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맹정음 할아버지 박두성 - 2021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어린이인권도서 목록 추천, 2020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어린이인권도서 목록 추천, 2019 아침독서신문 선정 바람그림책 71
최지혜 지음, 엄정원 그림 / 천개의바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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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예전보다 늘어나 주변에서 점자를 쉽게 접하게 되었지만 한글 점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 분명 우리 말 점자는 다른 나라 점자와 다른 것 일텐데 그것을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해 하지 않았던 것이 부끄러웠다. 책의 뒷면에 박두성 선생님에 대한 소개 글을 보니 스물다섯 살인 1913년에 맹아학교 선생님이 되셨다고 하는데, 그곳의 아이들이 모국어가 아닌 일본말을 점자로 배우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시며 도와줄 방법을 생각하셨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분명 박두성 선생님은 인간적으로도, 선생님으로도 훌륭하신 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이나 힘듦을 보고 동정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해 행동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상처받은 맹아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 위해 무려 10년에 걸쳐 신약성경을 점자로 옮기셨다는 것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단지 지식적인 것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맹아들의 아픈 마음도 위로해 줄 줄 아는 참 선생님이셨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훌륭한 지도자가 세상에 얼마나 큰, 향기로운 영향을 끼치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했다. 박두성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 마음에 와 닿는 말들이 있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마음까지 우울해서는 안 된다. 밝고 명랑한 마음을 가지려면 늘 쉬지 않고 배워야 한다.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마음까지 어두워진단다.”

   “공부를 많이 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라. 눈뜬 사람보다 행동이 똑발라서 그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라.”

   맹아들의 지식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다독여주신 훌륭한 선생님의 모습에 마음에 감동이 일었다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엄정원 선생님의 그림은 글과 잘 어울러져 감동을 배가시킨다. 그림을 들여다보며 천천히 글을 읽고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을 통해 훌륭한 선생님에 대해 알게 되어 행복하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박두성 선생님의 향기로운 삶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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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서 - 대한민국 박물관 상상하기
배성호.변상철 지음, 오승민 그림 / 에듀니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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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의 경우 수학여행을 수도권 쪽으로 가는 학교가 늘고 있다. 예전에 수학여행지 선정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한 적이 있는데, 예시 여행코스 중에 서대문형무소가 있는 걸 보신 교장선생님이 즐거운 수학여행에 칙칙한 감옥을 왜 가느냐며 빼라고 하는 것을 보고 기함을 한 적이 있었다. 어른들조차 역사의식이 부족하거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고 부끄러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선생님과 부모님과 같은 어른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 봐도 좋을 것 같다.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으로 서대문형무소 견학을 앞두고 있다면 사전학습으로 먼저 읽고 가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초등학교 선생님인 배성호 선생님과 역사관 연구원으로 일하시고 서대문형무소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변상철 선생님 두 분이 함께 쓰셔서인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쉽고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고, 그 내용의 깊이 또한 얕지 않고 알차고 풍성하다. 서대문형무소를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이 책을 읽으면 꼭 가본 것처럼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책의 내용은 배성호 선생님과 3명의 아이들이 서대문형무소 견학을 가서 순서대로 둘러보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생생한 사진자료 뿐만 아니라 귀여운 삽화, 관련 자료에 대한 예화 및 시, 옥중편지글 등이 함께 제시되어 이해를 돕고 있다. 아이들은 지하고문실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 갇히신 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생생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단지 먼 역사적 사실로만 여겨지지 않도록 해방 이후에도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다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적이 있는 김대중대통령, 문재인대통령에 대한 이야기 및 문재인대통령의 3·1절 기념사도 실려 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지금 현재 우리가 누리는 민주와 평화가 서대문형무소에 갇히셨던 많은 분들의 희생과 노력 덕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아이들이 부모님, 선생님과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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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사계절 중학년문고 34
정연철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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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동화인줄 알았는데 책 속에는 4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장애를 가진 오빠를 둔 여자아이의 이야기 빛의 용사 구윤발’, 치매할머니를 돌보는 아이의 이야기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 반 아이들에게 소외당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아이, ‘빼못모 회장 황소라’, 장애가 있는 친구와 함께 지내면서 벌어지는 학급 이야기인 아주아주 낙천적인 정다운이렇게 4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4편의 이야기에는 모두 남들과는 다른, 사회와 학교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그들에 대해 쓸데없는 동정을 보이거나 잘해 주어야 한다는 교훈을 보이지 않는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학교현장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동화를 쓰면 아이들을 마냥 착한 존재로 묘사하거나, 이야기 속에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선생님을 마냥 나쁜 사람으로 묘사하는 것이 불편했는데 이 책의 작가가 교사여서인지 그런 점은 찾아볼 수 없다. 아이들을 어른들과 똑같이 갈등하고 고민하는 동등한 존재로, 어리지만 상황을 제대로 볼 줄 알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순수한 호의를 보일 줄 알며, 부모나 선생님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면서도 어른들의 입장도 이해하는, 한 존재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 현실과 다른 학교 이야기나 아이들의 마음을 몰라주는 선생님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좀 불편하기도 했는데 아주아주 낙천적인 정다운에서는 첫 발령 받은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의 아이들은 어리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위해 행동하는 대견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공부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 아이들의 마음이 강팍하기에 책 속 아이들의 모습들이 이상적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4편의 동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억지스럽지 않고 충분히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짧은 4편의 동화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김유대 작가님의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재미있게 읽었다. 3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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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푸른숲 어린이 문학 22
백혜영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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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은 일제 강점기, 일제의 탄압 중 하나로 우리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역사동화다.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윤재 선생님을 책 속 주인공인 한솔이의 아버지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고 한다. 한솔이는 처음에는 가정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위험한 일을 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말모이 대작전을 통해 우리말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고,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친구들과 함께 우리말을 모으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영어를 어려서부터 배우고, 영어 철자를 틀리는 것은 부끄러워하면서 한글 맞춤법이 틀리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의미를 알 수 없는 줄임말과 축약되고 파괴된 말들. 역사를 배우는 아이들이 이 책을 함께 읽어도 좋겠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말을 좀 더 소중하게 지키려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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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육아 일기 탐 청소년 문학 21
세오 마이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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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마디로 스스로를 불량소년이라고 칭하는 한 고등학생이 선배의 부탁으로 22개월 된 아이를 한 달 간 돌봐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성장소설이다.

