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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2disc) : 디지팩
유하 감독, 남궁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이 비열한 거리는 조폭영화다. 지금까지의 친구나 비트 등의 심각한 조폭영화이다. 가문의 영광이나 두사부 일체와 같은 그런 코믹소재가 아니란 것이다. 그래서 잔혹하다. 그리고 멋있다. 하지만 가까이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 먼세계이다. 영화속의 조폭들을 보면 남자들 중에서 그 세계를 동경해보지 않았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나이 의리와 남자다운 싸움실력 그리고 로망.... 정말 영화 속이나 드라마 속의 조폭들은 사나이들의 이상향 그 자체이다. 강한 남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위험하다. 이 조폭 영화는 현실이 아니란것 때문에 위험하고, 또 조심스럽다. 성인들은 이미 현실...지극히 현실속에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결코 이러한 비현실에 빠지진 않는다. 다만 먼세계를 강건너 불구경을 할뿐.... 그렇지만 청소년들은 현실감각이 분명히 떨어진다. 그렇기에 조폭영화가 그들이 보기엔 참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다. 청소년들은 아직 현실이 아닌 이상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참 걱정스럽다. 이 멋있는세계.... 이 멋있는 의리 ... 사나이들의 세계 속에서 그 묘한 매력 속에 빠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도 어김없이 재미와 동시에 이런 걱정이 찾아오는 것은 어쩔수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꼭 의리와 로망만 있는것은 아니란것을 알지 모르겠다. 이런 것을 볼때는 멋있는 것만 보지 그 뒤에 숨은 잔혹함은 보지 못하나 보다. 대부분 이런 진지한 조폭 영화에는 항상 '배신'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이런 영화는 항상 마무리가 찝찝하다. 그리고 초반부터 예상이 된다. 주인공들의 비극적 결말이... 이 영화에서도 역시 배신이 참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어놓는다. 도대체 누굴 믿어야하나.... 친구란 존재를 믿을 수 있는 존재인가...이 세상에 믿을건 결국 나 밖에는 없다는 것인가!! 왜 항상 배신자는 가장 가까운 친구인지 도대체가 암울할 뿐이다.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부하에게 배신당하고, 역시 비극적이다. 결국 주인공만 불쌍한 놈이 되는것이 이런 영화의 당연한 결말인것 같다. 어쩐지 처음부터 부하들에게 배신당할 영화라는 것은 예상이 되었고, 주인공도 참 나쁜짓을 많이 했지만 왠지 슬픈 영혼이 아니였나 싶다. 결국 혼자 죽어갔던것이 아니던가....아무도 모르게... 온갖 배신속에.... 결국 그런거다. 마지막 장면에 조인성이 멋있는 말을 남긴다. "진짜 의리있는 건달얘기"를 만들라고.... 하지만 그런건 없다. 그런건 이상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 아닐런지... 감독도 그런 의미를 담아낸것이 아닐까 싶다. 진짜 의리있는 건달얘기란 없다는 것을.... 그래서 마지막 그런 장면을 보여주었던것은 아닐런지.... 이상하게 참 슬프다. 주인공은 분명 나쁜 사람임에는 분명했는데, 적어도 배신을 하지 않은 사람이 존재했다면 이렇지 않을텐데 친구, 부하, 회장...... 너무나 고독한 영혼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화를 자초한건 주인공이었다. 너무 급하게 질러간것이 문제였다. 출세를 위한 최단거리를 가려고 너무나 많은 무리를 했던것이 화근이 아니었을까 싶다. 돌아갔다면 검사 살해라든지, 두목살해라든지는 없었을텐데.. 이 것을 보면서 다시한번 진리를 깨닫는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진리를....
참 조인성도 이런 것에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 제대로 형님역할을 잘 소화해 내는 것 같았다. 말투도 제대로고, 싸울때도 진짜 제대로 폼이 났던것 같다. 조인성이 나온 영화는 많이 못봤던것 같은데, 영화배우로서도 정말 손색이 없는 배우인것 같다.
조폭영화... 남자들이 영화로만 접하는 그들의 세계는 참으로 멋있고 동경의 세계이지만 동시에 참으로 두려운 존재이다. 의리의 세계이지만 거의 대부분 배신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배신을 보기 보단 그 화려함에 빠져 들고 만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그 길로 빠져 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조폭영화에서는 배신은 항상 잔혹하다. 일반 배신이 아니라 결정타의 배신이기에 더 그러하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칼을 맞는 경우가 많다. 왠지 이 영화는 '친구'와 많이 비슷한 것 같다. 출세를 위해 달려가던 주인공이 브레이킹을 당한다는 ....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말이다. 그런것이다. 이 세계의 질서는 힘의 세계이기에 멋있고, 동경스럽지만 그만큼 잔혹한 맹수의 세계인것이다. 그리고 쓸모가 없어진 힘잃은 맹수 조인성은 결국 제거가 되는 것이다. 민호는 과연 처음부터 배신을 할 생각 이었을까? 마지막에 과연 조인성 생각을 했을까???만약 의도된 것이었다면 저말 민호는 독한 놈이 아닐 수 없는것 같다....
어쨋거나 이런 저런 생각을 다 버리고 재미있었다. 끝날때쯤에 남겨진 비운을 남기고, 한편의 재미있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비열한 거리..... 비열한 거리도 좋지만 왠지 유쾌한 개콘의 비굴한 거리가 더 즐거운거 같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한편의 심각한 영화를 보고 나니 왠지 우울해지는 기분이다. 영화도 비열한 거리 보단 비운의 거리가 어울릴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