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너의 입술이 사랑을 말할 때
르비쥬 지음 / 마야마루출판사 / 2014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전자책으로 만나본 너의 입술이 사랑을 말할 때.

제목에서부터 달달함이 진동하는 듯 했는데, 역시나 달콤한 소설이었네요.

 

짝사랑..

살면서 한번쯤은 해보는 거죠? 물론 저도 어릴 적 짝사랑이란 것을 많이도 했었죠.

이 책의 주인공 강후와 세경도 짝사랑을 하고 있어요. 그것도 9년 정도를.

고등학교 1학년 영화동아리에서 만난 두 사람. 첫눈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이 갔죠.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숨긴채 친구로 지내며 상대를 향한 마음을 키워가는 두사람.

 

그렇게 9년이 지난 스물여섯의 두 사람

아직까지도 친구란 가면을 쓰고 삽질 중이네요. 에효효효효효~

초중반까지 어찌나 답답하던지.. 괜한 자존심때문에 표현하지 못하는 세경이 답답하고, 세경의 겉을 맴돌기만하는 강후가 답답했어요.

 

세경은 꿈은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 함께했던 사람, 시간, 추억, 모든 걸 버리고 싶지 않은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해요.

어릴적부터 꿈꿔왔지만 경제적인 상황때문에 그 꿈을 포기하고 있던 세경은 부모님이 이제라도 너의 꿈을 펼쳐보라는 지원 덕분에 회사를 그만두고 시나리오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 세경의 꿈을 함께 하고 싶었던 강후는 일찌감치 진로를 영화쪽으로 정하고 언젠가는 세경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를 찍고 싶어하죠.

 

우연한 계기로 세경이 민 씨네 영화사와 손을 잡고 작업을 하게 되요.

이 시점으로 스토리에 진행이 빨라진 듯해요.

처음 하게 되는 일에 두렵기하고 하고 설레기도 하는 세경에게 여러가지로 힘을 주는 강후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이도 연인관계로 발전하죠. 그동안 얼마나 긴 시간을 삽질로 시간을 보냈던가요.

그들의 알콩달콩도 이제 시작이네요.

 

영화사와 강후의 지원에 좋은 시나리오를 작업하게 되고 결국은 영화를 찍게 되요.

으응? 이렇게 빨리? 시나리오를 이렇게 쉽게 쓰나 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요.

그리고 시작된 그들의 영화.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영상이 제 머릿속에 떠오르더라고요.

 

풋풋했던 10대부터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진 그들의 20대의 사랑이야기가 물 흐르듯이 잘 흘러갔네요.

알콩달콩 스토리와 그들의 직업인 영화를 만드는 일이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적절하게 가미된 이야기라 참 좋았어요.

잔잔함 속에서 아름다운 장면들이 하나 둘 떠오르게 만들었던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책 속에 나오는 사과꽃이 흩날리는 장면이 있는데, 다가오는 봄 저도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느끼고 싶어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영화 너는 내운명에서 두 사람이 사랑을 만끽하던 장소가 사과꽃이 핀 과수원이었잖아요. 문득 이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너의 입술이 사랑을 말할 때, 나는 구름 위를 날고 있을 거라고.

 

'네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하지만 기억해,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문득 어린왕자에게 했던 여우의 말이 떠올랐다. 너를 소중하게 만든 것은 너를 위해 내가 소비한 시간 때문인 걸까. 인내하고, 그래서 조금씩 길들여지고, 결국엔 하나의 관계를 맺게 되는. 그것이 9년이면…… 충분히 길들여질 시간도 된 것 같은데.

꽃 속에 얼굴을 묻고 있던 세경이 고개를 들었다. 꽃물을 들인 양 붉게 물든 얼굴이 더없이 예뻐 보였다. 꽃을 품에 꼭 끌어안은 그녀는 말갛게 웃음 지었다.

 

열일곱의 봄은 스물여섯의 겨울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른셋의 여름이나 마흔의 가을, 그리고 희끗해진 머리로 맞는 일흔의 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물여섯 어느 밤에 보았던 사과꽃처럼 떨림 가득한 설렘은 사라지고 없을지 몰라도, 어느새 익숙해진 편안함으로 서로를 채워 가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지마다 가득 빨간 사과를 매달고 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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