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는 판타지 로맨스네요.
동·서양이 함께한 판타지 로맨스는 '청애' 이후로 오랜만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봉루를 읽는 내내 청애가 떠오르더라고요.
환국의 보물 '봉루'의 수호신인 아사란.
태어나는 순간부터 오로지 봉루만을 위해 존재했던 아사란. 어느날 결계가 깨지고 봉루가 오염된다.
그리하여 봉루를 지키지 못한 죄로 인해 죽음의 위기에 처하고 아사란의 은혜를 입은 여우 소호의 희생으로 이계로 떨어지게 된다.
환국과는 전혀 다른, 람이 뜨겁게 타오르는 붉은 사막 위에서 눈을 뜬 아사란.
붉은 사막. 백년전에는 '노이', 낙원이라 불리던 곳은 카야라는 신의 저주로 람이 떠오르게 되고 저주받은 땅이 되어버렸다.
붉은 사막의 일족과 로테이스 제국의 전쟁이 봉루의 중심이야기네요.
붉은 사막의 일족에게 구해진 아사란은 악마라 불리우는 로테이스 제국의 황제 다리우스에게 포로로 잡히게 된다.
로테이스의 황제 다리우스 산티아고. 이 남자, 참으로 불쌍한 남자이다.
선왕의 아들이지만 아버지의 광기로 인해 강제로 어머니의 배를 갈라 태어나 버림받은 그는 흑마법사에게 거둬져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고,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에게도 버림받은 다리우스는 흑마법사로 인해 영원히 죽지않는 자가 되어버렸다.
그 이후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된 후, 끊임없는 정복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수많은 전쟁 중에 칼을 맞아도, 화살을 맞아도 죽지 않는 자신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이 남자. 불쌍하다.
이 저주를 끊기 위해서 카야의 신전으로 가야해요. 그래서 붉은 사막의 일족과 계속해서 전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아사란을 만난 후, 카야의 신전으로 가야한다는 마음이 없어지고 아사란을 향한 소유욕과 집착만이 넘실넘실대요.
그녀가 아무리 제게서 도망쳐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랑에 빠져버린 남자.
봉루를 받고 두께도 두께거니와 판로라 언제 읽나 걱정부터 했는데, 읽기 시작하면서는 진도가 쭉쭉 나갔어요.
소호가 죽을때는 눈물이 글썽했고, 전쟁밖에 모르는 다리우스에게 연민을 느끼고, 이해가 가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사랑받지 못한 상처투성이 남자, 다리우스. 나쁜남자임에도 매력적인 건 분명하네요~
청애와 비슷한 소재여서 그런지 처음에는 두 주인공과 청애의 주인공 비교하게 되었는데요.
무심하고, 독에 중독되었고,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려하는 점에서 아사란과 아사는 참으로 비슷하네요.
그러나, 남주인공에서 아잔티스와 다리우스는 다른 것 같아요. 여주를 향한 소유욕은 둘 다 있지만
부모로부터 상처받았고 흑마법사의 저주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온 다리우스에게 좀 더 끌리더라고요.
작가님 15살부터 이 작품을 준비했다는데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읽으면서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었어요. 붉은 사막의 일족에겐 뭐가 있길래, 카야의 신전에는 뭐가 있지? 이러면서 책을 못놓겠더라고요.
그리고 조연들의 역할 또한 책에서 손뗄 수 없게 만들었죠.
여전사 칼레이도, 화신공 연해랑도 둘 다 정말 끝내주는 캐릭터네요.
권마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양이 꽉꽉 채워진 책이었어요.
상처 많고 사랑이란 감정에 서툰 다리우스와 자신의 존재를 봉루에만 국한 시켰던 아사란이 상처를 치유해가고 사랑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참 흥미돋아요.
외전에서 두 사람의 알콩달콩 결혼이야기가 나와서 다행이었어요. 다만, 해랑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더라고요 ㅠㅠ
이로써 저에게 또 하나의 베스트 판타지 로맨스가 생겼네요.
<본 리뷰는 디앤씨미디어 서평단 모집 이벤트로 제공되어진 도서로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