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傳 3 - 기록 아래 숨겨진 또 다른 역사 한국사傳 3
KBS 한국사傳 제작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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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연대기순의 익숙한 역사도 아니고 특정인의 일생을 가르치는 교훈적인 전기도 아니면서 무슨 역사책이 이리도 재미나게 읽힌단 말인가? 당장 달려가서 나머지 네 권을 만나보리라 생각하게 만드는 책. 깔끔한 편집, 적절한 컬러 사진들, 그리고 맛깔나는 이야기투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데 없는 역사이야기라니…고맙다, 재미까지 더해져 더욱 고맙다. - <한국사前 4권 서평 "다행이다">에서
 
 참 색다른 책읽기를 하고 있다. 다섯 권 한 세트로 나온 책이고 출판은 당연히 1권부터인데 내가 만나는 책의 순서는 4권-5권-2권-3권-1권이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아마도 기존의 [역사스페셜]이나 [HD역사스페셜]과는 다른 방식의 ''인물'로 만나는 또 하나의 역사'라는 내용때문에 사전 지식이나 마음의 준비가 없이도 부담없이 만날 수 있기때문에 가능한 읽기이리라. - <한국사傳 2권 서평 " '완벽'한 역사책">에서
 
Ⅱ.
 책을 읽던중 설움이 울컥,북받쳐온다. 이런 경험, 참 오랜만이다. 하지만 씁쓸하다. 조국과 겨레를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선 의병들이건만 승전보에 대한 시상은 커녕 남은 권력 부스러기에 위협을 느껴 그들을 고문하고 내팽개치는 권력자들이라니, 그 임금이라니….젠장, 현재의 모습이 거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란 말인가, 아픈 그만큼 더욱 참담하다. 의병장 김덕령의 죽음과 곽재우에 대한 홀대를 읽어내려가는 지금 이 순간..그냥 그대로 멈추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날들의 일도 거기서 그쳤으면 좋겠다. 가슴이 아려온다. 
 
 이 일로 곽재우는 사헌부의 탄핵을 받게 됐고, 영암에서 2년간 유배를 당한 후에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귀향 후 곽재우는 세상의 근심을 잊는다는 뜻의 망우당(忘憂堂)을 지었다. 그리고 점점 은둔에 빠졌다. 전쟁은 끝났어도 무능한 정치는 여전했고 세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 "조선이 꺾어버린 붉은 꽃 - 홍의장군 곽재우"에서 ) (122)
 
 어찌 이리도 똑같을 수 있단 말인가? '전쟁은 끝났어도 무능한 정치는 여전했고 세상은 나아지지 않았다'라니. 400여년이 지난 21세기의 모습이 이 정도 밖에 안되다니…아니, 전쟁도 끝나지 않았으니 더하다면 더한 지경이다. 책에 아로새겨 놓은 이 이야기의 맺음글이 우리를 또 한 번 슬프게 한다.
 
 곽재우의 일생은 그가 진정으로 원한 삶이 아니었다. 시대를 책임지지 못하고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지도자들이 있는 한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 (125)
 
Ⅲ.
 천주교가 이 땅에 들어오기 전 스스로 받아들여 전파시킨 "닫힌 시대의 젊은 열정- 광암 이벽"의 이야기는 처음 듣는 새로운 내용인데다 결국엔 '종교와 효'의 갈등속에서 단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무왕 대무예, 문왕 대흠무의 이야기는 당나라를 침공하고 중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자웅을 겨루던 강성했던 발해의 위용을 만날 수 있어 잠시나마 뿌듯한 기분이었다. 
 
 송강 정철의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는 선조 임금의 치졸함- 곽재우 역시 선조 시대의 인물이었음을 잊지 마시라 - 은 대왕 세종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풀어지기는 하지만 군주의 자리에 어떤 사람이 앉아 있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만큼 차이나는 백성들의 생활을 만날 수 있어 더욱 무거운 마음이 된다.
 앞부분에 등장하는 "백제를 재건한 중흥군주 - 무령왕"을 통하여서는 백제의 강성했던 한 시절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여인 - 정희황후"와 "여자여서 불행했던 시인 - 허난설헌"의 이야기는 조선시대내에서도 여인들의 행적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하여 가는지를 비교해볼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 역시 한국사傳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접근방식과 부담없는 이야기들로 시간은 훌쩍 넘어간다.
 
 간단하게 요약해보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내용들, 그 자체가 우리가 역사를 새롭게,꾸준히 읽고 다시 만나고 재해석해야하는 까닭이 되리라. 잘못된 역사의 반복을 막고 제대로된 관점의 역사를 바라보기 위하여 우리는 오늘도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수고로움을 더해야 할 것이다. 
 
 

2009. 3.30. 새벽, "백성이 좋아하지 않으면 이를 시행할 수 없다"

                ( <세종실록>, 세종 12년 7월 5일, 재인용) (267) :

                        전하, 그 말씀 더욱 그립습니다.
 
들풀처럼
*2009-094-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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