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경제학
나카지마 다카노부 지음, 김숙이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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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서는 아줌마를 '여성다움을 포기한 존재' 또는 '여성다움의 유지를 그만둔 존재'라고 정의하겠다. (18)
 
 시작부터 확실하다. '여성다움을 포기한 존재'라니, 그럼 여자가 아니라는 말인가? 여자는 여자라는 존재자체로 아름다운 여자여야 하거늘, 여성다움을 포기하고 경제!를 위해 과감히 '아줌마'로 변신하다니…. 그래서 '아줌마'들의 파워는 강하다는 말인가? 처음부터 당황스러웠다. 특히 내가 '아줌마'가 아닌 '아저씨'이기에 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쓰윽 바라본 마흔 넘은 아내의 모습에서 나는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 앞의 말을 다르게 바라보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여성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그녀는 아줌마가 아니다'라는 생각, 가만 그럼 같은 나이 또래에도 '아줌마와 非아줌마'가 있다는 이야기인데 '아내'는 어느 쪽에 속할까? 생각은 파도를 타고 넓어진다.
 
 최근의 경제학 트렌드인 [인지 경제학],[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도 아줌마의 경제적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제 3장 아줌마는 합리적인 경제인이다"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처럼 아줌마는 '상황에 따라'(125) 행동하는 경제인일뿐이다.
 
 아줌마만큼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없다 ~ 아줌마는 정신적으로 거리낌이 없어진 존재라서 외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125) 
 
 이 책은 이처럼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까발려 오히려 그네들을 옹호하는 책이다. 그런데 편집이나 구성에서 특이한 부분이 있으니 일본인 저자의 책을 번역하면서 자료나 삽화 등은 대부분 우리 현실의 것을 가져다 쓰고 있기에 어쩌면 이 책이 단순한 번역본이 아니라 '엵어 옮김'에 해당하는 '편저(編著)'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만큼 역자의 수고로움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만약 그 사례들이 전부 일본어 원전의 것을 따왔다면 이 책의 흥미는 그만큼 덜하였으리라.  
 
 자, 그럼 나는 '아내'가 과감히 '여성스러움'을 포기하고 '경제학적으로 마땅한 행동에 몸을 던지는' 아줌마가 되기를 원하는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답은 '아직은 아니었으면'하는 생각이다. 아마 대부분의 남편들이 그러하리라. 악착같이, 아줌마처럼 살아가는 아내들에게 고마워하면서도 순간, 내가 얼마나 더 잘해야 아내를 아줌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으랴는 생각이 들면서 부끄러워 지는 것이다. 하여 나는 '아내'의 '아줌마'化를 적극 저지하리라 다짐하며 책을 덮는다.
 
 
2008.12.14. 저녁, '아내'가 웃고 있다. '빅뱅'을 보며 …. ^^*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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