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이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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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3장으로 나뉘어진 책에서 머리말과 도입부에 해당하는 "들어가기 전에"(5~7), "들어가면서"(11~17), "제 1장 식민사학 왜 문제인가?"(20~74), "제 3장 깡패 논리로 심어지는 식민사학"(206~250)까지, 심지어는 마지막의 "맺으면서"(251~254)에 이르기까지 250여쪽 중 거의 1/2에 해당하는 110여쪽이 식민사학의 생성과정과 현재 강단 - 대학,대학원,교수,학계 - 에 대한 비판과 아쉬움이다. 물론 지은이도 그 강단에 몸담고 있는 사학자이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고대 사학계의 인맥과 지식의 전수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너무도 자연스레 식민사학이 아직도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암울한 현실'이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한국고대사에 관한 진실이라는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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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오늘도 우리 고대사는 왜곡되고 변질되어 전해지고, 안타깝고 분노마저 일으키는 타락한 현실에 지은이같이 젊고 깨어있는 학자들이 메스를 들이대보지만 학계 역시 기득권층의 높은 방어벽 앞에서 요지부동이다. 결국 학계도 정치나 경제처럼 가진자, 있는 자들이 주무르는 난장판이라는게 지은이가 목놓아 호소하는 내용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역사인 고대사 분야에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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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민사학에 반항하려면 자신의 인생을 걸어야 한다. 부담 없이 부리는 투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 "제 1장 식민사학 왜 문제인가?"에서 ) (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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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하리라. 서열화되고 패거리화 되어 있는 집단 속에서 줄을 타고 누리는 혜택을 거부하고 '아니다'라고 말할 용기를 갖춘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것도 자신의 먹고사는 일생이 걸린 문제인데. 책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들이 구구절절 설명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 유형들이지만 역사학계마저!라는 생각이 들며 더 씁쓸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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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식민사학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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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장 한국 고대사 학계에 침투해 있는 식민사학의 논리"(76~203)에서 지은이는 고대사분야에서 식민사학이 어떻게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호도하는지 조목조목 설명해가며 반박하고 있다. 이야기중에 등장하는 식민사학자들만도 여럿이다. 이병도(58), 이홍식(81), 노태돈(92), 여호규(94), 임기환(98), 노중국(103), 김태식(129), 윤선태, 서영교(170).. 찾아 옮기기에도 벅차다. 지은이의 말처럼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들이 예전처럼 친일파라거나 두드러지게 일본천황을 옹호한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논리전개 자체가 결국엔 일본의 식민사관 - 한국인은 열등하다 - 을 옹호하는 쪽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특히 <한일 역사 공동 위원회>의 활동(90)중 고대사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부끄럽고 충격적인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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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은 역사자료를 두고도 편파적으로 해석하고 어떤 것은 버려가며 왜곡하는 식민사학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간략히 요약하면 일본의 고대사가 우리의 고대사보다 우수하였고 신라,백제,가야등은 일본의 지배 또는 영향력 아래 있었다는 황당한 이야기들이 위 사람들의 연구 등에 스며들어 있다는 이야기인데 아직도 확실하게 '임나일본부설'을 박살내지 못하는 우리쪽의 한계도 있겠지만 학계 자체의 풍토가 더 많이 새로운 연구결과를 소화하지 못함으로서 발생하는 문제가 더 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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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이 모든 문제점의 귀결은 '현재 학계의 풍토'이고 기득권층인 학계가 바뀌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을 답답한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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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사 학계에서는 학자라는 사람들 상당수가 학문 자체보다 동문 비호하기를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실정이다. ~ 아직도 황국사관·식민사관에 쩔어 있는 일본의 연구성과를 베끼는 것이 성행하는 이유가 근본적으로는 여기에 있다.~ 흡혈귀. ~ 자기 배를 채우려고 피를 빨아 대고, 피를 빨린 자는 자기 피를 빨아낸 자의 추종자가 된다. ( "제 3장 깡패 논리로 심어지는 식민사학"에서)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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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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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의 이야기에 100% 동의하는 바이고 하루빨리 사학계의 식민사관이 근절되기를 바라지만 책만을 놓고 이야기하자면 조금 아위움이 있다. 위 내용처럼 중요하고 필요하고 긴급한 이야기들을 하느라 지은이가 너무 학계 이야기에 몰두한 듯하다. 하여 정작 책을 만나며 기대하였던 기존 식민사관의 역사분석 대비 제대로 된 역사기술의 사례들을 좀 더 명쾌하게, 더 만나지 못하였다. 특히 이러한 책이면 기본으로 따라와야할 '찾아보기'가 없어 책을 한 번 덮으면 다시 궁금한 내용을 찾기가 힘들다. 혹 개정판이 나온다면 이 부분이 보강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역사스페셜> 방송의 문제점을 언급하였는데(231) 이 부분은 명확히 몇 회의 방송분 중 어떤 부분, 책의 몇 번째권의 어디에 해당되는지 밝혀주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처럼 "역사스페셜"(방송분+책)의 내용이라면 거의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부분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고 또 답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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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은이가 걱정하는 현실에 비하여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이들이 많기에 앞으로는 반드시 나아지리라는 믿음이 있다. 나 혼자만의 희망사항은 아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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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8.
새벽, 답답함과 분노로 쉽게 잠들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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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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