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안에 남자
주인앤 지음 / 로코코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주인앤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이에요. 읽고나니 잘 샀다는 생각이 드네요.

맘에 들어, 아주 맘에 들어~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고, 또 전작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니, 참 좋았다는 거겠지요?

 

소개글을 보면 유쾌한 로코물일 듯했는데, 잔잔하고 몽글몽글한 러브스토리였어요.

석문자기 전무이사인 남주인공 차무영은 외사촌인 채린의 소개로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여주인공 공서언입니다.

그 여자, 공서언은 채린의 약혼자인 해준의 친구였죠. 그러나 친구라는 타이틀로 항상 자신의 남자 곁에 있는 서언이, 그리고 항상 자신의 옆에 있지만 서언을 신경쓰고, 서언에게 향하는 약혼자의 마음을 알고는 그녀가 싫었죠. 그리고 이제 약혼식이 얼마 안남은 시점 약혼자와 그녀를 떼어놓아야겠다는 생각에 소개팅을 주선해요.

그렇게 그들의 첫만남. 여자 공서언을 본 남자 차무영의 느낌은? 여리여리한 외모에 서늘한 눈동자, 그러나 어려운 여자.

한시간이라는 짧은 것도 같고, 긴 것도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날 리 없을 것 같았던 두 사람.

 

열흘 후, 반갑지 않은 재회를 하게 되고, 뜻하지 않게 두 사람간에 비밀이 생겨버리네요.

두번째 만남에서 무영이 서언에게서 받은 느낌은? 지금도 어렵고, 복잡하네.

어렵고 복잡한 여자, 서언이 무영에게서 받은 느낌은? 차무영씨, 참 쉬운 남자네.

 

좀처럼 이어질 것 같지 않던 두 사람 이젠 사적인 아닌 공적인 일로 만나게 되었네요.

석문자기 전무인 무영이 야심차게 기획한 프로젝트 A의 일원으로 유명 캘리그래퍼인 서언을 모시려는 거였죠.

그러나 석문자기의 프로포즈를 거절하는 서언, 그러나 무시못할 제안을 하게 되고 결국은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저 어렵고 복잡한 여자라고만 생각했던 서언이 실은 상처받는 자신보다 자신때문에 불행할 타인을 걱정하는 여린 여자란 것을 알게 되고, 점차 그녀에게 빠져들고 말아요. 그리고 그의 직선적이고 솔직한 성격답게 거침없이 고백하죠. 그러나 돌아오는 건 거절.

사실 서언은 사랑앞에 겁먹은 여자에요. 그녀의 어머니가 보여줬던 사랑이 그랬기에 자신이 속해있는 환경과 무영의 환경이 다르고, 한계가 있는 사랑 앞에 겁을 먹었던 것이고, 항상 한발 뒤로 빼고 있었던 거에요.

그런데 자꾸만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뇌물로 그녀를 살짝살짝 건드는 남자상사인 무영이 계속 신경쓰였죠. 또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그녀의 성격에 거침없이 다가오는 무영의 고백은 그저 단순한 인스턴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당신은 당신 자리에서, 나는 내 자리에서 선을 지키자고 거절해요.

 

자신을 그저 그런 놈으로 생각한 것에 화가 난 무영씨, 새벽녘같이 서언의 집으로 찾아가 또한번의 고백을 해요.

그의 고백에 지금껏 자신의 만들어놓은 비상구 안에서 숨어만 왔던 그녀가 한발 앞으로 나와 그와 마주하게 되요.

이제 회사에서 일도 하고, 연애도 하는 두 사람.

 

석문자기에서 기획한 프로젝트 A. 이 과정 또한 흥미로웠어요.

주인공들이 가진 직업이 되게 흥미로웠는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하는 일 이야기가 흥미롭게 쓰여있어서 볼만했어요.

어떤 소설들은 직업만 번드르하지 그들의 직업적인 면을 잘 보여주지 않는데, 이 책은 그들이 일하는 장면도 적절하고 좋았어요.

자기 회사인만큼 그들이 디자인하고 만들어낸 그릇들이 등장하는데 심지어는 저도 사고 싶어지더라고요. 디자인된 그릇에 서언의 멋스러운 글씨체, 또한 이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재한씨의 글귀까지.. 저도 꼭 갖고 싶은 그릇세트였어요.

 

이십여년동안 무심한 성격으로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것에 벽을 쌓고 살아왔던 서언이 무영씨를 만나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무심하기만 하던 그녀가 공여우로 변모하는 과정 참 좋았더랬죠. 이렇게 재미있을 거라 생각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슬럼프를 탈출했답니다.

아직까지도 저는 사랑이 어려워요. 뭐.. 세상에 안어려운 게 있나 싶겠지만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무영씨 같은, 서언씨같은 사랑이 나에게도 찾아올까? 또 한번 헛된 꿈을 꾸게 되네요.

 

글 중간 중간 등장하는 성재한씨의 작품의 글귀들. 그릇 위에 멋스러운 글씨로 표현된 글귀들.. 정말 멋지더라고요.

한번쯤은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알고 있었나요?

당신이 차가운 건, 내가 뜨겁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알았답니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이었죠. 자신만만하다 못해 오만한 내가 당신에게 사로잡힐 거라는 걸.

그래서 결국, 내가 당신 품에 안길 거라는 걸.

품 안에 그대. 이젠 알겠나요?

처음부터 우린 서로의 품을 찾아왔던 거라는 걸. 그러니 이제…… 나는 영원히…… 당신 품 안에 남자입니다.

"자, 이제 나는 당신 품에 던져졌어. 그럼 이제 공서언, 그쪽은 어때? 차무영이라는 남자, 안아 볼 생각 없어? 영원히."

- 무영이 서언에 프로포즈 하는 장면.

 

나는 알았답니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은 아니었지만요.

자신만만하다 못해 오만한 당신이 나에게 사로잡힐 거라는 걸.

그래서 결국, 당신이 내 품에 안길 거라는 걸.

품 안에 그대, 이젠 알겠나요?

처음부터 우린 서로의 품을 찾아왔던 거라는 걸. 그러니 이제…… 당신은 영원히…… 내 품 안에 남자입니다.

- 서언이 무영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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