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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사육제
이기린 지음 / 디딤돌이야기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님이 처음 으스스 야시시에서 출발했다는 이 책.
으스스보다 야시시가 더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주나 점을 봐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내용이 참으로 생소하기만 했어요.
생소하기는 해도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거.
신주. 무당들이 비는 신이 담긴 그릇.
7살 이후 15년 동안 신주노릇을 하며 새연암이라는 곳에서 감금당하다시피 살아온 연화.
함박눈에 내리던 겨울 밤, 새연암을 탈출하네요.
그리고 태서를 만납니다.
어머니의 49제를 지내고 나오던 중 긴 머리에 하얀 원피스의 연화를 보게 되요.
무작정 이곳을 떠나게 해달라는 그녀의 청에 어쩔 수 없이 차에 태우지만 그녀를 쫓아온 신어머니의 행동에 결국 동행을 하게 되네요.
세상과 단절되어 새연암에서만 지내왔기 때문인지 때가 묻지 않고 순수하기만 한 연화네요.
친구도, 가족도 없는 그녀에게 집을 내어주고 생활하도록 만들어 준 태서.
그러나 항상 고요한 얼굴로 그 자리에 있는 연화가 점점 신경이 쓰여요.
그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던 밤, 악몽에 시달리는 연화를 깨워주고 그에게 매달리는 그녀를 안게 되버려요.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이 태서밖에 없었던 연화, 그리고 그녀를 안음으로써 오로지 자신만이 그녀를 소유할 수 있다고 말하네요.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봤던 태서는 사랑이란 감정을 믿지 않아요. 그래서 연화를 소유하려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 밤 이후, 연화의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심리학 교수인 삼촌을 통해 기억을 되찾는 노력을 하죠.
태서의 집으로 오며 친구도 생기고, 사회생활도 하면서 점점 밝아지던 그녀에게 신어머니가 찾아오며 다시 위기를 맞아요.
연화가 그렇게 행동한 것이 이해가 된다.
연화의 말처럼 눈이 안보이는 사람에 평생 하늘이 붉다 붉다 붉다 말하면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다.
연화도 마찬가지다. 15년을 함께 해온 신어머니가 너는 저주받은 아이다. 너때문에 그 사람이 다칠 거야. 이렇게 말하니 불안할 수 밖에 없었겠지요.
참으로 세뇌라 무섭다는 것 다시한번 깨달았다는 ...
신선한 소재로 스토리를 만들었지만 좀 임팩트가 부족한듯 해요.
두 사람이 첫밤을 보낸 이후로 너무 야시시만 몰두해서 다른 이야기들이 좀 약했어요.
야시시만큼은 괜찮습니다.
바닷가에서, 차안에서... 참으로 거릴것없는 커플이네요.
연재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어서 약간 실망했지만요.
연재를 못보신 분들은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