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vie 338
서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만물을 품어주는 지리산을 닮은 남자, 홍이문.

한겨울 눈 속에 핀 시린 꽃을 닮은 여자, 진제이.

 

서야님의 작품 중 은행나무에 걸린 장자와 비슷한 느낌의 책이었어요.

은행나무의 위 종손과 비슷한 듯 다른 분위기의 이문씨.

저는 책을 읽는 내내 이문씨에게 빠져들었어요.

 

암으로 고생하던 어머니의 죽음과 7년동안 그녀 옆에서 집착적인 감정을 내뿜던 동채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제이.

어머니와 동채의 죽음 후 힘든 시간을 보내던 제이는 우연히 서점에서 책 한권을 보게 되는데요.

'지리산 - 치유의 산'

이 책을 보고 무작정 지리산의 떠나려 합니다. 그런 제이를 구례의 '소선'이란 곳으로 가라고 하는 가람.

심신이 지친 제이가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떠난 그곳에서 이문을 만납니다.

 

'소선'의 주인 홍이문.

그는 대안학교의 교장으로 38살의 노총각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것은 제이가 알고 있는 한부분일뿐.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남자네요.

가람의 친구 제이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참으로 예쁜 아이구나 생각했지요.

대선이라는 목표를 두고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걷던 그에게 눈 내리던 그 밤 열에 들떠 아파하는 제이가 이문의 마음에 들어왔네요.

처음엔 자신의 마음을 알고는 거리를 두려 했었던 것 같다.

'도망가라, 제이야.'

그러나, 제이에게로 향한 마음이 접어지지 않았던 게지요.

 

제이도 이문에게 좋은 감정을 느껴요.

지금까지 보아왔던 집착적이고 막무가내의 동채와는 달리 진중하고 따스하게 바라봐 주는 이문이었기에 제이의 마음이 열렸더랬죠.

직접적으로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고운 한지 안에 담긴 그의 마음에 설레이기도 해요.

 

물 건너고 물을 건너 / 꽃 보며 꽃을 보며

봄바람 부는 강 언덕길을 오다 보니 / 나도 모르는 사이 그대 집 앞에 다다랐네.

- 내 고운 제이.

 

구례에서의 생활을 접고 서울로 돌아온 제이. 좀 더 씩씩하게 하루하루을 살아가고 있네요.

그리고 이문, 제이를 따라 빨리 올라오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위해 길을 나아가는데요.

그의 정치 길에서 제이는 큰 걸림돌임이 분명해요.

하지만 이문은 역시나 멋진 남자이기 때문에 제이를 포기할 수 없죠.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자신의 여자인 제이가 상처받지 않게 쉴드쳐 주시는 남자.

참으로 듬직한 남자에요.

이 두사람이 서로에게 향하는 길이 그리 녹록치 않았지만 참고 돌아돌아 다시 만났네요.

 

느리게 느리게 흘러가는 두 사람의 사랑이 참 좋았더랬습니다.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은은한 그들의 표현이 좋았습니다.

정겹게만 느껴지는 전라도 사투리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문이 제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나 예뻤던 책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이 겨울에 읽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며 내내 제이가 되고 싶었던 저였네요.

'내 고운 제이야, 안아줄까?'

이 대사에서는 너무나 제이가 되고 싶었어요. 현실에서 어디 이런 남자 없나요?

환상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1인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