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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전 2 - 전한.후한 편
렁청진 엮음, 장연 옮김 / 김영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지혜의 사전이라...과연 지혜의 사전이라함은 무엇일까? 수학공식이 하나라도 더 나온 지식을 위한 책일까?아니면 언어를 배우기위한 국어사전같은 존재일까? 지혜의 사전이라하면 말그대로 지혜의 집합소... 즉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망하라한 책이라고 볼수 있다. 이책을 구입한지는 벌써 4년째인데 여전히 2권을 읽을정도로 시간이 오래걸린다. 책이 두꺼운것도 두꺼운것이지만 읽는데 다음이야기에 대한 흥미유발이 전혀 없기때문에 더욱 느긋하게 읽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 파트별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기때문에 그 한 파트만 읽고 나면 다음이야기는 궁금해지지가 않는다는 것이 이책을 이리도 오래 읽게 만드는 것일것 같다.
전한, 후한... 합쳐서 한나라. 중국 역사에서 중국 민족들이 가장 자부심 있어하는 한나라가 이번 2권의 테마였다. 한나라의 발생과정을 살펴보면 강한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한나라 고조 유방과 초패왕 항우. 이건 누가 봐도 어리숙한 유방보다 씩씩하고 강한 카리스마의 패왕 항우가 제왕감인건 분명한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역사는 유방에게 제왕의 자리를 선사했다. 역사에서 제왕이라하면 한사람만이 제왕감이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준것이기도 하다. 유방 하나를 보면 정말 보잘것없는 건달주제에 불과하지만 그는 사람이 모이게 하는 능력과 시대의 운을 가지고 있었고 역사는 그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안다.......... 바로 그러하다 역사에서 절대란 없다. 그건 스포츠에서도 마찮가지 이다. 브라질과 한국이 붙는다면 한국이 무조건 진다고들한다. 그리고 한국이 이기면 뽀록이니 우연이니 말들이 많다. 2002년 월드컵이나 유로 2004등의 수많은 경기를 봐도 알수 있다. 이기는 자가 강한거고 살아남는자가 강한것이다. 그런 우연성이 없다면 경기자체가 필요가 없을것이다. 그냥 월드컵 개최하자마자 가장강한 브라질에 무조건 트로피를 주면 될것이기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항상 브라질이 우승하지만은 않는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연이란 요소를 스포츠에서 인정을 해야할것이다. 그리고 역사도 마찮가지이다. 역사에서 운은 천운 또는 대세, 등의 말로 많이 쓰인다.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대업을 이룰수없음을 얘기한다. 그리고 대세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 불안정성이 존재한다면 그건 자연의 이치에 따라 붕괴되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예가 바로 우리나라의 삼국 통일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제갈량도 한반도의 삼국상황을 보고 천하삼분지계를 생각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에서는 삼국간의 힘의 균형이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수백년간 완벽한 힘의 균형하에 대립을 해왔다. 그러던것을 신라가 그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외세란 것을 사용함으로 불안정한 통일을 이루고 한민족은 거기에서 꼬인 역사가 후대 천년이 넘는 현재까지도 그 불운함이 전해지고 있다. 그당시 지들끼리 치고 박으면서 완벽한 힘의 원리에 의해서 자국통일을 했다면 한반도는 더욱더 자주적인 길로 들어섰을지 누가 알겠는가. 만주에 살던 민족들은 한번쯤은 세상을 호령하였을정도로 중요한 지역이 만주인데, 백제 고구려 신라 어느쪽이든 지들끼리의 힘으로 통일햇다면 고구려 영토 역시 한반도에 고스란히 남았을거고 어쩌면 역사에서 강대했던 거란이나 금국 처럼 중원을 벌벌떨게 만들었을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역사에 가정은 없는 법이니....
이번 테마는 어쨋든 한나라다. 한나라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국지가 바로 한나라 말기의 상황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삼국지에 관한건 많이 다루지도 않고, 그렇다고 적게 다루는것도 아니지만 삼국지에 연연할 필요는 없을듯 하다. 그보다도 지전이라는 책이 방대하고 독서 기간이 길다보니 내용을 하나하나 기억한다는건 정말 힘든일이다. 그래 이 책에서 얻는건 바로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이나 생각했지만 책을 읽음으로서 바뀌는 생각들이 존재할것이다. 바로 그때 마음속 깊은데서 한번 자극을 주고 지나가는것으로 만족하면 될듯싶다. 책을 두루두루 암기해서 좋은 얘기 해주고 그렇게 쓰면 좋겠지만 사실상 힘들다. 그냥 우선은 그 마인드를 확인하거나 수정하는데 큰 공헌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을 한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보면 인생철학같은것을 한번더 확신을 하게 된다든지 아니면 수정을 할수 있게 된다.
