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15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으로 2003년 발간된 책이 다시 복간되었다. 지난해 말에, 그리고 이제야 나는 이 책을 만난다. 정확히 말하자면 1988년 원서 출간 이후 20년 하고도 두 해가 더해진다. 문득 생각한다. 1988년, 거리를 내달리던 젊은이였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나는 뭐라 하였을까? 혹, 그때 만나보았는데 잊어버린 건 아닐까? 아마도 난 이렇게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하였으리라. "뭐, 뻔한 이야기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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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 역시 스물둘에 스물둘을 더한 나이를 막 넘어선 2010년, 오늘 만나는 이야기들은 새롭지는 않아도 신선하고 상투적이지만 감동적이다. 어렵지도 않고 쉽게, 재미있게 읽히는 에세이의 모범답안이다. 게다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간결하고 분명하다. 흠잡기 힘든 이야기이자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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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내 생각이 사실은 '생각의 세계'라는 슈퍼마켓 선반에서 골라온 것들을 합친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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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다섯 살이 되어 15년 전 썼던 글에 자신의 이력을 더하는 지은이의 삶은 놀랍고 또 부럽다. 그리고 지은이의 말에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책을 읽으며 밑줄을 치고 옮겨적다가 지친다. 평범하고 소박한 이야기인데 왜 이리 재미있고 가슴에 쏙쏙 들어오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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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아마도 진실의 힘이리라. 단순한 상상력과 추론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가득 담은 이야기, 주변에서 만나고 보아온 모든 것에 대한 애정들을 적절히 조절하며 들려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은이 역시 그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자, 모범처럼 살고 있으니 우리는 부담없이 따라가며 때론 웃고 때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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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 술집"(186~189)의 꼭지는 이 책을 통틀어 한 편을 뽑는다면 권해 드릴 이야기이다. 내용은 역시 간단하다. 여러 사람이 토요일 밤에 모여 어울려 마시고 시끌벅적한 술집에 누가 봐도 엄청나게 못생긴 인디언이 와서 술 한잔 마시다가 음악이 나오자 여인에게 춤을 청하고,… 놀랍도록 멋진 춤을 선사하자 사람들은 환호성과 함께 침묵에 빠져 있는데…. 이윽고 인디언이 한마디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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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뭘 기다리고 있어요? 춤을 춥시다."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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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그 술집에 있던 모든 사람 - 밴드와 사람들, 목사인 지은이도! - 이, 모든 곳 - 테이블 사이, 무대 뒤, 화장실, 당구대 주위 등- 에서 신명나게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 그동안에는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삶의 이야기가 앉아있던 나마저 들썩이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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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이런 이야기들, 지은이가 직접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의 명징한 규칙들이 솟아난다. 유치원에서 다 배웠을 법한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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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절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바로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우고,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갖다놓고, 제 것이 아닌 물건은 가져가지 말라는 가르침을 잊었기 때문이다.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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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보면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보인다.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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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안 돼!"하고 말한 상황에서 물러서기는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마음을 바꾸는 일은 잘못이 아니다.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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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우리는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고 착각하지 마시라. 제대로 살아가지 않는 삶은 제대로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우리는 배운다. 제대로 행동하기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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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뭘 믿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네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야." (2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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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2. 서늘한 밤, 공부하기 좋은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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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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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03-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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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옮겨 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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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는 말라.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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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신화, 꿈, 희망, 웃음, 사랑은 ~ (더) 강하다.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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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을 바라지 않고 좋은 일을 하는 것 (=) '미츠바'(mitzvah)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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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것을 항상 가질 수는 없지만 때로는 필요한 것을 얻게 된다. (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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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 아인슈타인 (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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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고 살게. 판단을 유보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게." (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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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을 잘 듣게. 자네 예산에는 즐거움을 위한 항목이 하나도 없네. 책, 꽃, 음악, 심지어 시원한 맥주 한잔할 돈조차 없어.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돈이 한 푼도 들어 있지 않아. 우리는 자네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돕지 않네."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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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언젠가는, 앞으로 가다보면 닿으리라. |
태도, 모든 것은 태도에 달려 있다. (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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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우리가 어떤 이름을 붙여주든 신경 쓰지 않는다. 이름 때문에 고민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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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에게 소리 지르는 일은 영혼을 죽일 수 있다. |
막대기와 돌은 우리의 뼈를 부러뜨리지만, 말은 우리의 마음을 부러뜨린다. (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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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큰일은 못합니다. 큰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
- 테레사 수녀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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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은 어떤 것이 자리를 내주고 사라질 때에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 없이는 삶도 없다. 예외는 없다. 모든 것은 왔으면 가야 한다. (2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