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피앙세
김현정 지음 / 로코코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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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작가님의 소설 '추억을 안주삼아 봄비를 마시다'를 읽었었는데, 그때는 제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책이 별로였거든요.

그런데 엑스 피앙세는 재미있게 읽었어요. 종이책이 없어서 이북으로 읽었는데, 이북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문장부호가 없어서 특이했어요.

엑스피앙세. 제목 그대로 7년전 파혼했던 남녀가 한 회사에서 만나게 되요.

07년전 말도 제대로 해본 적 없고, 약혼식 바로 직전에 말 한마디로 쿨하게 헤어진 남자와 여자가 7년 후,

한 명은 사업을 말아먹고 삼촌 회사의 부장으로, 한 명은 집안이 완전 망해서 낙하산으로 회사에 들어온 대리로 만나네요.

 

7년전 정연과의 파혼이후, 2번의 약혼을 깻박친 고세훈씨.

친어머니의 유산을 가지고 회사를 차려 재미나게 살지만, 아버지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회사운영이 잘못된 건지, 회사까지 말아먹으시고 삼촌 회사에 끌려오게 되요.

그것도 정연이 있는 부서의 낙하산 부장으로. 정연을 만나고 참으로 쪽팔림을 느끼지요.

 

7년동안 부잣집 딸에서 낙하산이지만 착실하게 회사생활하여 대리가 된 한정연씨.

고세훈과의 약혼이 깨지고,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빚쟁이들에게 쫓기고, 집도 없이 어린 동생과 고시원을 전전하다가 고세훈의 삼촌에 의해 회사에 입사했네요.

7년동안 그 회사에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여가 생활도 없이 죽어라 일, 일, 일을, 재미없는 삶을 이어오네요.

 

7년전 깻박난 약혼의 두 주인공은 한 부서에서 일하면서 예전에는 몰랐던 서로에 대한 감정이 모락모락 피어나네요.

36년동안 한 거라곤 돈쓰고 즐기는 일밖에 할 줄 몰랐던 고세훈씨가 삼촌 회사에 와서 CEO 시절에는 안했던 일도 열심히 해보고, 집에까지 일을 가지고 가고, 야근도 해보네요.

그리고 한 부서에서 처음엔 세훈을 무시했지만 세훈에게 피와 살이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연씨.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친해지고 사귀게 된 거겠지요.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못지않게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쿨함의 상징인 이 여사님이 아닌가 생각해요.

정연의 아버지의 살았던 아줌마. 정연의 아버지가 정연의 친모에 대한 의리차원에서 새 아내를 들이지 않고 그냥 같은 집에 살았던 이여사님.

세훈과 그의 아버지와 과련한 모든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연에게 말하지 않았고, 항상 정연의 친구처럼, 엄마차럼 옆에서 챙겨주시는데 너무나 매력있는 캐릭터시더라고요.

그리고 정연의 친구 오뻥씨도 참으로 웃긴 캐릭터네요. 책이 막바지로 치달을 때는 약간 불쌍하기도 했어요. 10년간 이어지던 인연이 끊어져서요.

 

처음 책을 읽을때는 집중이 잘 안됐어요. 문장부호도 없거니와 시점이 1인칭 시점으로 되는데, 처음에는 '나'가 세훈인지, 정연인지 헷갈리더라고요.

그런데 바로 이게 이 책의 특별함인 것 같아요.

책의 결말도 그래요. 여느 소설처럼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아니라 더 특별해요. 두 사람의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고 더 상상하게 만들더라고요.

 

엑스피앙세를 읽고 나니, 전작인 추억을 안주 삼아 봄비를 마시다를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읽으면 몇년전과는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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