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해고위기에 처해있는 고순영 씨가 있어요. 소심한 성격에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는 여자.
유담출판사의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순영씨에게 해고위기라니.. 작은 실수하나에 큰 위기가 닥쳤네요.
이게 다 소심하고 말없는 성격 탓인 것만 같네요. 어떻게든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은 그녀. 그녀에게 떨어진 특명.
석달안에 조광조 이야기의 작가 이강우와 계약을 맺어라!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이강우 작가와 계약을 맺으리.. 다부진 각오로 이강우를 찾아나서네요.
베스트셀러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며 출판업계에서 베일이 싸인 작가, 이강우.
책을 출간할때도 여러 사람을 만나지 않으며, 사생활이 비밀스러운 남자.
신작 희원을 준비하면서 캐릭터때문에 슬럼프에 빠진 그 남자 앞에 고순영이라는 여자가 나타나요.
매일 매일 집앞으로 찾아와 쪽지만 남겨놓고 가는 그 여자,
이강우 작가를 꼭 만나야겠다는 그 여자, 자신을 슬럼프에 빠지게 했던 캐릭터와 묘하게 닮은 그녀. 그런 이유로 인해 강우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순영에게 접근을 해요.
석달여간의 출근도장을 찍음으로써 드디어 이강우 작가와 계약을 성사시킨 순영씨.
그런데 이강우란 작가는 볼 수 없는 그의 매니저란 남자와 매일을 만나야한다는 이면계약. 직선적인 성격의 매니저와 매일 만나야한다는 것이 순영에겐 힘든 일이네요.
소심한 성격과 느린 말의 소유자인 순영에게 매니저는 힘든 일만 시키네요. 자신과 대화할때는 '네', '아니오' 금지라니..
사람과 대화를 할때 힘들어하는 순영씨에겐 말을 하지 말라는 거란 똑같은 것..
이강우 작가 매니저를 매일같이 만나면서 순영씨에게도 점차 변화가 나타나네요.
출판사 직원들과도 대화가 별로 없고, 대답하는데도 오래걸리던 그녀가 이제는 사람들과 어느정도 대화가 많이 이루어지고, 대답도 빠르게하고요. 아이고 귀여운 순영씨.
강우에도 변화가 나타나죠. 처음은 그냥 캐릭터 구현하기에 필요했던 순영과의 만남이 점차 즐겁게 느껴지죠.
캐릭터 때문에 그녀의 행동, 말투 모든 것에 집중했던 것이 그녀를 좋아하게 되버린 것이죠.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던 것.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밀고 당기기가 일어나고 있었죠. 그리고 한순간 터져버린 강우의 마음.
그리고 알아버린 그의 정체때문에 순영씨는 혼란스러워 해요. 사랑때문에 상대를 속이는 것. 그건 순영씨에게 크나큰 상처였죠.
과거에도, 현재에도.
모든 비밀이 들어나고 떠난 순천여행. 순천 갈대밭에서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해죠. 강우의 고백. 어므나, 멋져부러.
그 여행 이후, 사랑표현에 거침없는 이강우 작가. 그에 따라가기 급급한 순영씨도 어느새 그의 페이스에 맞춰가요.
아,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후에는 감질날 정도로 달달하네요.
이렇게만 달달하면 재미없지~♬ 상처와 갈등이 있어야 소설의 완성♪♩
그리고 등장하는 순영의 과거. 순영, 강우와 얽힌 그 남자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도 힘드 날이 와요.
활짝 열린 것 같았던 순영의 마음이 다시 닫혀버린거죠. 그에 좌절하지 않고 강우는 항상 그녀를 기다려요~
암, 바람직해요. 그리고 과거의 상처도 극뽁하시고, 강우에게 집중하는 순영씨.
읽는 내내 가슴이 콩닥콩닥하더니, 다 읽고 나서도 이 둘 때문에 밤새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소심한 순영씨 정말 완속 캐릭터입니다. 순영씨는 소심한 것이 아니어요. 과거의 상처때문에 사람들을 대할때 배려가 좀 남달라서 그런거 뿐이에요.
사랑스러운 아가씨에요. 먼저 애정표현도 해서 강우를 꼼짝 못하게도 하죠. 기분이 좋으면 구둣발로 탭댄스를 추는 귀여운 여자.
강우씨도 매력만빵.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던 그가, 순영씨 때문에 순영이 관심있다는 배우가 궁금해 촬영장에 방문하시고, 출판사에 방문하시어 친히 자신이 이강우라 밝히시니 이남자 상남자여~
새벽에 순영이가 보고 싶어 집도 모르는데 골목골목 찾아가 순영이를 크게 외치는 남자.
초반 내용이 길어서인지 에필이 너무 짧더라고요. 아쉬워요. 두 사람의 이야길 더 보고 싶다구요.
아기 무강이도 궁금하다고요! 아이고야 귀여운 무강이 잠깐 등장으로 나에게 사랑을 받는구나.
아, 중간 등장하시던 배우 한이준씨. 왠지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나올 것만 같은 이 느낌.
그리고 소설 속에서 강우가 쓰는 소설의 주인공 희원과 무해가 저는 김원경 작가님의 바보옹주금랑을 생각나게 하더라고요.
책속에 등장하는 대화들도 참으로 버릴 것 하나 없었어요.
순천 갈대밭 사이에서 강우가 순영에게 고백하는 장면. 역사소설가답다.
"고순영 씨."
"네."
"나는, 당신을, 연모합니다."
강우와 순영이 감자캐러 가는 장면.
강우는 그녀의 발에 어우러진 고무신을 응시했다.
하얀 고무신이 순영에게 신겨 나풀나풀 걷는다.
아무 무늬 없는 하얀색 고무신은 멋스럽진 않다. 특히 여자들 대부분이 신고 온 운동화나 구두를 고집했다.
높은 힐을 신고 호미질을 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사모님도 막일을 할 때나 신는 하얀 고무신이었다.
그런데 고순영은 버선까지 맞춰 신고 그를 따라나선다.
멀리서 보면 무채색이지만 들여다보면 무지개. 마음이 이 여자의 심장을 움켜쥐고 싶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