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 - 6학년 2학기 국어 읽기책 수록도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2
한아 지음, 오윤화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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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는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시리즈물이다. 3학년은 아직 길고 두꺼운 책은 소화하기 힘든데 글씨도 비교적 크고 그림도 내용과 잘 어울려 정말 중학년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인 듯 하다.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다 하나씩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쪼끄만한 아이들이 무슨 상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도 나름의 상처가 있다, 이 책의 여섯 주인공처럼. 늘 선생님께 혼나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힘찬이, 베트남 새엄마가 생긴 한별이, 자기 때문에 친구가 죽은 것 같아 실어증에 걸린 준수 등 이 책에는 마음의 어려움과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나온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힘 또한 지니고 있다. 늘 선생님께 혼나고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힘찬이가 경민이가 알려준 주문으로 반의 짱인 동재의 폭력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주문을 걸어라’는 이처럼 연약한 아이들도 스스로의 상처를 극복할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물론 경민이와 같이 관심을 갖는 친구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한편으로는 선생님께 늘 혼나는 모습을 보며 교사로서 아이들을 쉽게 혼낸 적은 없는지 뜨끔한 마음도 들었다.

    베트남 새엄마가 생긴 한별이의 이야기를 담은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도 그렇고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갖는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한다. 베트남 새엄마도 ‘엄마’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깨닫고 새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한별이의 이야기나 경민이의 관심과 격려로 한뼘 더 성장하는 힘찬이의 이야기 등 친구나 어른의 관심과 애정이 아이들의 상처를 다독이고 아픔을 극복하게 하는 것 같다.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는 ‘내 머리는 하얀 머리’이다. 아빠를 닮아 흰머리가 많은 은결이가 매직으로 머리를 칠하는 장면에서는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진 아이들의 안타까움이 웃음으로 전해졌다. 흰머리 유전의 원인은 엉뚱하거나 갑작스런 결말로 읽힐 수도 있겠지만 할아버지께서 예전에 구름을 만진 후로 하얗게 세기 시작했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은결이에게 자신의 흰머리를 개성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처럼 이 책의 작가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상처를 다독이고 '괜찮아. 나을 수 있어. 힘을 내'하고 격려하는 듯하다.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긍정과 사랑의 힘으로 나 또한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짤막한 이야기라 자투리 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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