초창기에 읽었던건 생각이 안나지만 가장 최근에 읽었던것중에 효를 행하지 않는 사람은 나라에 충을 다할수 없다라는 구절이고, 또 부모가 죄를 지으면 고발해야 하나 숨겨주어야 하나를 공자에게 물어본 제자가 있는데, 공자는 숨겨주어야 한다고 해서 당시는 원리원칙과 더불어 특히 공자같은 사람은 정의를 원칙으로 할거 같기에 의아했는데, 다음을 읽어보니 설득이 되어버렸고, 마인드가 바뀌게 되었다. 뒷내용들을 읽고 있으니 깨닫게 되는건 법이란건 인간사의 질서요, 도덕이 인간사의 도리 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물론 직접적인 구절은 없지만 가슴속 깊이 생각했던것을 깨닫게 되는 기분이었다. 나는 어떠한 경우라도 규칙을 어긴다면 예외는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굉장히 고지식을 추구해 왔던것 같다. 법이란게 도덕의 아래라는걸 망각한체 인간사의 질서를 위해서라도 법에는 예외란 있을수 없고, 감정에 치우치는 법은 썩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예외는 있을수 잇엇다. 바로 도덕과 겹칠때가 바로 그러할때이다. 부모가 잘못했을때 고발을 하면 법은 지키되 도덕은 지킬수가 없게 된다. 이런경우는 도덕을 중시해야 한다는것을 말함이다. 하지만 이런 예를 들긴했지만 상당히 머리 빠지도록 복잡한 것이 아닐수 없다. 인간사에서는 반드시 예상가능한 것들만 존재하지 않기때문이다. 또 여러가지 뒤얽힌 복잡한 상황이 도래한다면 혼란스러울때가 분명있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때문에 이러한 지혜를 조금이라도 늘리려고 이런 독서를 하지 않나 싶다. 완벽한 지혜를 가지고 적용을 한다면 이미 성인일것이다. 공자같은 성인들은 이러한 물음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할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 외에도 제갈량과 조조 등 많은 일화가 소개 되었고,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나와있다. 특히 제갈량의 일화들은 흥미로운게 제갈량의 후계자가 있었다면 촉이 통일을 하는것도 가능하지 않았을까.......그런생각도 해본다. 사실 촉은 유비 생존때만해도 인재는 넘쳐났는데, 유비 사후 그리고 제갈량의 1차 북벌후 그 인재는 지나치게 감소하고 결국은 이렇다할 인재도 없이 제갈량이라는 거대한 기둥에만 의지해 나라를 지탱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제갈량이 죽으면서 촉이란 나라도 사실상 붕괴되는것이라고 볼수 있을것이다. 그에 비하면 오나라는 촉처럼 뛰어난 장수는 많지 않았지만 좋은 인재들은 많았기에 오래 지속될수가 있었지 않나 싶다.
아무리 양서라고 해도 비판없이 수용한다는건 위험한 일일것이다. 이 책이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판단하에 책이라는 재료로 자신에게 맞는 요리라는 독서로 알맞게 식사해서 그것을 잘 받아들이면 피가 되고 살이 되듯이 마음을 살찌울수 있을것이다. 어찌보면 한없이 딱딱하고 지루한 책일수도 있으나 몸에 좋은 약은 쓰다고, 지루하지만 책을 곰곰히 씹어보면 정말로 인생의 지혜를 느껴볼수 있음이라. 그리고 모래알만큼 성인의 정신에 가까워지는게 아닐까 싶다. 어짜피 우리는 성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을것이다. 하지만 성인에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은 많을것이다. 인간이라는게 신에게 가까워 지려고 하는존재이지 신이 되려는 존재가 아니듯이 말이다. 지전으로 조금은 현명해진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일것이다. 하지만 또한 아쉬운건 과연 지혜를 배울만한곳이 중국밖에 없나 하는것이다. 책이 좀 세계의 두루의 일화를 소개해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