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특정 브랜드라기보다는 다이어리의 한 축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진 '프랭클린 플래너'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벤자민 프랭클린의 13가지 덕목을 기초로하여 만들어진 다이어리이다. 그가 올바른 삶을 위하여 스스로 지켜가며 제시한 13가지 덕목은 '절제,침묵,질서,결단, 절약,근면,진실,정의,중용,청결,침착,순결,겸손'으로 어쩌면 원칙적이고 마땅한 말들의 모음으로 보인다. 다만 이 말들의 뜻에 맞추어 진실되게 살아가고자 함은 만만치 않은 일임은 누구나 아는 그대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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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조금씩 노력한다면, 온 세상이 선상의 생활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1권,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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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프랭클린이란 이름을 만나고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꾸 드는 생각이 존 프랭클린과 벤자민 플랭클린과의 연결성이었다. 다만 이름만 같다고 하여 나고 자란 시대적 배경이 확연히 다른 사람이 자꾸 연결되던 까닭은 어떤 믿음, 사람과 세상에 대한 믿음, 혹은 그들이 뿜어내고 있는 이미지의 닮음이 아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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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우리는 다이어리를 작성하고 일정을 점검하고 하루하루를 빈틈없이 살아가는 이들은 결코 '느림'과는 관계가 없는 이들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존 플랭클린이라는 이 책의 주인공이자 위대한 항해사, '느림'의 발견자를 만나며 '프랭클린 플래너'를 떠올린 것은 그의 삶을 통하여 느껴지는 엄청난 절제와 결단, 그리고 침묵을 통한 침착,겸손의 모습들이 때문이다. 이게 무엇인가? 벤자민 프랭클린이 이야기한 13가지 덕목의 대부분이 아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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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일지 혹은 다이어리를 작성하여 본 사람들은 안다. 진실은, 꼭 해야만 할 일들을 정리하고 되집어보고 하루를 마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며 그 일들은 '빠름-조급함,성급함'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며 갈무리하는 틈을 찾아가는 '느림'의 발견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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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그냥 '뭐, 이런 사람도 있겠지'하며 설렁설렁 따라가던 그의 뒷모습이 시간이 지나갈수록 커지더니 여러 번의 항해와 역사적인 죽음! - 혹은 실패로 끝난 마지막 탐험,에 가서는 '아,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라는 감탄과 아쉬움으로 그를 다시 돌아본다.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하니 실존하였던 인물이다. 결국 이 책은 그에게 바치는 지은이의 헌사인 셈이다. 이 사실은 책의 마지막에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작가의 말 : 기다림이란 자명하고 아름다운 것"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무려 25쪽에 이르는 작품후기라니.... 지은이는 정말 존 프랭클린에 매료되었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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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는 존 프랭클린의 사색을 통한 생각의 결과물들이 많이 흩뿌려져 있어 역사소설 혹은 위인전이라기 보다는 수상록? 혹은 철학서적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평생을 '느리게' 살았지만 누구보다 의지가 굳고 곧았던 주인공의 삶에서 우리는 여러 모습을 만나게 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중 무엇보다도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어떠한 순간에도 절대 흥분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주변 정세와 지금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서두르지 않고 심사숙고 한 뒤 결정을 내리던 그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대부분 옳았다. 마지막엔 자연의 힘에 굴복하여 끝내 목숨을 잃더라도 자신의 생각과 품위를 잃지 않는 위대한 사람, 그를 만난 겨울밤은 안타깝지만 따듯하다. 특히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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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은 통찰을 되찾게 해주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1권,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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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칠게 숨을 쉬어야 사물의 질서가 보이는 법이다. (1권,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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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오늘부터 약간씩, 내일이면 완전히. (1권.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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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표현에 대해 항상 한 번 더 고민하는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는 법 (1권,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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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다름 사람들이 들으려고 하지 않는 문장을 들었다.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호기심을 잃지 않았다. 낯선 생각들은 그에게 존경심을 불러 일으켰다. (1권,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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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는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정신없이 바쁜, 그런 곳이었다. (1권,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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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란 그저 지난날의 희망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바람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1권,1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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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인간의 속도에 대해 생각했다. 천성적으로 느린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되는 것이 일생의 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1권,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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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달음에 이를 때까지 치러야 할 대가를 / 미리 아는 이 없나니 (1권,2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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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을 막는 좋은 방법은 배움밖에 없다. (2권,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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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넘어선다. (2권,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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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시작을 염두에 두어서가 아니다,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되었다. 목표란 길에 도달하기 위해서 설정한 것이다. 그는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다. (2권,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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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여정에서는 공평함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2권,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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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관은 의사와 같다. 건강한 사람을 제일 좋아하지만 대분분의 시간을 병자와 보내야 한다. 병이 심각할수록 더 많은 시간을. (2권,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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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이 다른쪽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설명하는 말다툼에는 탈출구가 없다 (2권,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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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자신이 사랑도,여자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주 명확하게 깨달았다. 여자는 이 세상에서 다른 것을 원하는 존재였다. 그저 존중해주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2권,183) 나도 비슷하다는 위험한 생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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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꼭대기에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럴 때에도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 " 프랭클린은 존 프랭클린 시스템을 그렇게 공식화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2권,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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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평화, 명확함, 꾸준한 계획만 있으면 된다. 그것을 얻고 싶었다. (2권,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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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2.6. 밤, 언젠가 프랭클린은 일기에 적었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 (2권,186) 그래, 그처럼만 살아간다면 마땅히 행복하리라 생각하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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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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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도 많이 들리는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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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여자들이 과학을 하겠다고 설쳤지? 집에서 푸딩이나 만들 일이지." 여자들은 그 소리를 들었다. 둘 중 젊은 여자가 몸을 앞으로 내밀더니 입을 열었다. " 푸딩은 다 만들어놨지. 안 그럼 어떻게 여길 와! " 그러고는 둘이서 깔깔대고 웃었다.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사람들이 따라 웃었다. (1권,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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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저도 웃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