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말하고 계실 알라딘 신간평가단 문학 담당자님께서 행여나 이 글을 보신다면 좋겠다. 

아, 취업이 되어버렸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의 첫 책이 발송된 날과 거의 비슷하게. 

그리고 정신없이 회사생활을 한다. 늦잠자기가 주 특기요, 하루종일 책 붙들고 있기가 취미인 내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지하철 속에서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 

상사의 눈초리와 해도해도 알 수 없는 업무의 압박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독서는 안녕-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기도 힘든 처지. 

(토요일에는 쉬어야지요) 

변명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실은 진짜 구차한 변명이지만.)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것. 

이제 입사 한 달이 넘었으니 

곧 자리를 잡겠지요... 

 

단, 하나 맹세하는 것은, 

신간평가단의 본래 목표인 80%이상의 서평은 꼭 달성하겠다는 것. 

아무튼, 

처음으로 선발된 신간평가단에서 부끄러운 나태함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 죄송합니다.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인데이즈>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파인 데이즈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기웅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사람은 추억을 안고 산다. 기억 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추억이라는 상자를 가끔씩 열어보며 환희에 젖기도 하고 아련함에 가슴을 쥐어짜기도 한다. 때로는 돌아갈 수 없음에 더욱 괴로워하다 현실로 돌아오기도 한다. 내가 지금 한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이 순간도 하나의 추억이 되고 있다. 바로 이 순간도.

 

 혼다 다카요시의 글은 처음이었다. 판타지라는 장르와 일본 소설이라는 국가적 색깔이 결합된 느낌은 어떨까. 많이 기대도 했고, 기대에 미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하며 페이지를 넘겨 나갔다. 총 4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파인데이즈는 비교적 담백한 이야기이다.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이거나 사람사는 맛이 강하게 묻어나고 있다. 그냥, 일본적 색깔이 강하게 묻어나는 단편 소설집. 나는 그렇게 정의하고 싶었다. 사람의 마음을 잡아 흔들고, 추억으로 손을 뻗게 하는 그런 잔잔함이 감도는 이야기들.

 

 두 번째 이야기였던 Yesterdays를 통해 나는 과거로 돌아갔다. 집을 나와 사는 아들이 암 선고를 받고 죽어가는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아버지의 과거로 발을 내딛는 이야기. 특별하게 튀는 소재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조금 더 좋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조곤조곤한 문체의 속삭임으로 글은 비교적 편하게 읽어진다.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아 밋밋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작가만의 매력으로 모든 글을 잘 풀어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추억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새로운 맛을 낸다. 그리고 그 새로운 맛들 속에 때로는 '환상'이라는 맛이 가미되기도 한다. 여드름투성이었던 첫사랑의 그 아이가 어느 샌가 훤칠한 훈남이 되어있거나, 좁고 낡았던 나만의 그 공간이 지금은 빈티지라는 세련된 느낌의 용어가 포장하고 있기도 하다. 추억은 그렇게 사람을 가지고 논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람들에게 오롯한 환상을 심어준다. 추억과 환상의 경계에서 들리는 작가의 이야기. 파인데이즈는 그래서 매력있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는 떠나도 일본어는 남는다
조정순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어를 전공한 내게 '20대 한국인 여성'이 가지는 특유의 일본어 억양과 뉘앙스는 정말 해결하기 힘든 난제로 남아있다. 나름대로 일본 드라마나 쇼를 보면서 일본 여성들의 발음과 억양을 따라하려 애써보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교환학생으로 일본에서 발음 관련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께서는 나를 포함한 한국인 여학생들의 억양이 하나같이 똑같은데, 그 억양이 일본인에게서는 잘 나오지 않는 미묘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름대로 일본인의 발음과 많이 유사했다고 생각했던 우리는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에게 일본어를 배우는 형식적인 문어체의 말투가 아니라, 처음부터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일상 회화를 통해 일본어를 습득한 저자의 이야기는 깊게 인상에 남았다. 일본어는 하나의 언어이다. 학습 내용으로 본다면 말 그대로 학습적인 것이 되어버리겠지만, 그녀의 접근처럼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본다면, 말을 하기 위해 억지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체득될 수 있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필요에 의한, 강요되지 않은 언어 습득은 학습으로서의 스트레스를 줄여줌은 물론이고 더욱 자발적이교 효과적인 언어 습득 능력을 갖게 해 줄 것이다.

