 이름을 처음 읽었을 때 웃음이 나왔어요. 그래서 조금 몰입하기 힘들었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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