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녀 밥
이종은 지음, 이송희 그림 / 노루궁뎅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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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마녀의 밥은 무엇일까? 뭔가 괴상하고 흉측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기 전에 했었다. 그러나 표지의 귀엽고 장난스러운 마녀그림처럼 마녀들의 장난이다. 마녀들은 아이들에게 장난을 걸어 화나게 하고 속상하게 하면 배가 부르게 되고, 아이들은 장난에 걸려들면 그만큼 장난칠 능력을 읽고 의젓해 지게 된다. ‘시시하고 맛없는 장난만 치다가 아주 특별한장난을 치게 되는 세 마녀의 이야기는 대화체가 많고 재미있게 읽혀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학급에도 특히 장난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 장난이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들고 유쾌하게 분위기를 살리는 장난이라면 좋다. 하지만 뭔가 나쁜 행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기분 나쁘게 하고는 장난인데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싶다. 다른 사람을 속상하게 하는 장난 대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사람의 기분을 유쾌하게 해 줄 수 있는 장난, 뭔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주 특별한장난을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특히 장난이라면 좋아서 눈을 빛낼 남자아이들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그림이 귀엽고 재미있어 여자아이들은 그림에 눈이 갈 듯 하다. 선명한 칼라 그림과 사이사이 칼라로 크게 인쇄된 글이 아이들의 눈을 붙들어 읽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작은 장난을 생각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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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 - 6학년 2학기 국어 읽기책 수록도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2
한아 지음, 오윤화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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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는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시리즈물이다. 3학년은 아직 길고 두꺼운 책은 소화하기 힘든데 글씨도 비교적 크고 그림도 내용과 잘 어울려 정말 중학년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인 듯 하다.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다 하나씩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쪼끄만한 아이들이 무슨 상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도 나름의 상처가 있다, 이 책의 여섯 주인공처럼. 늘 선생님께 혼나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힘찬이, 베트남 새엄마가 생긴 한별이, 자기 때문에 친구가 죽은 것 같아 실어증에 걸린 준수 등 이 책에는 마음의 어려움과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나온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힘 또한 지니고 있다. 늘 선생님께 혼나고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힘찬이가 경민이가 알려준 주문으로 반의 짱인 동재의 폭력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주문을 걸어라’는 이처럼 연약한 아이들도 스스로의 상처를 극복할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물론 경민이와 같이 관심을 갖는 친구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한편으로는 선생님께 늘 혼나는 모습을 보며 교사로서 아이들을 쉽게 혼낸 적은 없는지 뜨끔한 마음도 들었다.

    베트남 새엄마가 생긴 한별이의 이야기를 담은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도 그렇고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갖는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한다. 베트남 새엄마도 ‘엄마’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깨닫고 새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한별이의 이야기나 경민이의 관심과 격려로 한뼘 더 성장하는 힘찬이의 이야기 등 친구나 어른의 관심과 애정이 아이들의 상처를 다독이고 아픔을 극복하게 하는 것 같다.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는 ‘내 머리는 하얀 머리’이다. 아빠를 닮아 흰머리가 많은 은결이가 매직으로 머리를 칠하는 장면에서는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진 아이들의 안타까움이 웃음으로 전해졌다. 흰머리 유전의 원인은 엉뚱하거나 갑작스런 결말로 읽힐 수도 있겠지만 할아버지께서 예전에 구름을 만진 후로 하얗게 세기 시작했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은결이에게 자신의 흰머리를 개성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처럼 이 책의 작가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상처를 다독이고 '괜찮아. 나을 수 있어. 힘을 내'하고 격려하는 듯하다.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긍정과 사랑의 힘으로 나 또한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짤막한 이야기라 자투리 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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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최고 만화가가 되겠어! - 만화가 일과 사람 19
김홍모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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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절의 일과 사람 시리즈는 내가 좋아하는 어린이 책 시리즈 중 하나다. 평소 진로교육하면 너무나 막연하고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아이들과 일과 사람 시리즈를 하나 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다양한 직업의 세계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이번 19권은 만화가에 관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일과 사람 시리즈의 장점은 의사, 변호사와 같은 판에 박힌 직업이 아닌 다양하고 폭넓은 직업의 세계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선택과 강요에 의해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 지, 무엇을 좋아하고 뭘 할때 행복한지를 탐색할 기회조차 잃어버리곤 한다. 그리고 흔히 책상에 앉아 일하는 화이트 칼라 직업만이 우대받고 몸으로 일하고 땀 흘리는 직업은 천한 것으로 편견을 갖기 쉽다. 그런 편견을 일과 사람 시리즈는 명쾌하게 날려 버린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그 낡은 말을 다시 살리고 자신의 일을 하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행복이 대단한 것이 아님을,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사는 것이 행복한 것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만화가에 대한 직업을 소개하고 있지만 책 속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나 또한 학창시절 만화에 푹 빠져 살았었다. 엄마의 잔소리로, 공부하는 책 밑에 만화책을 숨겨 몰래 읽던 기억도 있고, 시험 보는 전날 발행된 연재만화잡지 때문에 궁금해 하다 기어이 보고야 말았던 기억들. 그땐 좋아하는 만화가가 신과 같이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그땐 참 궁금했었다, 만화가란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일하는 지.

