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컴퍼니 - 꿈 경영자의 시대가 온다
허병민 지음 / 거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한때 전국을 휩쓸던 변진섭의 노래 "희망사항"이 문득 생각난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로 시작하여 여러가지의 바람을 쏟아뱉은 뒤에 ' 난 이런 여자가 좋더라'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당당한? 남자의 모습에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했던 것일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은이가 주장하는 '35가지의 메시지 혹은 지침'들은 구구절절 다 옳은 말들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희망사항'이라는 말이 나오게된다.
 
 '유쾌하고 즐거운 수다를 환영하라',  '아침 식사를 제공하라', '상호파견제를 시행하라',  '튀는 직원을 대우하라', '수면실을 제공하라',  '열심히 일한 직원,떠나게 하라'…  지은이의 주장! 35가지중 일부이다. 어쩌면 파격적이고 발칙하고 택도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직원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넥스트 컴퍼니]의 필요충분조건이 들어있다.
 
 그런데 이처럼 지은이의 이야기가 다 옳은 말인데 왜 '희망사항'으로 그치느냐고? 옳은 일이면 마땅히, 그냥 실행하면 되는 것을…하지만 나는 그럴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중소기업의 중간관리자, 그것도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통상적인 개념의 - 아마도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이라도 화이트칼라 전문직의 사무실 - 직장인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유통업의 중간관리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괴롭히던 물음표였다.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지식을 쌓고 그것을 직접 실무에 적용해봄으로써 자기의 것으로 만들며, 거기에서 배우는 교훈들을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하면서 또 다른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것. 이 일련의 과정이 지식 경영의 진정한 틀이다. (23)
 
 앞서도 말했다시피 이러한 지은이의 의견에 나는 120% 공감한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들 혹은 현장을 떠나서는 안되는 직업에 있는 이들에게는 이 책은 단지 '희망사항'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이 단지 몇몇 '경영자'혹은 'CEO'들만 대상으로 씌여진 책이라면 그래도 되리라. 하지만 소수의 경영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독자로 가정한다면 우리가 이 책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내가 이 책에서 무엇을 가져가야 하는지, 묻고 찾아가는 과정이 이 책의 효용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15 직원들을 회사에서 내쫓아라' 같은 이야기는 창의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하여 적극 고무되어야할 아이디어이다. 그런데 지금 겨우 열 명가량 모여서 하루 업무를 '쳐내고' 있는데, 그래야만 효율이 나는데, 여기서 두어명 빠지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직원들이 빠지면 현장은 어떻게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내가 이러한 정책을 시행할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추진할 역량이라도 갖추려면 위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야만 하기에 생각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차라리, 내가 고민하느니 사장님께 이 책을 통째로 가져다 드리는게 나으리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설사 'OK'승인이 나더라도 그 실행의 일정수립과 대안마련은 어차피 중간관리자의 몫이 될 것이기에 좀 더 세세하게 책에서 제안한 일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제안들이 '단지 '희망사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선사항'으로 하나씩 실천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하리라. 훗날 'CEO'의 자리에 내가 있을 때쯤이면 이 책의 내용중 많은 부분이 이미 시행되어 있도록...
 
 
2008.12.13. 밤, 나만의 [넥스트 컴퍼니]를 꿈꾸는 ~
 
들풀처럼
 *출판사에 드립니다. :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의 1차 부품협력업체 같은 중소기업에서도 이 책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이런 내용을 만나보지도 못할 그런 곳 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적절한 보완책이 없다면 아마도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단지 '희망사항'으로 그치고 말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