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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세계
권도란 지음 / 스칼렛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보통의 세계.
읽기전 별 감흥이 없었던 이 제목이 다 읽고 난 후 왜이렇게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지 모르겠네요.
할매가 하던 전당포를 운영하는 여주인공 미안. 그녀에겐 과거를 읽는 능력이 있어요.
그 능력으로 어릴 적 힘든 시간을 보낸 그녀는 남들에게 이 능력을 잘 보이려 하지 않죠.
하지만 자신의 하나뿐인 가족 할매의 병원비를 위해서 그 능력으로 돈을 벌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한 남자가 찾아오죠.
서른 한살의 기억을 되찾기를 원하는 남자, 최승서.
1년이란 날아가버린 시간동안 자신의 옆에 약혼녀가 있었다. 그러나 서른 두살의 승서는 약혼녀가 마음내키지 않아요.
그래서 살아져버린 1년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미안을 찾아갔지요.
그리하여 미안은 승서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그의 소지품을 가지고 과거를 읽게 되요.
과거를 읽는 여자, 라는 특이한 소재 설정이 참으로 흥미롭네요.
이런한 설정때문에 초반에 미안이 과거를 읽는 능력으로 여러 사람의 의뢰를 받고 해결해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참 재미있더라고요.
승서의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 승서의 소지품을 잡고 과거를 읽어요. 그리고는 하나하나씩 과거를 되찾아 읊어주지요.
승서의 과거를 읽으며 이 남자 참으로 외로운 사람이구나 하며 남자에게 이름모를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한편 승서도 미안에게서 약혼녀에게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요.
초반에는 순수하고 밝고 명랑하게만 보이던 미안이 좋았고, 자신의 과거를 읽으며 급격한 에너지를 소모를 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을 느끼게 되네요.
승서의 의뢰를 해결하면서도 두 사람의 사이는 진전되지는 않아요.
해결하고서 두사람이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 사이의 내용은 약간 늘어지는 감이 있긴 하는데요.
그 시간동안에도 승서의 물건을 지니고 있던 미안은 계속해서 승서의 과거와 만나게 되요.
스물여덟의 승서, 스물셋의 승서, 스무살의 승서. 그 시간동안 승서는 참으로 외로운 남자였네요.
그리고 마침내 필리핀에서 두 사람의 마음이 짜짜잔하고 통하게 되네요.
보통의 세계를 읽으며 참으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어요.
승서의 이복형제인 상어 최주하씨와 그의 여자 양초하씨. 보통의 세계에서 승서와 안이 이어지는데 참으로 지대한 역할들을 하시죠.
서준씨.. 과거를 읽는 안과 달리 미래를 보는 남자 서준씨.. 그의 슬픈 사랑도 현재 이야기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승서와 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조연들의 이야기들도 참으로 궁금했어요.
여느 로설과 달리, 승서와 안의 끝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가슴이 먹먹했네요.
해피엔딩으로 끝났네요가 아니라.. 승서와 안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고, 이 세상을 떠나게 될 때까지의 이야기.
그래서 죽음을 앞두고서야 과거를 읽는 능력이 없어지고 보통의 사람처럼, 보통의 세계로 돌아간 안.
그래서 이 이야기가 보통의 세계인가 보다.
보통의 세계에 살고 있는 나는, 항상 특별한 능력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꿈꾸고 있지만 나와 달리,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들 행복한 것은 아니구나. 보통처럼 살아가는 것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구나. 이렇게 느꼈네요.
읽고 난 후.. 한참동안 가슴이 두근두근 했어요. 저와 같은 감동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앞으로 출간될 상어의 노래, 동경의 시대까지..
너무나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