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전국을 휩쓸던 변진섭의 노래 "희망사항"이 문득 생각난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로 시작하여 여러가지의 바람을 쏟아뱉은 뒤에 ' 난 이런 여자가 좋더라'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당당한? 남자의 모습에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했던 것일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은이가 주장하는 '35가지의 메시지 혹은 지침'들은 구구절절 다 옳은 말들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희망사항'이라는 말이 나오게된다. |
| |
| '유쾌하고 즐거운 수다를 환영하라', '아침 식사를 제공하라', '상호파견제를 시행하라', '튀는 직원을 대우하라', '수면실을 제공하라', '열심히 일한 직원,떠나게 하라'… 지은이의 주장! 35가지중 일부이다. 어쩌면 파격적이고 발칙하고 택도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직원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넥스트 컴퍼니]의 필요충분조건이 들어있다. |
| |
| 그런데 이처럼 지은이의 이야기가 다 옳은 말인데 왜 '희망사항'으로 그치느냐고? 옳은 일이면 마땅히, 그냥 실행하면 되는 것을…하지만 나는 그럴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중소기업의 중간관리자, 그것도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통상적인 개념의 - 아마도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이라도 화이트칼라 전문직의 사무실 - 직장인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유통업의 중간관리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괴롭히던 물음표였다. |
| |
|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지식을 쌓고 그것을 직접 실무에 적용해봄으로써 자기의 것으로 만들며, 거기에서 배우는 교훈들을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하면서 또 다른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것. 이 일련의 과정이 지식 경영의 진정한 틀이다. (23) |
| |
| 앞서도 말했다시피 이러한 지은이의 의견에 나는 120% 공감한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들 혹은 현장을 떠나서는 안되는 직업에 있는 이들에게는 이 책은 단지 '희망사항'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이 단지 몇몇 '경영자'혹은 'CEO'들만 대상으로 씌여진 책이라면 그래도 되리라. 하지만 소수의 경영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독자로 가정한다면 우리가 이 책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내가 이 책에서 무엇을 가져가야 하는지, 묻고 찾아가는 과정이 이 책의 효용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
| |
| 예를 들어 '15 직원들을 회사에서 내쫓아라' 같은 이야기는 창의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하여 적극 고무되어야할 아이디어이다. 그런데 지금 겨우 열 명가량 모여서 하루 업무를 '쳐내고' 있는데, 그래야만 효율이 나는데, 여기서 두어명 빠지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직원들이 빠지면 현장은 어떻게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내가 이러한 정책을 시행할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추진할 역량이라도 갖추려면 위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야만 하기에 생각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 |
| 책을 읽으며 차라리, 내가 고민하느니 사장님께 이 책을 통째로 가져다 드리는게 나으리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설사 'OK'승인이 나더라도 그 실행의 일정수립과 대안마련은 어차피 중간관리자의 몫이 될 것이기에 좀 더 세세하게 책에서 제안한 일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제안들이 '단지 '희망사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선사항'으로 하나씩 실천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하리라. 훗날 'CEO'의 자리에 내가 있을 때쯤이면 이 책의 내용중 많은 부분이 이미 시행되어 있도록... |
| |
| |
| 2008.12.13. 밤, 나만의 [넥스트 컴퍼니]를 꿈꾸는 ~ |
| |
| 들풀처럼 |
|
|
| *출판사에 드립니다. :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의 1차 부품협력업체 같은 중소기업에서도 이 책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이런 내용을 만나보지도 못할 그런 곳 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적절한 보완책이 없다면 아마도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단지 '희망사항'으로 그치고 말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