 

 전공도 아니었고, 흥미도 딱히 없었던 일본어를 접하면서 그녀의 인생이 달라졌다. 단지 일본어를 재미있게 배웠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능력을 가지게 된 그녀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본어와 얽힌 그녀의 인생을 당당하게 풀어가는 내용이다. 그녀가 내놓은 참신한 사업 아이템들을 통해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할 수 있었고, 사업가로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인드를 통해 책을 읽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가져다 준다. 무엇보다도 떠나는 것이 미련을 갖지 않고, 낯선 것도 새롭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그녀의 자세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 하단부에 틈틈이 제시되어 있는, 학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일본어 표현들은 그녀에게서 무료강습을 받는 행운이랄까.

 

 박신양씨와의 면접 때, 그녀가 내뱉은 말은 나를 충분히 반성하게 했다. 일본어 강사라는 위치에서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배울 것이 더 많다고 했다. 왜 나는 그것을 잊고 있었을까. 나는 아직 배워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무언가 일이 잘 풀려간다는 느낌이 많은 요즘이라 방심하고 있던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해 주는 말이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어려워지고, 더 익혀야 할 것이 많아진다는 사실. 앞으로 평생 잊지 말아야 하며, 몸으로 느껴가야 할 말이라 생각된다.

 

 표지에 있는 그녀의 당당한 미소는 이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계속 머리 속에 남아있다.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했기에 그녀는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만약 호텔리어라는 동경의 직업을 계속 추구했다면... 그녀는 지금의 그녀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동경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20대의 중턱에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기 못해 머뭇거리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했던 방식대로 흰 종이에 동그라미를 그려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이 희망하는 것,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을 적어 여러가지의 경우의 수를 찾아두어야 한다. 어쩌면 동그라미 밖에서 자신의 길이 보이게 될 지도 모른다. 길을 찾았다면, 그 후로는 열정을 가지고 몰아붙이는 수 밖에. 수중에 남은 1만원짜리 지폐에 동그라미 4개를 더 붙여 1억짜리 지폐로 만든 그녀의 의지가 우리에게도 필요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오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내가 헛되게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절실히 갈구하던 내일이다.'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말을 이 책의 한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내일 또는 다음의 생, 어느 것이 먼저 올지 우리는 결코 알지 못한다.'(p.239) 라는 말은 당장 내일이라는 순간, 어쩌면 바로 한 시간 후의 그 순간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제목은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이다. 불편한 삶이지만 살아볼 만하다는 것일까. 아니면 지나치게 삶에 미련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일까. 제목이 줄 수 있는 다양한 의미를 유추해보며 책을 넘겨간다. 새파란 하늘과 웅대한 자연 속의 소박한 문명이 자리해 있는 티베트가 가득하다. 그 티베트의 새파란 하늘 아래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한번쯤 물음표를 던져보게 될 것이다.
 