    이 책을 그리고 글을 쓴 김홍모라는 작가는 참 따뜻한 시선으로 책을 쓴 듯 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작가가 꼭 우리 동네에 사는 오빠? 아저씨같은 느낌을 받았다. 재미있으면서도 직업의 현장을 잘 살리고 있고 만화가가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어떤 점들을 갖춰야 할지와 노력할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막연히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진지하게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사계절 출판사의 일과 사람 시리즈가 계속 발행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공부에 치이고 지쳐 꿈을 잃어 버리기 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다양한 직업에 대해 꿈을 꿀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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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자판기 - 친구스트레스 조금 이른 사춘기 2
이애경.박부금 지음, 양은아 그림 / 풀빛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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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재미있게 노는 아이들이 행복해 보인다. 반면 여러 가지 이유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거나 그마저도 포기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아이들의 얼굴은 어둡다. 아이들의 교우관계를 도와주기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도 들려주고 나름 애를 쓰지만 아이들이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또 그 나름의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기도 했다.

   ‘친구 자판기는 교육학과 상담심리 전문가 두 사람이 함께 쓴 글이다. 쉽고 재미있게 읽혔다. 아이들의 놀이에 끼지 못하고 먼저 자기에게 말 걸어 주기만을 기다리던 승민이가 진이를 만나 친구자판기를 통해 원하는 친구를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친구 자판기, 친구랑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귀가 솔깃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내 입맛에 맞게, 나랑 놀 친구를 만들어낸다니! 대부분의 아이들은 친구관계의 문제점들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기 보다는 친구에게서 찾기 마련이다. 승민이 또한 처음에는 좋은 친구를 친구자판기를 통해 만들어 잘 지내보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정말 우리 아이들이 깨달았으면 싶은 내용을 친구자판기라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어서 아이들 또한 이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책 뒤 부록에는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로 나는 친구를 얼마나 잘 사귈지, 나는 친구들에게 어떤 유형인지를 진단해 보고, 친구와 잘 사귀려면 필요한 마음에 대해 알아보는 유용한 자료가 있는데 아이들이 직접 해보아도 좋고, 학교에서 사용하여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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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눈사람 생각하는 분홍고래 3
세예드 알리 쇼자에 글, 엘라헤 타헤리얀 그림, 김시형 옮김 / 분홍고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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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사람'하면 떠오르는 것이라면 어린 시절 눈사람을 만들었던 추억, 겨울을 대표하는 이미지, 추운 겨울을 오히려 따뜻하게 기억하게 하는 것, 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책 속의 눈사람은 그런 이미지와는 다르다. 이 책 속의 눈사람은 권력의 횡포를 상징한다.

   표지그림에 낮은 집들이 동그랗게 모여 있는 곳이 눈이 쌓인 들판인 줄 알았더니 커다란 눈사람의 등이다. 등을 돌리고 큰 모자를 쓴 눈사람의 옆모습은 우리가 떠올리는 귀엽고 포근한 이미지와는 다르다. 도대체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느 외딴 마을에 눈이 이틀 동안 펑펑 내렸다. 눈이 그치고 아이들은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세상에서 제일 큰 눈사람을 만드는데 열중한다. 눈사람이 다 완성되었을 때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 바로 눈사람이 커다란 고함을 지르고 마을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명령을 내리게 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눈사람의 말을 고분고분 들었다. 눈사람이 먹을 것과 얼음을 가져오고, 눈사람이 녹지 않게 햇빛 가리개를 드리우고 부채질을 해주었다. 눈사람의 명령은 갈수록 더 많아지고 희한해지고 터무니없어졌다.

   책 속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눈사람에 맞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햇빛이 눈사람의 말을 확인할 때에도 눈사람의 말이 맞다고, 봄이 오는 것도 싫고 여름이 기다려지지도 않는다고 마음과 다르게 이야기한다. 요즘 영화 '변호인'의 열풍이 불어서일까. 사회의 부조리, 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것에 대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생각해 보았었다.

   학교나 교실 밖에서 아이들도 나름의 부조리한 상황을 겪을 수 있고 왕따나 힘센 아이에 의해 권력의 횡포를 경험할 수도 있다. 내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하거나 부조리에 대항에 말하는 것이 두렵고 무서워서 입을 다물 수 있다. 때로는 누군가가 용감하게 나서서 바른 말을 하더라도 소수의 힘으로는 권력의 횡포를 이겨낼 수 없으리라 지레 겁먹고 같이 나서서 싸우는 것을 두려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눈감았을 때 우리는 따뜻한 봄이 아닌 지리한 겨울을 보낼 뿐이라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다. 꼭 책의 의미를 다 알아차리지 않아도 좋다. 어떤 터무니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그냥 따르기보다는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의 내용상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여러 가지 수업이 가능할 것 같다. 방학이 끝나고 아이들과 함께 읽었을 때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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