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날, 공휴일, 법정 공휴일이 사라져간다. 나같은 직장인에겐 서글픈 현실이다. 여러가지 까닭으로 사라져가는 빨간 날들이 단지 나의 쉬는날만 앗아간 것이 아니라 그들이 품고 있는 중요한 의미들까지 가져가버려 이제는 그 날들의 의미까지 퇴색해버리는 것은 아닌지…자, 그럼 달력 속 치열한 투표 현장으로 들어가보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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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려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달력나라 서바이벌'이 시작된 것이다. 각각의 공휴일들이 자신을 빨간 날로 계속 유지해달라고 까만 옷을 입은 보통날- 백성들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가누가 빨간옷을 입고 국경일로 살아남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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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직장인들은 하루라도 빨간 날이 더 늘어나기를 바라겠지만 현실은 냉혹한 법, 그럼 이제부터 빨간 날을 가려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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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후보,설날, 당연히 빨간 날이어야겠지. 현재는 양력설(1),음력설(3)을 다 쉬고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설은 새해를 맞이한다는 개념에 맞추어 1월1일부터 3일간, 즉 1월1일 ~ 1월3일 이렇게 빨간 날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였다가는 수많은 까치까치 설날 옹호론자에게 돌을 맞을 일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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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후보 삼일절은 당연히 빨간 날로 지속되어야한다는 생각, 언제까지? 남북통일이 이뤄져서 중국도 일본도 더 이상 우리를 얕보지 않을 때쯤 되면 보통날로 되어도 좋을 것이야. 그런데 그 날이 오기는 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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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후보 식목일은 현재는 보통날로 빠져있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중요한 날임은 틀림없기에 무조건 나무심으러 가는 날로 정하여 정상 출근/등교 하여 단체로 어딘가로 나무심으러 가면 좋겠다. 그러니까 까만 날이지만 나무심기를 위한 까만날이라는 것이지, 공부랑 일은 하지 않고. 어때, 이 아이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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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후보 석가탄신일과 13번 후보 크리스마스는 개인적으로 빨간 날에서 좀 뺐으면 해. 왜냐구?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니까, 종교의 기념일엔 종교인들만 쉬면 되는 거 아니겠니? 안된다구? 그럼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믿는 사람의 숫자가 적다고 까만 날이고 신자가 많다고 빨간 날이라면 좀 우습지 않니? 하여 나는 이 두 날은 보통날이 되어야한다고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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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후보 어린이날, 반드시 빨간 날이 되어야지. 요즘 어린애들처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이 1년에 하루라도 더 편히 쉬도록 해야겠지. 이왕이면 5월5일 ~ 5월8일까지 나흘을 아이랑 어버이랑 편히 쉬는 날로 만들어 봄나들이도 다니면 좋으련만...힘들겠지..응? 종교 축일 이틀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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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후보 현충일은 당연히 쉬어야지, 나라를 위하여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며 경건한 하루를 보내야지. 이 날은 모든 술집도 문을 닫고 쉬었으면 좋겠는데..유흥접객업소는 1년에 하루 이 날 쉰다더라 뭐…하루 술 안먹고 좀 경건하게 쉬면 안될까나. 아, 참 이 날도 개인적으로는 삼일절처럼 통일되고 간섭받지 않은 나라가 된다면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나. 그때쯤이면 시민의식도 성숙하여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는 일상적으로 갖출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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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후보 제헌절은 당장 뺐으면 해. 그리고 그 날은 현재 어처구니 없이 빠져있는 11번 한글날과 바꿔야한다고 생각해. 한글날의 중요성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이지만 제헌절은 겨우 해방 후 법치국가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여태 놀고 있으면 뭐해, 세상은 아직도 법대로 돌아가지도 않고 악법도 남아 있는데..차라리 통일되고나서 새로 만들어지는 헌법이 있으면 그 때를 기념하는 날이 빨간날이 되었으면 해. 그러니까 어서 한글날에게 빨간 옷을 양보하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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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후보 광복절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의 의미가 있는 날이니까 당연히 빨간 날이어야지, 단, 이날도 역시 통일이 되면 통일 기념일로 바뀌어야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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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개천절은 무조건 빨간 날이어야지, 우리 겨레가 이 땅에 존재함을 선포한 날이잖아. 날짜야 연구끝에 바뀔 수도 있겠지만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빨간날이야. 뿌리를 잊으면 모든 걸 잊게되는거라구. 잊지말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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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추석은, 먼저 왜 추석인거야, 한가위라는 멋진 우리말이 버젓이 있는데 왜 추석이라는 한자말을 쓰냐구? 이럼 안되지, 응. 그리고 한가위는 설날과는 달라. 음력설은 한 해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상실하였기에 1월1일로 설을 합치자고 하였지만 8월 한가위는 한 해의 풍요로움을 조상님께 감사드리고 흩어져있던 가족들이 모처럼 만나 함께 보내는, 우리 겨레에게는 가장 중요한 날인거야. 그러니까 이 날은 앞 뒤로 5일을 쉬면 안될까? 공장이나 몇몇 제조업체는 다들 그리 쉰다든데..아예 공식적으로 그렇게 쉬면 안될까? 차라리 월중 일요일을 하루이틀 줄이더라도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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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 국군의 날은 이제 지금처럼 하면 돼. 군인이 특수한 역할을 함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잖아. 그리고 직업을 기준으로 빨간 날을 주는 것은 어색해. 그러니 그동안 수고하였음을 잊지는 말고 지금처럼 자체 행사만, 우리는 옆에서 지켜보며 박수 쳐 주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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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 한글날은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어떤 개념없는 분들이 빨간 날에서 빼버렸는지 한심할 따름이야. 지금 우리세대가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빼버렸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그러는게 아니야,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 문화의 그 첫 번째가 한글인데,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극찬한다는 그 한글인데, 어쩌자고 이 날을 국가적으로 기념하지 않는거냐구.. 바보아냐? 모두들…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한 현실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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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나의 의견을 정리해볼까? 설날+2, 음력설-3, 석가탄신일-1, 어린이날+3, 제헌절-1, 한가위+2, 한글날+1, 크리스마스-1 = 이렇게 하니 빨간 날이 2일 더 늘어나네…. 늘어나는 빨간 날이 문제라면 많이 쉬는 5월과 10월에 일요일을 하루 줄이더라도 이렇게 조정이 되면 좋겠어. 어차피 일요일이랑 빨간 날이랑 겹치면 가슴아프니까.. 올해처럼 말이야….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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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21. 깊은밤, 이 연사 소리높여 외칩니다.
높으신 분들. 한글날은 제발 빨간 날로 하입시다,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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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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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