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성능 테스트 IV - 발열 및 소음

한여름 불볕 더위가 임박했다. 여름이 되면 그 어느때보다 불쾌지수는 높아만 가고, 우리의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쉴새없이 땀을 배출해 낸다. 짜증이 나는 것은 PC도 마찬가지다. 실내온도가 높아 본체 내부 곳곳에 장착되어있는 각종 팬들은 회전수를 높여 열심히 부품들의 열을 냉각시키고, 이도 안되면 클럭을 낮추어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도 한다.

하드디스크 또한 손으로 만지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발열량이 높아진다. 전기적 특성상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열은 물론이고, 고속으로 회전하는 스핀들 모터까지 가세하기 때문이다. 또한, 플래터의 수가 많은 제품일수록 발열량 증가를 부채질한다.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는 주변 온도가 55℃를 넘어서는 환경이 아니라면 사용에 문제가 없도록 강하게 만들어 졌다. 즉 고의로 난로 옆에 가까이 둔다거나 직사광선을 쏘이지 않는 이상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는 발열로 인해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시스템 내부 온도를 증가시키는 또하나의 주범이 될 수 있다. 열 냉각을 위해 바빠진 각종 팬들은 시끄러운 소음을 동반시키며 심한 경우에는 열에 민감한 CPU와 비디오 카드에게까지 영향을 끼쳐 자칫 시스템 다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즉 장기적인 측면으로 볼 때에는 하드디스크의 안정성과 더불어 시스템 내부의 열냉각을 위해 별도로 신경 써주는 것이 무더운 여름을 대처하는 올바른 관리 요령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 지금부터 발열과 관련해 특별한 문제점은 없는지 그리고 작동중인 하드디스크의 온도를 체크해 보도록 하겠다.


▲ 측정 부위 (실내온도 24℃ 유지)

100% 정확하다고 볼 순 없겠지만 편차를 최소화하고 전체 온도에 근접하는 결과를 얻어보고자 윗면 상단부 A지점과 하단 측면부 B지점의 표면 온도를 각각 측정하여 평균을 낸 것이다. 별도의 디지털 온도계를 사용했으며 테스트가 이루어 졌던 실내온도는 24℃로 유지시켰다.

1)발열 점검

부팅 직 후부터 60분이 되는 시점까지 아무런 작업이 없는 평상시의 온도 변화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플래터가 5장이라 제일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히타치는 여느 제품보다 좀더 신경써서 제작된 열방출 구조의 덕을 톡톡히 받아 타 제품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종 60분이 되는 시점에서는 웨스턴디지털이 47.1℃로 가장 높았고 히타치, 씨게이트, 맥스터는 모두 45℃대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삼성은 43.3℃로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 제품 모두 PC 운영에 문제없는 정상 범위 내에 있다는 것.

이번에는 평상시 60분이 되는 시점에서 20분간 엑세스를 가한 후 온도 변화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발열이 심화될 수록 하드디스크의 여러 구조적 특징에 따른 온도차이가 두각을 드러낸다. 80분이 되는 시점부터 일정한 온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때 초반에 양호한 온도를 보였던 히타치는 51.1℃로 가장 높았고 웨스턴 디지털은 50.2℃, 씨게이트는 48.5℃, 맥스터 48.1℃ 순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삼성은 45.5℃로 가장 낮았다.

이렇듯 평상시와 엑세스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 제품도 있었고 용량이 동일한 제품이지만 온도차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구조적 측면으로 볼 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플래터의 수와 PCB의 설계 형태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된다. 즉 삼성은 플래터의 수가 상대 제품에 비해 3장으로 가장 적었고 히타치의 경우 일정 온도로 접어들면서부터 동급 제품보다 1장이 더 많은 플래터가 그만큼 더 많은 열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며 웨스턴디지털은 뒤집힌 PCB로 인한 발열량 상승은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소음

일반 유저들의 하드디스크 구매 조건으로 가장 먼저 자신에게 맞는 용량을 생각할 것이며 그다음으로 가격, 브랜드, 성능, A/S 관련 사항을 조목조목 따진다. 또한 소음에 민감한 사용자들은 정숙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예전과는 다르게 정숙도를 지향했던 유저들의 마음이 점차 바뀌어 가고 있는 듯 하며 이는 Serial ATA 인터페이스 등장 이 후 뚜렸해 지기 시작한다.

제조사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성능 향상에 따른 소음이 동반될 수밖에 없었던 물리적 특징의 이해와,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세대가 바뀌면서 하드디스크 본래의 소음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전환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의 장본인으로 2002년도 초반에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씨게이트의 바라쿠다 IV 제품이 너무나 조용했던 나머지, 이에 길들여져 있던 사용자들의 불만이 터지면서부터 가시화된 듯 보인다.

여전히 조용한 제품만을 고집하는 유저들이 있다면 지금의 고용량 하드디스크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저용량 제품보다 플래터가 많아 스핀들 모터 회전시 진동을 더하며, 덩달아 헤드를 쥐고 있는 암의 추가와 이들의 움직임 즉 접근시간까지 빠르니 엑세스시 소음도 상대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500GB 용량은 주력 시장을 타켓으로 한 제품이 아니며 저용량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또한 비싸다. 즉 평범한 일반 사용자들과는 거리가 먼 제품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아래는 전원인가시, 랜덤 엑세스시, 종료시 총 세 가지의 하드디스크 작동 소음을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하에 정리해 본 것이다. 무소음실에서 전문 장비를 동원하여 테스트되어야 정확한 소음치를 측정해낼 수 있겠지만, 그러한 환경이 되지 못해 무척 안타깝기만 하다. 소음은 개인 편차가 클 수밖에 없음을 상기하고 그저 참고 하는데에 의미를 두도록 하자.

-웨스턴디지털 : 전원 인가시 헤드를 깨우는 소리와, 또 헤드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종료시에 독특한 작동음이 1초간 선명히 크게 들린다. 그러나 엑세스시 소음은 동급 제품 중에 가장 조용한 모습이지 않았나 판단된다.

-씨게이트 : 씨게이트도 전원 인가시와 종료시의 소리가 감지됐다. 웨스턴디지털의 2분의 1정도 수준인 듯 하며 종료시 소리는 시작시 소리보다 더 작다. 엑세스시 소음은 웨스턴디지털 다음으로 조용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맥스터 : 전원 인가시 소음은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중간정도로 보이며 종료시에는 그보다 훨씬 약하게 감지 됐다. 엑세스시 소음은 위 제품들 다음순으로 크게 들리는 것 같다. 스핀들모터에서는 여타 제품들과 다른 특유의 작동음이 들린다.

-히타치 : 앞서 살펴본 제품들과 다르게 전원인가시와 종료시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접근시간이 빠르고 플래터가 5장인 제품인지라 엑세스시 소리가 제일 요란하다.

-삼성 : 전원인가시 소음은 웨스턴디지털과 비슷한 음색이었으며 이보다는 짦고 소음의 크기는 절반 수준으로 보인다. 종료시의 소음은 감지되지 않았다. 15ms대의 접근시간과 플래터가 3장인 제품인 만큼 엑세스시 소음은 가장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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