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널리 자랑할 만한 잃어버린 한국의 고유문화
김종서 지음 / 한국학연구원 / 200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혼자보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우리 겨레와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들을 망라하여 겨레의 뿌리찾기에서 선사시대의 유적까지, 그리고 중국의 사료들까지 하나하나 다 뒤적여서 찾아낸 지은이의 노고에 절로 머리가숙여진다. 그리고 그 내용들 하나하나가 다 알차고 소중한 것들이다. 최근에서야 우리 겨레의 옛이야기부터 찾아가며 만나는 나같은 이에게는 소중한 자료의 보고인 셈이다. 그만큼 많은 내용이 알차게 담겨 있다는 얘기다.
 
 특히 1장에서 다루어지는 '한국인은 한민족인가?천손족인가?'에서 듣게되는 우리의 하늘(느)님이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하나님과 어떤 유사성과 차이점이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독창적이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혼자생각으로도 기독교의 하나님보다 우리의 하느님이 훨씬 넓고 큰 개념의 낱말이라고 어렴풋이나마 짐작하였었는데 이 책에서 그 실상에 대한 추론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우리 겨레, 그러니까, 쥬신족이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과 환인의 후손인 천신족임은 솔깃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람의 조상인 원인류 유적에 관한 자료들도 정말 그렇기를 믿고 싶다. 하지만 최근의 유적 연구와는 조금 다른 기원설들이 소개되고 있는 부분도 있기에 2장의 '영장류와 인간의 탄생'부분은 설득력이 조금 떨어진다. 다른 학문과의 교류가 조금 더 깊어져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눈으로 드러난 모든 역사 유적에 대한 연구와 아울러 고대문헌에 나타난 겨레의 옛이야기들도 엄청 많이 소개하고 들려주는데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와 역사를 새로 만나는 기쁨은 매우 크다. 다만 컬러 원판을 담아내느라 책의 재질이 모조지?처럼 빤질거리는 점과 평범한 편집으로 인한 오밀조밀한 글자들이 집중을 방해하고 있어 조금 안타깝다. 혹 기회가 되어 재발간 또는 개정판의 발행이 이뤄진다면 판형과 활자를 좀 더 키워서 시원스레 편집되어 손에 받아 들 수 있다면 더욱 좋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으리라.
 
 고구려 사람들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밤이 되면 남녀의 무리가 모여서 춤추고 노래하며 논다. 귀천의 등급이 없다. ( 위서,<고구려전>에서 다시 옮김 ) (217)
 
 ….부여 사람들은 길을 갈 때나, 낮이나, 밤이나, 노인이나, 어린이나 가리지 않고 모두 노래를 한다. 온 종일 노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구려 사람들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그 나라의 각 도시와 촌락에서는 늦은 밤까지 남녀무리가 모여서 노래하고 춤추면서 논다……예에서는 10월에 하느님께 제사를 지내고, 밤낮으로 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논다. 이를 무천이라고 한다. ( 삼국지,<위지>에서 다시 옮김 ) (216)
 
  옛선조들의 "홍익인간 음주가무"를 여러 번 반복되는 이야기로 다시 만난다. "홍익인간 음주가무"는  "紅익人間 飮酒歌舞"로 적고 뜻은 "하루 일을 마친 사람들이 바알갛게 익은 얼굴로 모여 앉아 술 한 잔 마시며 노래하며 어깨춤 더덩실"하는 모습이 되겠다. 혼자만의 이야기, 그 뿌리를 옛 책들에서 다시 만나니 더욱 반갑고 즐거워진다.  오늘밤, 나도 옛모습으로 행복하게 하루를 마감해야겠다.
 
 
2009. 5.2. 낮, '紅익人間 飮酒歌舞'를 위하여~
 
들풀처럼
 
*2009-122-05-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