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씨앗
이화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그 오후의 거리에 이어 참 예쁜 커플을 만났어요.

잔잔하지만 예쁜 그들의 사랑 이야기 한편 잘 읽었네요.

 

따뜻한 봄, 4월. 34살의 문교와 25살의 서주는 맞선이라는 타이틀로 만나게 되요.

사랑이 없는 밋밋한 관계이지만 조건이 맞는 결혼이라 생각하며 결혼을 하기로 하죠.

그렇게 두 달 후,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되요.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되었죠.

 

사실 문교와 서주는 7년 전 한번 만난 사이에요.

문교는 그때의 그 소녀를 기억하고 있지만, 서주는 문교를 기억하지 못하죠.

첫 만남이 서주에겐 기억하기 싫은 일일수도 있다는 게 생각에 문교는 굳이 그 기억을 들춰내지 않아요.

결혼 첫날밤 문교는 서주를 안으려하지만 떨며 겁내는 서주를 그냥 놔둡니다.

그리고 두 달간의 유예기간을 스스로 정하죠.

두 달이란 시간 동안 두 사람은 데면데면 부부생활을 해왔어요.

문교의 출근을 배웅하고, 퇴근을 마중하며 식사를 차리며 어여쁜 아내상을 보여주는 서주.

두 달의 끝에 문교는 일주일간의 미국 출장이 취소되어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 아내 서주는 없었어요.

그 시간 서주는 그들의 신혼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죠.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휴대폰 위치추적으로 서주를 찾아간 문교는 그곳에서 색다른 서주의 모습을 보게 되죠.

그리고 뜻밖의 장소에서 서주와 함께 일주일간의 휴가를 보내게 되요.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문교와 서주는 가까워지고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요.

엄마로부터 상처받은 서주를 한껏 보듬어주는 문교씨. 이 남자 참 무뚝뚝하지만 자상해요.

휴가동안 서주와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서주가 하고싶은 일을 정한 메모장에 속마음은 very good 인데, 부끄러워 not bad를 써넣어요. 참 귀엽죠?

서주가 하고 싶은 일을 쓰고, 그 밑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써넣는데요.

그건 바로 7년 전 소녀였던 서주와 함께 한 일이었어요. 그러나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서주에요.

신혼집이었던 도곡동에서의 생활과 달리, 성북동에서의 생활은 한결 따뜻하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는 서주.

그에 또 빠져드는 문교입니다. 밤새 사랑을 나누고, 아침에 일어나 길고양이 영희의 밥을 챙겨주고, 서주가 끓여주는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나란히 손잡고 성북동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두 사람.

이 장면 모두가 소소하지만 아름다워 보였어요.

오죽하면 나도 성북동에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을까요? 한용운 선생이 살았던 심우장, 전 국립박물관장이자 미술학자였던 최순우씨의 옛집, 문교와 서주가 함께 갔던 길상사, 그리고 불백을 먹었던 기사식당까지.. 문교와 서주가 함께했던 볼거리들을 직접 체험하고 싶었어요.

그저 TV에서 부자들이 사는 동네라고 알고 있던 성북동의 이미지와는 또다른 느낌의 성북동을 만나 좋았어요.

 

이렇게 아름답기만한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즐거워했지만 또 한편으론 서주의 상황이 안타깝고 가여웠어요.

자신을 낳았음에도 사랑해주지 않는 엄마 에스더. 결혼을 시키고 나서도 그저 자신을 이용하려고만하는 엄마.

그런 엄마라도 엄마임이에 미워할 수 없는 서주가 참 가여웠어요. 또한 자신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

에휴, 저는 엄마 에스더가 참 미웠어요. 왜 저렇게 살지? 왜 서주를 저렇게 미워할까?

끝까지 에스더를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예쁘고 착하게 소중함과 사랑함을 알며 살아온 서주가 참 사랑스러웠어요.

그런 서주 곁에 든든한 문교가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고요.

 

이화님은 따뜻함이 느껴져요.

카카오씨앗도 물론 그래요. 죽는 그날까지 서주만을 생각한 서주의 외할머니, 지금까지 서주를 아껴준 용우삼촌과 주민이

자상한 문교씨와 서주를 아껴주는 문교의 부모님, 카카오씨앗의 마스코트 고양이 영희까지.. 캐릭터들이 참 좋았어요.

작가님은 동물을 아주 사랑하시나봐요. 주키퍼에서도 그 마음이 느껴졌는데, 카카오씨앗에도 그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

주키퍼에 등장했단 범호씨와 고양이 오대오가 카카오씨앗에 등장해 너무나 반가웠어요.

 

'카카오씨앗' 제목이 왜 카카오씨앗일까? 7년 전 서주가 문교에도 주었던 선물이 카카오씨앗이었어요.

그러나 그 의미를 알지는 못했죠. 본편을 다 읽고 나서 작가 후기를 읽는데 그제서야 그 의미를 깨달았어요.

초콜릿처럼 달콤할것만같은 느낌이지만, 카카오 함유량에 따라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한 초콜릿 같은 사랑이나 인생을 표현하기에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하신 제목이라네요.

카카오 100%의 초콜릿을 먹은 적이 있었어요. 그 맛이란 정말 재떨이를 씹는 맛이랄까요? 그러나 50% 함량이나 60%함량의 초콜릿은 아주 달콤했어요. 이와 같이 서주와 문교씨는 이제는 카카오 함량이 적절히 들어간 초콜릿처럼 달콤한 사랑을 하지 않을까요?

 

휴가동안 하고 싶은 일을 적으며 서주는 이렇게 평범한 일들인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요.

그때 문교씨가 내뱉지 못하고 속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아주 달콤했어요.

 

'그걸 너와 함께 할 거라, 나는 설레…….'

 

다가오는 봄 서주와 문교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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