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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ㅣ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국토박물관순례1 #유홍준 #창비
유홍준 교수님의 새책 ‘국토박물관순례’
찐팬으로서 ‘사전순례단’에 신청했더니 운 좋게 당첨
하얀색 책표지의 깨끗한 가제본 책을 받아서
기분좋게 읽기 시작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북한편과 일본편을 제외하고는
다 읽은 나…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게 되고
느끼는 만큼 즐기게 된다’는 사실!
유홍준 이야기꾼이 펼쳐내는 역사와 국토이야기는 지루할 틈 없이 생생하다. 사실들의 열거에 불과한 역사책과 달리 두발로 체험하고 보고 느낀 과정 속에서 역사를 펼쳐내는 것이라 사실에 머물지 않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국토박물관 순례편도 그런 점에서 일맥상통. 기존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지역을 정하고 그 지역 명소, 유적, 유물을 풀어내는 방식이라면 이 책은 구석기부터 ~고구려까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그곳에 얽힌 여러 생생한 이야기를 함께 펼쳐준다. 그 장소나 유물이 지니는 의미 뿐만 아니라 지역의 유래나 변천사, 그곳에 관련된 인물들, 답사지에 만났던 사람들, 에피소드들….이렇게 여러 얼개들을 잘 버물러 맛깔내게 풀어내는 건 유홍준 교수님의 찐능력 일 것 같다.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문어체도 아니고 구어체도 아닌 그 중간. 그렇게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장대한 역사를 풀어내고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삶을 담아낸다.
국토박물관 순례1에서는 연천 전곡리(구석기) 부산 영도(신석기) 울산 언양(신석기~철기) 마지막으로 고구려 유적지 압록강 유역 ~ 집안까지 다루고 있다.
주먹도끼를 처음 발견한 미국 군인 보웬이라는 것 알고 있었지만 그분이 그때 데이트하던 한국여성과 결혼까지 했다는 거, 연천전곡리에 구석기 박물관을 지을 때 초청까지 했더라는 얘기…무엇보다 그 주먹도끼 발견이 ‘모비우스 라인’을 다시 긋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 등등의 재미난 얘기들이 담겨있다.
부산 영도는 절영도…말이 너무 빨리 달려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데…부산분들은 그걸 알까? 암튼 그곳에 있는 조개무덤, 패총이 신석기 시대의 ‘쓰레기하치장’이었다는 사실…그 쓰레기더미 속에서 발견된 빗살무늬토기 등의 유물들.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미래의 우리 후손들은 우리의 쓰레기들을 보고 뭐라고 할 것인가…골라내어 의미를 다질 것들이 있을 것인가하는…
무엇보다 이 책에서 관심있는 읽은 것은 고구려 역사 유적지 답사에 관한 내용들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이제는 그곳에 가도 쉽게 볼 수 없다고 하는데…그 웅장한 역사의 현장을 한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은 그 여정의 아주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10년전 러시아에서 국경을 넘어 갔던 백두산 기행을 이제는 단동에서 시작해서 고구려 유적군들 보고 거슬러 올라 백두산까지 다시 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공짜책의 행운 뿐만 아니라(물론 가제본으로 만족할 수 없어 1,2권 모두 내돈내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0주년 기념, 국토박물관 순례 출판기념회에 초정을 받아 다녀왔다. 학동역 근처 건설회관 …창비에서 30주년 기념행사를 아주 성대하게 준비한듯….많은 청중들, 축하인사들. 북적북적. 보기 좋더라. 백낙청 교수, 안병욱 교수 등등 학계의 거물들이 축하의 인사까지. 이제 70을 훌적 넘긴 유홍준 교수님은 흰머리를 휘날리며 멋지게 강연과 대담을 이어나가신다. 그 동안 나는 내 옛날옛적의 생각들이 떠돌아…왠지 울컥해지더라는.
내 개인적인 일들과 맞물려
유홍준 교수님의 책과 강연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당신들의 답사기를 기대한다‘며 마무리 지은 유홍준님이 말씀처럼…이제 나도 나만의 답사기를 만들어보자고….다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