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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7도, 미열
서혜은 / 로맨스토리 / 2014년 4월
평점 :
전자책으로 만난 서혜은 작가님의 37도, 미열.
일단 짧은데 좋았다는 것.
여주인공 다희는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골목에 위치하여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지는 않지만 다희는 만족하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죠. 요즘 그녀의 고민 아닌 고민은 남자를 찾고 있다는 거에요.
다희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더욱이 감정 소모를 필요로 하는 사랑같은 일은 이제는 질색이에요.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에요. 나름 사랑하는 남자들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다희에게 상처를 주며 떠나갔던 거죠.
다희는 그저 남들보다 사랑의 온도가 좀 낮을 뿐, 사랑을 안한건 아니었는데, 그래서 다희는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어요.
그런 다희가 요즘 잠시 잠깐 남자가 필요한 일이 생겼고 남자를 찾고 있어요.
그녀가 원하는 조건은, 근사하지만, 자신에게 집착하지 않을 남자, 심신 결격 사유가 없으면서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그런 그녀 앞에 자신이 그 조건에 부합한 남자라며 나타난 남자, 마우현.
우현은 32살의 재무설계사인데요. 주택가에 위치한 회색 박스 형태의 현대적 건물이 그가 일하고, 휴식을 취하는 직장이자 집이 있어요. 직장과 집이 같은 곳에 있기에 휴식을 취해도 취한 것 같지 않는 기분이랄까,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그 날, 집을 나와 거리를 거닐다 발견한 카페, 조용한 카페 안과 카페 밖으로 보이는 정원이 우현은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은 이 카페 주인에게 카페를 팔라고 말하려 했던 우현, 그러나 다희를 보니 절대 이 카페를 팔 것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저 잠시 잠깐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으로 결정하고 매일같이 들르게 됐죠. 그러다가 이제 카페가 아닌 카페 주인인 다희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죠.
깔끔하고 도회적인 외모의 다희가 남자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우현은 자신있게 그런 남자가 여기있다며 자신을 소개하죠.
사랑없이 적당히 사랑하는 척 할 수 있는 남자라고.
사실 우현은 다희에게 말했던 바대로 오랜 시간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도, 결국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못했던 남자에요.
서로 한 눈에 같은 부류임을 깨닫게 된 다희와 우현. 최선을 다해 사랑하려고 노력하지만 절대로 마음의 온도가 높아지지 않는 부류. 언제나 감정보다 이성이 앞서고, 그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만드는 부류.
이로써 데이트 메이트가 된 두 사람.
그들의 데이트는 담백했어요. 다희가 남자가 필요로 했던 일을 대신 해주는 우현, 우현이 말한 기 싸움을 해주는 다희.
함께 바닷가를 가서 회도 먹고, 술도 마시고, 바다를 구경하는 두 사람.
담백할 것 같았던 두 사람 사이에, 술의 힘일까? 밤의 신비일까? 키스를 나누게 되는 두 사람.
그러나 이 키스는 그들 사이에 어떤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진 못해요. 그저 그 동안 지내왔던 대로 카페 주인과 단골 손님, 때로는 데이트 메이트로 일상을 지내던 중, 섹스를 하게 된 두 사람.
다희는 이 관계를 끝내려 했지만, 우현이 사랑없이 계속 이 상태를 유지하자고 말하게 되고 두 사람은 연인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것도 함께 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요.
그렇게 함께한지 몇 달, 마침내 우현의 마음의 온도에 변화가 생겼죠. 만나는 시간과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우현이 다희를 보는 눈빛과 손짓이 조금씩 달라지고 조금씩 뜨거워졌어요. 이를 조금씩 깨닫게 된 다희.
뜨거워진 두 사람 사이에 온도를 낮추자고 말해요. 나는 변함없으니 너만 온도를 낮추면 돼.
그러나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요? 온 힘을 다해도 사랑하기 힘들었던 우현이 이제서야 다희를 보며 뜨거워졌는데, 사실 다희는 좀 두려웠던 건지도 몰라요. 그동안 자신에게 너는 사랑을 몰라 라며 상처를 주고 떠나간 남자들로 인해서, 혹시나 우현도 그럴까봐요.
다희의 냉정함에 잠시 잠깐 주춤했던 우현, 그러나 생애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여자이기에, 다희가 하자는 대로, 따르겠다는 우현. 현재 다희보다 높은 온도의 그의 마음, 지금 이대로 멈춰 이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우현.
그런 사이에 시간이 흘러 2년 후, 다희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우현.
시간이 지나도 다희의 온도보다 살짝 높은 우현의 마음의 온도, 그러나 다희가 우현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조금 느리게 사랑을 키워가고 있음을 알게 된 우현, 그리고 우현의 마음을 받아들인 다희.
<37도, 미열> 짧지만 좋았어요. 담담한 문체로 진행되는 이야기.
무심한듯한 두 주인공들의 대화도 좋았고, 짧은 이야기 속에 잘 어울어진 19금 씬도 좋았어요.
짧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여기서 더 길었다면 또 별로였을 것 같은 이야기.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고 주인공 두 사람같의 감정 교류가 돋보인 이야기에요.
서혜은 작가님의 책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이야기네요.
"그의 마음이 40도에 유박해 사랑에 미쳐 있어도,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온도는 38도를 겨우 웃돌거다. 그리고 그는 2도 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36.5도의 체온으로 돌아갈 거다.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라는 말을 할 테다. 그럼 자신은 또 혼자서 37도의 미열 현상을 오래도록 겪을 것이다. 이제 더는 그 미열을 겪을 자신이 없다. 더욱이 우현으로 인해 오른 미열이라면, 더더욱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