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밤새우며 읽었다 책읽기를 하며 밤새운 건 정말이지 오랜만이다. 노곤한 일상에서 돌아와 감기는 눈을 도리질쳐가며 폐인처럼 흠뻑 빠져들면서 읽었다. 그 만큼 재밌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스테리 영화처럼 '무엇'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달은 왜 두 개 떠 있으며 '도터'와 '마더'는 무엇이고 그들의 의식은 무엇이고 리틀 피플과 공기번데기는 무엇인지... 의문투성이다. 작가의 말을 찾아보았다. 일본에서 일어났다는 옴진리교 사건과 9.11테러에서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비현실적인 현상을 사람들이 점차 현실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말이 이 책을 이해하는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판타지에서나 나올만한 비현실적인 사건 전개가 내포하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그것들이 마치 현실의 강한 아우라를 형성하는 힘을 발휘한다. 아무튼 대단한 서사적 구성이다. 덴고와 아오마메를 왔다갔다하는 서술 역시 두 개의 시선이 하나로 묶여 연결되는 이야기를 더욱 더 긴장감 있게 만든다. 둘째권을 다 읽으면 풀려질거라 믿었는 실마리가 끝을 맺지 못한 채 다음권으로 연결될 거라고 한다. 아...기다리다 이 묘한 재미를 다 잊어버릴 거 같다. 이참에 이건 뭔소리인지...하고 제대로 읽지 못했던 '상실의 시대'를 다시 읽어야겠다 그리고 <1984>, 조지오웰의 책도 제대로 정독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