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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불멸의 편지
루드비히 판 베토벤 지음, 김주영 옮김 / 예담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베토벤에 대해 생각하면 불굴의 의지와, 높은 음악 세계가 문득 떠오르게 된다. 천재음악가로서 우리에게 그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다가온다. 얼마나 많은 음악가들이 그에 대해서 찬양을 보내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일반 사람들이 '베토벤'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열광하고 있는가! 하지만, 그도 사람이고 분명 대인 관계를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달랐는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간 점이나, 조카이자 양육권을 얻어 아들처럼 여기는 '카를'에 대한 배려들, 나약한 육신에 대해 한탄하며 편지 보냈던 일들은, 인간적 연민을 느끼게 한다.
이 당시에도 우리의 '인간세상'이라든지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베토벤'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은 약간 하락하지 않았을까! 베일에 싸여 있었기에 그가 작곡한 곡들이 더욱더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전화나 e메일을 활용하지만, 예전에는 편지가 주요 통신 수단이었다. 편지는 용건을 전달하는데도 적합했지만, 시간과 공간을 절약해주는 사교적 매체이기도 한다. 특히나 많은 여성들에게 구애하는 편지들을 보면, 명성 있던 사람인데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동성 친구들에게도 세심하게 자신의 마음 표현을 전달하는 것을 보면, 뭐 이런 것은 직접 얘기해도 되지 않나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지리적 요건과 그 당시 그의 위상을 봤을 때 현명한 방법이었다고 결론지었다. 한 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베토벤 자신의 명성으로 '부'는 그저 거머쥘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판매를 하고 있었던 점이다. 자신의 곡을 출판사와 흥정하여 생활비를 얻는 방법은, 그 동안의 내 고정관념을 깨고 있었다. '그도 살기 위해 저렇게 애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한참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주가를 올릴 무렵, 청각 장애가 더 심해짐을 깨닫고 절망하는 모습들은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예나 지금이나 '대성'한 사람 주위에는 콩고물이나 떨어지지 않을까 주위를 맴돌고, 나아가서는 그 사람을 험담하는 일이 많다. '하녀/시종에게 질려 버렸다.' '믿을 수 없는∼'들은 그가 인간들 사이에서 갈등 겪는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이름 하나 만으로도 명장의 반열에서 빠지지 않는 그였기에 나의 '편지 엿보기'는 흥미로웠다. 아마 다시 읽게 되었을 때는 그 당시 역사적인 상황과, 분위기에 대해서 더욱더 몰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베토벤의 명곡들을 차례대로 들으며 생각들을 정리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