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1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날이 쌀쌀해지니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읽고파서 다시한번 '바람'을 손에 들었어요.

홍수연 작가님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죠.

 

세상 모든 곳이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

만취한 유원과  애띈 여자가 밤을 같이 보내요. 낯선 여자에 대한 묘한 유혹으로 잊지 못할 밤을 보낸 두사람.

다음 날 아침, 여자는 사라지고 여자의 얼굴도, 이름도 모른채 일상으로 돌아가는 유원.

 

4년 후, 시드니.

시드니 서강 호텔 지사장으로 있는 유원은 어느날터인가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와요.

꽃집앞에서, 횡단보도 앞에서 우연히 마주치던 그 여자가 자신이 일하는 지사장실의 인턴으로 만나게 되요.

 

그 여자, 장서진.

어릴적부터 바라만보던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 시드니로 왔네요. 유원의 근처만 맴돌다 드디어 인턴 비서로 취직하게 됐네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유원. 이름도 바뀌고 성장하여 얼굴도 많이 달라졌지만 어렸을 적 함께한 시간도, 또 크리스마스 파티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유원이 야속하지만 심술궂은 마음에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네요.

 

서진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다시 또한번 서진에게 묘함 감정을 느끼는 유원.

같은 공간에 일하게 되면서 서서히 두 사람은 가까워져요.

하지만 유원에게 10년된 약혼녀가 있다는 것을 안 서진. 그저 유원을 사랑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그의 옆에 있겠다며 가벼운 관계로 여겨도 좋다고 말하네요.

그렇게 잠시잠깐 머무는 '바람'같은 관계를 시작한 두사람.

 

10년이라는 약속으로 묶인 관계때문에 다시한번 헤어짐을 겪는 서진과 유원.

유원이 약속대로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서진과 함께 했던 시간을 잊지 못하죠.

그러다 사고가 나고, 유원은 서진의 정체를 알게되고 충격에 빠지죠.

그 일로 후계자도 회사도 모든일을 정리하고 떠나게 되요.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다시 만나게되요.

이번에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네요.

 

'바람'은 정말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 이야기에요.

재벌가의 후계자가 되기위한 형제들의 싸움, 어릴적 부모를 잃고 입양된 아이, 그리고 정략적인 결혼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있는 문체와 문장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셨네요.

끝이 보이는 유원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모든것을 내어주며 때가 되면 떠나가도 좋다는 서진이  이해가 안됐어요.

여느 사람들처럼 쉽게쉽게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좀 더 이기적에 굴었다면 두사람은 헤어지지 않았을 건데..

하지만 또 그렇게 되었다면 이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탄생하지 않았겠지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택하기엔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책임이 너무나 막중하여 서진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유원.

정략적인 결혼 후에 서진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져 불면의 밤을 보내는데요.

잠시 잠깐의 시간을 가지고 평생을 이어가려했던 유원이 참으로 안쓰러웠어요.

 

쌀쌀해진 이 가을에 보면 딱 좋은 로맨스에요.

서진과 유원때문에 눈물지었던 시간이 참 많이 여운이 남네요.

읽을때마다 에필로그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진과 유원의 좀 더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결혼생활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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