  불교의 나라 티베트에서 현진스님의 두 눈이 본 광경들과 가슴이 느낀 삶에 대한 작은 고찰들이 이 책 한 권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색연필이나 형광펜을 들고 이 책을 마주한다면, 매 페이지마다 알록달록한 색색으로 문구 하나하나를 물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문장 하나 하나가 소중하며, 담아두고 싶고 기억하고 싶게 만드는 것들이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본다. 진정으로 내게 필요한 '그 말'은 무엇일까 하고... 백 개가 훌쩍 넘는 색칠된 문장들 중에서 나는 과감히 이 책의 타이틀을 수첩 맨 위에 적어넣는다.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목적을 행복으로 채워넣으려 애쓰고 있다. 행복을 추구하다보면 그에 준하는 좌절과 시련이 있게 마련인데, 가끔 그런 좌절과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진감래라는 말을 상기하며 다시 힘을 내지만,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버린다면... 과연 포기할 것인가? 100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해서 100의 행운이 돌아오지는 않는 법이다. 수많은 자기계발 도서나 삶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에세이들이 하면 된다는 말을 내뱉고 있지만, '과연 우리의 현실적인 삶도 '하면 된다'에 준하는 것들일까?'라는 물음에는 적잖은 의문을 품게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삶이 어차피 불편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보자. 아주 사소한, 정말 별거 아닌 행운조차도 즐거워 질 것이다. 그리고 마주하게 되는 시련은 당연한 삶의 과정의 하나가 된다. 어쩌면 제대로 삶을 즐길 수 있는, 힘든 삶조차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의미로 이 책의 제목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책 속에 가득 찬 티베트의 파란 하늘은 지금 내 머리 위에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하늘과는 무척 다르다. 고층빌딩에 가로박혀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잘려나간 하늘이 한국의 하늘이라면, 티베트의 하늘은 한없이 넓고 한없이 높다. 그리고 생각하게 한다. 그런 웅장한 하늘을 보며 살아갈 수 있기에 이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고 자연의 순리를 더욱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티베트의 하늘을 보고 있자니 하늘이 넓은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이 책은 티베트 방문을 통한 기행 에세이의 성격이라고 하기에는 기행의 요소가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어딘가로의 떠남으로 얻게 될 수 있는 감정이나 생각은 빠짐없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은 단지 티베트로 떠난 저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이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삶의 기행' 이야기이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 내가,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이 거닐고 있는 불편한 그 삶의 기행 에세이말이다. 나는 비록 불편한 삶이지만, 이렇게 삶 속을 잘 거닐고 있으니, 당신도 잘 거닐어 보도록 노력하라는 저자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민음사 모던 클래식 29
알레산드로 보파 지음, 이승수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끼와 거북이, 브레멘 음악대 이후로 이런 우화는 처음이다. 총 스무 편의 짧은 소설들 속에 스무 마리의 비스코비츠가 앉아 있다. 그들은 그들이 속한 동물 사회에서 최고의 엘리트이다. 여왕벌의 신랑이 되는 비스코비츠, 전갈 세계의 대왕이 되는 비스코비츠 등 재력과 권력을 겸비한 그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하나같이 리우바라는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다. 그들은 사랑조차도 소홀하게 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리우바를 위해 마음을 다 바치며, 심지어는 사마귀 비스코비츠처럼 목숨까지 바치기도 한다. 가장 열심히 가장 알찬 인생을 사는 그들이지만, 우리는 소설의 결말에서 허탈한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아니, 가장 완벽한 생을 산 그들이기에 그들의 생의 종지부가 더욱 허탈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동물이 사람처럼 생각을 한다. 책장을 넘기면서 수십 번이나 이 이야기가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물고기나 해조류, 곤충들은 사람처럼 뇌가 아니라 다른 어떠한 특정 부위로 사고를 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전제를 하고 나니 더욱 현실성있게 이야기 하나 하나가 내게 녹아든다. 솔직히 조금 무섭기도 했다. 아니, 많이 두려워졌다.

 

 스무 마리의 비스코비츠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참으로 강력하다.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한 그들이다. 그리고 그 최선만큼의 결실을 이뤄낸 그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비참한 말로는 참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아이러니라고 생각할 것도 없다. 그들의 -동물의-이야기를 우리는 사람의 언어로 풀어내었으며, 사람의 관점으로 보고 있다. 비스코비츠들의 비참함과 비참하지 않음의 기준은 사람이 결정하며, 그들의 삶의 완성도 역시도 사람의 기준으로 결정이 되었다. 재력과 권력, 능력을 겸비한 비스코비츠들은 사람들에게 훌륭해 보일지라도 그들이 속한 동물세계에서도 같은 훌륭함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 왜 제목에서 넌 동물이야라며 비스코비츠들의 정체를 다시금 확인시켰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열 글자의 묘한 타이틀은 사람과 동물의 경계선을 선명하게 그어놓는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소설을 읽은 나를 비롯한 독자들은 비스코비츠들과 리우라들에게 한없이 조롱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정하는 완벽함의 기준이 진정으로 옳은 것인가에 대해 다시 재고할 기회를 주기 위해 그들은 비스코비츠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다양한 비스코비츠들이 안고 있는 고뇌나 문제들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안고 있는 그것들과 다르지 않다. 비스코비츠들이 꿈을 이루거나 목표를 달성하고, 정상에서 최고의 기쁨을 누리지만 결론은 한결같다. 그리고, 그들이 맞이한 결론이 우리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표지의 앵무새가 한없이 여유로워 보이고, 걱정없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앵무새가 고개를 돌린 전화기라는 인간의 문명이 한없이 초라해보이는 것은 내가 이 책에 빠져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성공의 기쁨이나 큰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하게 될 때마다 나는 비스코비츠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게 당연할 것이다. 적어도 비스코비츠같은 비참한 느낌의 엔딩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때의 성공이나 쾌락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