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빨간 날 - 달력나라 서바이벌
주경희 지음, 김옥희 그림 / 세상모든책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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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날, 공휴일, 법정 공휴일이 사라져간다. 나같은 직장인에겐 서글픈 현실이다. 여러가지 까닭으로 사라져가는 빨간 날들이 단지 나의 쉬는날만 앗아간 것이 아니라 그들이 품고 있는 중요한 의미들까지 가져가버려 이제는 그 날들의 의미까지 퇴색해버리는 것은 아닌지…자, 그럼 달력 속 치열한 투표 현장으로 들어가보자구.
 
 이런 우려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달력나라 서바이벌'이 시작된 것이다. 각각의 공휴일들이 자신을 빨간 날로 계속 유지해달라고 까만 옷을 입은 보통날- 백성들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가누가 빨간옷을 입고 국경일로 살아남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물론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직장인들은 하루라도 빨간 날이 더 늘어나기를 바라겠지만 현실은 냉혹한 법, 그럼 이제부터 빨간 날을 가려볼까나.
 
 1번 후보,설날, 당연히 빨간 날이어야겠지. 현재는 양력설(1),음력설(3)을 다 쉬고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설은 새해를 맞이한다는 개념에 맞추어 1월1일부터 3일간, 즉 1월1일 ~ 1월3일 이렇게 빨간 날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였다가는 수많은 까치까치 설날 옹호론자에게 돌을 맞을 일이겠지만…
 
 2번 후보 삼일절은 당연히 빨간 날로 지속되어야한다는 생각, 언제까지? 남북통일이 이뤄져서 중국도 일본도 더 이상 우리를 얕보지 않을 때쯤 되면 보통날로 되어도 좋을 것이야. 그런데 그 날이 오기는 하겠지?
 
 3번 후보 식목일은 현재는 보통날로 빠져있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중요한 날임은 틀림없기에 무조건 나무심으러 가는 날로 정하여 정상 출근/등교 하여 단체로 어딘가로 나무심으러 가면 좋겠다. 그러니까 까만 날이지만  나무심기를 위한 까만날이라는 것이지, 공부랑 일은 하지 않고. 어때, 이 아이디어?
 
 4번 후보 석가탄신일과 13번 후보 크리스마스는 개인적으로 빨간 날에서 좀 뺐으면 해. 왜냐구?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니까, 종교의 기념일엔 종교인들만 쉬면 되는 거 아니겠니? 안된다구? 그럼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믿는 사람의 숫자가 적다고 까만 날이고 신자가 많다고 빨간 날이라면 좀 우습지 않니? 하여 나는 이 두 날은 보통날이 되어야한다고 봐.
 
 5번 후보 어린이날, 반드시 빨간 날이 되어야지. 요즘 어린애들처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이 1년에 하루라도 더 편히 쉬도록 해야겠지. 이왕이면 5월5일 ~ 5월8일까지 나흘을 아이랑 어버이랑 편히 쉬는 날로 만들어 봄나들이도 다니면 좋으련만...힘들겠지..응?  종교 축일 이틀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말이야…
 
 6번 후보 현충일은 당연히 쉬어야지, 나라를 위하여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며 경건한 하루를 보내야지. 이 날은 모든 술집도 문을 닫고 쉬었으면 좋겠는데..유흥접객업소는 1년에 하루 이 날 쉰다더라 뭐…하루 술 안먹고 좀 경건하게 쉬면 안될까나. 아, 참 이 날도 개인적으로는 삼일절처럼 통일되고 간섭받지 않은 나라가 된다면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나. 그때쯤이면 시민의식도 성숙하여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는 일상적으로 갖출테니까….
 
 7번 후보 제헌절은 당장 뺐으면 해. 그리고 그 날은 현재 어처구니 없이 빠져있는 11번 한글날과 바꿔야한다고 생각해. 한글날의 중요성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이지만 제헌절은 겨우 해방 후 법치국가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여태 놀고 있으면 뭐해, 세상은 아직도 법대로 돌아가지도 않고 악법도 남아 있는데..차라리 통일되고나서 새로 만들어지는 헌법이 있으면 그 때를 기념하는 날이 빨간날이 되었으면 해. 그러니까 어서 한글날에게 빨간 옷을 양보하라구.
 
 8번 후보 광복절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의 의미가 있는 날이니까 당연히 빨간 날이어야지, 단, 이날도 역시 통일이 되면 통일 기념일로 바뀌어야겠지.
 
 9번 개천절은 무조건 빨간 날이어야지, 우리 겨레가 이 땅에 존재함을 선포한 날이잖아. 날짜야 연구끝에 바뀔 수도 있겠지만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빨간날이야. 뿌리를 잊으면 모든 걸 잊게되는거라구. 잊지말자구.
 
 10번 추석은, 먼저 왜 추석인거야, 한가위라는 멋진 우리말이 버젓이 있는데 왜 추석이라는 한자말을 쓰냐구? 이럼 안되지, 응. 그리고 한가위는 설날과는 달라. 음력설은 한 해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상실하였기에 1월1일로 설을 합치자고 하였지만 8월 한가위는 한 해의 풍요로움을 조상님께 감사드리고 흩어져있던 가족들이 모처럼 만나 함께 보내는, 우리 겨레에게는 가장 중요한 날인거야. 그러니까 이 날은 앞 뒤로 5일을 쉬면 안될까? 공장이나 몇몇 제조업체는 다들 그리 쉰다든데..아예 공식적으로 그렇게 쉬면 안될까? 차라리 월중 일요일을 하루이틀 줄이더라도 말이야.
 
 12번 국군의 날은 이제 지금처럼 하면 돼. 군인이 특수한 역할을 함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잖아. 그리고 직업을 기준으로 빨간 날을 주는 것은 어색해. 그러니 그동안 수고하였음을 잊지는 말고 지금처럼 자체 행사만, 우리는 옆에서 지켜보며 박수 쳐 주자구.
 
 11번 한글날은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어떤 개념없는 분들이 빨간 날에서 빼버렸는지 한심할 따름이야. 지금 우리세대가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빼버렸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그러는게 아니야,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 문화의 그 첫 번째가 한글인데,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극찬한다는 그 한글인데, 어쩌자고 이 날을 국가적으로 기념하지 않는거냐구.. 바보아냐? 모두들…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한 현실이야.
 
 자, 그럼 나의 의견을 정리해볼까? 설날+2, 음력설-3, 석가탄신일-1, 어린이날+3, 제헌절-1, 한가위+2, 한글날+1, 크리스마스-1 = 이렇게 하니 빨간 날이 2일 더 늘어나네…. 늘어나는 빨간 날이 문제라면 많이 쉬는 5월과 10월에 일요일을 하루 줄이더라도 이렇게 조정이 되면 좋겠어. 어차피 일요일이랑 빨간 날이랑 겹치면 가슴아프니까.. 올해처럼 말이야….응?
 
 

2009.2.21. 깊은밤, 이 연사 소리높여 외칩니다.

           높으신 분들. 한글날은 제발 빨간 날로 하입시다, 예~?
 
들풀처럼
*2009-05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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