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장면과 바나나
강병호 지음 / 화남출판사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과거를 회상하며, 삽화와 함께 글을 싣었다. '자장면과 바나나'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먹을 게 흔하지 않던 시절에 '바나나 한 조각', '자장면 한 그릇'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군데군데 묻어나는 충청도 방언이 인상 깊은데, 때론 무슨 뜻인지 햇갈려서 사전을 뒤척이곤 했다. 문맥상 '이런 뜻일 것이다.'라고 추측해 가며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 책에는 작가의 과거 경험들이 짧다란 글과 더불어 그림과 함께 잘 요약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소설 작품의 필치처럼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지도 않지만, 그림과 글 그리고 여백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상상해 보게 된다. 찰옥수수, 청둥호박, 누렁소, 민간요법, 꽃소금등 우리 저만치에 자리잡고 있는 자연의 모습들이 펼쳐지고 동생을 업고 거친손을 비벼 가며 개울가에서 빨래 빠는 아낙내들이 떠오르고, 석양 아래 여느집 아궁이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다. 얼마나 풍요로운 광경인가.
도시인에게 흐뭇한 미소를 가져다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