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은 최은경 작가님의 목란이 있는 집, 생각보다 좋았어요.
리뷰들을 읽지 못해서 재미있을까? 실망할까? 반반인 마음을 가지고 읽었는데 몰입도 좋았네요.
저라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라는 소개글 문구에 끌렸고, 이 책의 주인공인 목란씨는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무척이나 궁금했지요.
책은 경주에서 게스트하우스 '락휴당'을 운영하고 있는 여주인공 목란 씨와 건축가인 남주인공 한준이 경주에 한옥을 짓는 일로 내려와 우연히 재회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요.
소개글에서 봤듯이 재회물임을 알았는데 어떤 사연으로 헤어지게됐는지 궁금했어요.
3년 전, 목란과 한준은 부부였어요.
부부였지만 정상적인 부부가 아니었고, 오누이같은 관계였죠.
여주인공 목란 씨는 새터민이에요. 일명 탈북자라고 하죠.
스무살에 동생 혁봉 씨와 함께 남한으로 오게 되었어요. 탈북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이 곳에 정착하기 위해서 고된 일을 하기도 했죠. 그 때 만난 그녀에게 도움을 준 이가 바로 한준의 할머니인 왕 사장님이에요. 왕 사장님 또한 어릴 적 홀로 남한에 남겨져 힘든 생활을 보냈기에, 목란이 남같지 않았던 거에요.
험한 일을 당할 뻔한 목란을 구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왕 사장님.
한결 편해지겠구나 했던 목란 씨에게 사고뭉치 동생 혁봉으로 인해 큰 돈이 필요하게 되고, 돈때문에 나이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가려 했죠. 왕 사장님 몰래 선 자리에 나간 목란 씨.
선 보는 장소에서 또 한 명이 선을 보고 있었죠. 바로 한준 씨에요. 할머니의 협박으로 인해 선 자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한준.
상대를 어떻게 떼어낼까 고민하고 있던 중 낯익은 얼굴이 보이네요. 바로 목란 씨.
목란의 사연을 듣고, 한준은 제안을 합니다. 그 결혼 자신과 하자고.
목란은 돈을 얻을 수 있고, 자신은 할머니의 잔소리부터 해방을 위해서.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결혼 생활.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결혼을 끝이 난다는 계약을 가진 채.
계약으로 시작된 결혼 생활이었지만 목란은 더없이 좋았어요. 두 사람 사이에 사랑만 없다 뿐이지 한준은 항상 자신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멋진 남자였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한준에게 속절없이 빠져드는 목란이지만 자신이 고백을 한다면 그들의 계약은 산산조각이 나니, 말은 할 수 없고 홀로 애태우죠. 한준을 향해 절절한 고백을 편지로 쓰길 한 참, 기뻐하며 달려오는 한준에게서 들은 청천벽력같은 말.
그렇게 두 사람의 결혼은 끝이 나게 되고, 목란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죠.
경주에서의 뜻밖에 재회.
다시 만난 목란은 예전의 목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네요.
청초하고 고아한 느낌의 생김은 똑같지만 성격이 좀 많이 바뀌었던 것.
목란이 사라지고 이곳저곳 그녀를 찾았던 한준, 한준이 좋아했던 여자가 돌아와서 목란과의 결혼은 끝이나고, 좋아하는 여자와 새로 시작했지만 자꾸만 목란이 생각나고, 그녀와 비교하게 되고, 결국은 헤어지게 되었던 한준.
다시 만난 목란에게 한준은 사랑을 느끼게 되요.
목란 또한 한준을 보여 예전의 마음과 달라진 것이 없음을 깨닫지만 이번에도 상처를 받을까 한준을 외면하려 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목란을 향한 감정을 깨닫고는 거침없이 돌격하는 한준 씨.
경주에만 작업현장이 있는 게 아닌데, 목란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숙소를 핑계로 들어가 생활을 하며 목란과 가까워지기에 열을 올려요.
한준을 자꾸만 밀어내는 목란도 한준을 마음을 알고는 다시 시작하는 두 사람.
1권은 재회 후 밀당 아닌 밀당. 목란을 향한 한준의 구애가 주요 내용이었고, 2권은 그들의 두번째 결혼 생활의 이야기에요.
다시 결혼을 한 목란과 한준. 한준은 오누이로만 생각했던 예전과는 정반대인 only 목란 바라기에요.
남들이 시샘할 정도로 깨가 쏟아지는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그들. 한준이 하는 건축 일도 승승장구이고, 목란도 자신이 하고자하는 통번역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이제는 슬슬 현장에 투입되는 즐거운 나날.
하늘이 그들을 시샘이라도 했을까요?
그들에게 찾아온 불행의 그림자.
목란이 탈북자였는데, 탈북하는 과정에서의 일이 빌미로 잡혀 수사기관에 끌려가게 되요.
이 부분의 이야기가 참 마음이 아팠어요. 1권 초반부터 목란에게 무슨 사연이 있을 거라 짐작은 했지만 참 슬펐네요.
탈북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왜 그들이 탈북을 했을까는 의문이었어요.
소위 북에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 중 하나였던 목란의 가족. 왜 그런데 그들이 탈북을 해야만 했을까?
그리고 왜 신분을 속였을까?
그간에 목란과 혁봉이 진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속속들이 밝혀지는데 목란이 참 힘들었겠구나하는 마음이 절로 들더라고요.
혹시나 자신 때문에 한준과 왕 사장님에게 피해가 갈까, 자신으로 인해 동생 혁봉이도 힘들까봐 걱정만 하는 목란 씨.
결국 수사는 잘 마무리에 되어 나오지만 수사관들의 협박으로 인해 목란은 한준을 멀리하려 해요.
그러나 목란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한준이기에 자꾸만 밀어내는 그녀를 꽉 다잡아주네요.
로맨스소설에서 처음 등장하는 새터민의 이야기.
생소하기만한 북한의 언어와 북한의 상황, 그리고 북한의 음식들이 책 속에 잘 어우러졌더라고요.
북에서 탈출한 사람이구나라고만 알고 있지, 그들이 남한에 와서 어떻게 적응하지는 알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어요.
또한, 한준의 직업이 건축가, 특히 한옥을 전문으로하는 건축가에요.
며칠 전 EBS 극한 직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옥을 짓는 사람들을 봤던지라 책을 읽는데 이해도 잘 되고, 재미있었어요.
캐릭터, 상황 모두 잘 짜여진 이야기였어요.
남주인공 한준보다 여주인공 목란에게 더 애정이 가긴 했는데, 뭐 한준도 멋진 남주이긴 하죠.
뒤늦게 사랑을 깨달아서 좀 밉기는 했지만 그 뒤로는 목란바라기인 한준.
"여보, 목란 씨."
라고 말 할때마다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더라고요.
1권 후반은 좀 늘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2권 초반은 너무 알콩달콩하니 샘도 나고, 좀 지루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았어요. 새로이 접하는 캐릭터이고, 배경이라 즐거웠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