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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눈
김유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표지도, 제목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김유미 작가님의 '여름, 눈'
여주인공인 혜서와 남주인공 제형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까지 함께해온 소꿉친구에요.
혜서와 제형은 20여년이란 시간 동안 서로를 짝사랑하고 있어요.
그런 그들은 오랜시간 지속해온 친구라는 관계가 틀어질까봐 서로의 마음을 감추고 살아왔네요.
제형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수영으로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부상으로 은퇴후 '미리내'라는 카페의 사장이에요.
혜서는 건축 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돌연 사표를 내고, 제형의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되요.
혜서는 재취직을 하기 전 제형의 곁에서 마음껏 제형을 보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마음껏 즐기면서 감정저리를 하려고 해요.
그런 혜서의 마음은 모른 채, 제형은 혜서와 함께 한다는 것이 좋기만 해요.
서로의 짝사랑. 읽으며 참으로 답답한 그들이었네요.
20여년이란 시간동안 왜그리 표현하지 못했을까. 안타까웠어요.
혜서와 제형이 같이 일하게 되고, 혜서에게 관심있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들의 관계도 점점 흔들리게 되요.
역시나 짝사랑에는 옆에서 불을 지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동안 혜서에게 자신의 마음을 대놓고 표현하지 않았던 제형이 혜서가 곧 한국을 떠난다는 이야길 듣고는
자신의 곁에 혜서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에 큰 혼란을 느끼다, 드디어 드디어 혜서에게 고백을 해요.
제형의 고백이 혜서도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죠. 이 미련한 것들. 서로가 서로를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네요.
'여름, 눈'은 새로운 챕터마다 그들의 학창시절의 이야기가 나와요.
어릴 적부터 하께 했기에 제형과 혜서를 사귀는 사이로 엮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혜서는 제형이 오로지 수영밖에 모르는 애라며 이야기하고는 제형의 첫번째가 되지 못함을 인정하며 태연하게 맞받아치곤 하죠.
그런 혜서를 보며 제형은 혜서가 수영하는 남자는 싫다고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공부 잘하는 혜서에게 자신은 참으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껴요.
학창시절의 둘은 정말 풋풋함이 느껴졌어요. 그들이 이야기가 왜이렇게 현실적이던지. 어느 사람이건 학창시절에 이런 경험은 하나씩 있잖아요.
정말 작가님 말처럼 앨범속 한 장면을 본 느낌이었어요.
너무 오랜시간 알아왔기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더 어려웠겠지요?
마침내 제형이 고백을 했을때 얼마나 그들이 장하던지 저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작가님의 전작들처럼 임팩트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잔잔함으로 무장한 내용이 제 마음을 콩콩콩 했네요.
수영선수였던 제형이 부상으로 은퇴하게 되고 카페를 개업할 때 혜서가 지어줬다는 카페 이름 '미리내'.
저도 '미리내'라고 해서 그저 은하수? 이렇게 생각하기만 했는데,
책 속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서 그 뜻풀이가 나올때 혜서가 제형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렇게 크구나 하고 느꼈어요.
사랑의 크기를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제형보다 혜서의 사랑이 더 커서 저는 혜서 캐릭터가 좋았어요.
<항상 봄>에 이어 계절 이름이 들어간 <여름, 눈>까지 계절시리즈를 쓰는건가요? 가을, 겨울이 기대되요.
어쩜 이렇게 제목을 예쁘게 따뜻하게 지으시는지 작가님의 단정한 문체와 필력에 다시 한번 좋아요~ 연발입니다.
그리고 항상 봄의 두 주인공인 한주와 정현씨. 잊을뻔했네요. 에필에 잠깐 등장해서 너무나 반가웠어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