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작은철학자 10
파비엔 브뤼제르 지음, 정고미라 옮김, 정보환 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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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바야흐로 꽃의 전성시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꽃미남의 전성시대다. 일본 만화가 원작인 "꽃보다남자"의 쾌활한? 성공을 우리는 요즘 거의 날마다 접하고 있다. 어, "꽃보다 남자"가 뭔지 모르신다고? 그럼 당연히 'F4'도 모르시겠네. 물론 여기서'F'는 'flower-꽃'의 약자이다. 그러니까 "꽃보다 남자"란 말은 "(아름다운)꽃보다 잘생긴 남자(들)"이라는 뜻이렸다.
 
 자, 여기서 느닷없는 질문 들어가는데…. 도대체 왜 우리는 '아름다움'하면 먼저 꽃을 떠올릴까? 꽃말고도 아름답다고 이름붙여 불러줄 것들은 많은데도 왜 '꽃'을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생각하는걸까? 내가 이 책을 손에 든 1차적인 까닭이었다.
 
 어떠한 것을 아름답다고 보는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는 그 사람이 어떠한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가, 아니면 불쾌감을 느끼는가, 편안함을 느끼는가, 불편함을 느끼는가에 따라 정해져요. (23)
 
 옳다구나. '편안함'을 주는 것이 우리에게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구나. 꽃을 바라보면 우리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편안해지니까, 그래서 아름답다고 느끼는거구나. 그렇지. '아름다움'이란 마땅히 우리네 삶을 기쁘고 즐겁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겠지. 그렇지 아니하면 절대 '아름답다' 할 수 없겠지…. 
 
 생각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오늘, 우리네 삶은 아름다운가?라는 질문이 뒤를 따라오네.  그럼 이렇게 답해야지. '오늘, 이 곳, 우리네 삶이 즐겁고 편안한가? ' 이 질문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때에만 우리 삶이 '아름답다' 말할 수 있으리라고….
 
Ⅱ.
 얼마전 이른바 '용산참사'라는 일이 벌어져 철거민 다섯 사람과 경찰 한 사람, 모두 여섯 사람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도대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뉴스를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변명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원인과 책임에 대하여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권력은 일방적으로 철거민들을 몰아붙이고 있고 그 속에서 하나씩 숨겨놓은 추악한 거짓말들이 드러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아, 오해들 마시라, 이 글에서 그 잘잘못을 따지자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니. 다만 그런 모습들, 안타까운 죽음과 그 죽음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우리 사회를, 지켜보는 우리들을 정녕 '아름다움'과는 더욱 멀어지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로 만들어가는 현실이 답답하고 더 안타깝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욱 더 'F4' 같은 가상의 캐릭터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리라. 
 
 지구 구석구석에서 동일한 아름다움이 상품과 생활양식을 통해 무한히 복제되고 있어요. ~ 풍경이 아무리 달라도, 문화적, 종교적 특색이 제각각 아무리 달라도, 그 모든 장소에서 호텔들은 획일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요.  우리는 다양성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걸 잊지 말고 미의 획일화에 반대해야 해요. 다양성이야말로 놀라운 기쁨을 선사하는 것이며 문화들 간의 대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48) 
 
 그래, 우리는 좀 더 느긋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다양성'을, 서로간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그런 문화를 가질 때도 되지 않았을까? 좀 더 가진쪽에서 차분히 기다려주고 설득해가며 다양한 목소리들을 조화시켜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진대 - 얼마전 어느 방송에서 비슷한 경우에 13년?간이나 주민들을 설득하여 동의를 얻어내고 함께 성공적인 재개발을 이뤄낸 일본의 사례를 보도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부끄럽다는 생각보다 먼저  화가 치밀어 올랐음을 고백해둔다. - 단, 이틀도 대화하고 기다려줄줄 모르는 문화를 어디서, 누구에게 탓해야할까. 다시 참담한 현실이다. 곁코 아름다울 수 없는....
 
Ⅲ.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아름답다고 느꼈으면 하고 바라'(33)는 것은 누구나 갖는 감정이리라.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얻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리라. 그림같은 예술작품을 통하여 우리가 만나는 아름다움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들 중의 하나이리라.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내면의 아름다움과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제서야 우리는 '찬란한 흔적 혹은 잊을 수 없는 느낌'(66)으로서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이런 것이 '아름다움'이라고....
 
 아름다운 것은 그 가치를 순순히 드러내 보여 주지는 않아요. 아름다움은 얇은 흰 베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 베일을 벗겨 내는 일은 언제나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요. 아름다움은 희비와 놀라움으로 가득 찬 긴 여행으로 초대받는 것과도 같아요. 그건 하나의 탐험이에요. 철학은 개념에 대한 탐험이고 예술은 형식에 대한 탐험이죠. 그런데 이 탐험은 공짜 여행은 아니에요. 아름다움을 만나기 위해서는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는 말이에요. 그렇지만 이 탐험과 더불어 삶은 의미를 부여받게 된답니다. (62)
 
 
2009.2.6. 딸아이랑 'F4'로 대화하는 이 시간들도, 그래, '탐험'이다
 
들풀처럼
*2009-032-02-04
 

 *딸아이는 결코 인정하지 않는 "F5" - 다섯 번째 멤버, 'Fake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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