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잠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제 나에겐 진부의 이미지가 된 듯하다. 처음엔 신선함과 혁신의 이미지였으나 그의 작품을 처음 읽은지 18년... 이제 그의 작품에서는 그다지 신선함과 혁신의 감성은 나는 찾을 수가 없다. 이미 앞선 작품들에서 그의 생각을 거의 들여다 봐서인지 내용에서도 전개 방식에서도 신선함을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작품이 나오자마자 봤던 예전과 달리 아직도 제3인류를 보고 있지 않다. 왠지 어떤식으로 전개가 될지 알것만 같은 느낌 결말까지 가는 길에 무슨 점포와 무슨 건물들이 있는지 상세하게는 몰라도 왠지 직선도로이고 산이 많은 동네이고 잘 정돈된 서쪽으로 난 길이란 대강의 이미지는 알 것만 같은 느낌. 


 이번 소설도 그다지 읽어보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기회가 돼서 읽어봤는데 그냥 스토리만 읽어 간 느낌이다. 예전에는 읽을 때 생각도 많이 하면서 읽었는데 어느샌가부턴 그냥 줄거리 확인하려고 읽는 느낌이다. 어쩌면 책 보다 내 상황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책이란 게 여유가 많을 때 곱씹으며 읽어야 하는데 어릴 때와는 달리 책을 읽는 데에도 초조함이 앞선다. 할 것도 많은데 여유롭게 소설이나 읽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책이란 건 확실히 여유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여유로울 때 읽은 책들은 가슴으로 읽게 되는데 여유가 없을 땐 그냥 머리로 스토리확인용으로 읽는 느낌이다. 잠 자체에 별로 신선한 게 없기도 하지만 그런 상황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그렇다고는 해도 진행이 좀 엉뚱하긴하다. 타나토노트처럼 가는 듯하다가 돌고래족의 신이 오버랩되나 싶다가 그냥 어영부영 꿈에 대해서 억지로 진행하다가 끝난 느낌이다. 베르나르가 나에게 진부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한 때 내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아이콘이지만 이젠 더이상 충격을 줄 수 없는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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