 

   노란 머리에 귀에 피어싱을 한 오타는 스스로를 불량소년이라고 생각한다. 3때 이미 수업을 포기했고, 담배를 피우고, 학교가 지겨우면 거기를 쏘다니기도 하고 한밤중에 오토바이를 몰고 달리기도 했던 오타는 그런 자기에게 아이를 맡기려는 선배 부부를 의아하게 여긴다.

  

   사실 오타도 스스로 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한 상태였다. 중학교 때 릴레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후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고등학교 입시에 실패하고, 바람과는 다른 문제아들의 집합소인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좌절한다. 예전처럼 불량소년으로 살 수도, 그렇다고 문제아들의 집합소에서 뭘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자포자기의 상태. 이런 상황에서 선배의 아이인 스즈카를 맡게 된다.

    

   청소년소설로 분류된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도 좋지만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불량청소년을 바라보는 색안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어쩌면 그들이 삶에 대해 진지한 자세나 생각이 없는 구제불능이 아니라, 오타처럼 어쩔 수 없는 현실과 상황에서 그저 자포자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아이들에게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가능성을 끌어내 주는 것은 어른의 몫이 아닌지 말이다.

    

   오타는 어쩔 수 없이 스즈카를 돌보게 되었지만 스스로 잘 해보려고 노력한다. 스즈카에게 인스턴트를 먹이지 않기 위해 요리연습을 하고,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리려고 노력하며, 재미있게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오타는 스즈카를 돌보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스즈카의 표정이 곧 스즈카의 기분인 거다.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게 의심하고 억측할 필요가 전혀 없다. 스즈카가 나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처럼 나 역시 대비하거나 꾸밀 일이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오타는 스즈카를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스즈카를 아끼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엄마가 자신에게 많은 애정을 쏟아 부었을 것을 짐작하고, 놀이터에 나온 엄마들을 보며 아이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스로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깨달음을 갖기에 이른다.

 

   그런 과정을 통해 오타가 변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스즈카를 돌보면서 타인을 위한 배려와 노력이 주는 기쁨을 알게 된 오타는 놀이터에서 만난 다른 아이들도 목마를 태워 달리기도 하고, 출산 후 집으로 돌아올 선배부인을 위해 선배 집을 대청소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연이 끊긴 선배부인의 가족에게 스즈카의 사진을 담아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렇게 변화된 오타는 앞으로의 삶을 진지하게, 나름 잘 살아 낼 것이다. 오타의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책이 꽤 두꺼운 편이지만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혼란의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응원의 마음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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