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는 작은 일은 사랑 때문에, 큰 일은 돈 때문에 이뤄지는 세계였다. 사랑은 사람들에게 빵을 구울 동기를, 돈은 사전을 만들 동기를 부여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랑 때문에도 큰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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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의 최정점, 인터넷 혁명의 최전방에 서서 바라본 세상의 변화와 사람의 변화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실전 사례들이 넘쳐나는 책, 언뜻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서 어려운 듯 보이나 사실은 단순하고 심오한 진리를 설파하는 책, [Here Comes Everybody]라는 원제의 뜻이나 [끌리고 쏠리고 들끊다]라는 제목이 너무도 어울리는 책, 나는 이 책을 야구장에 가서도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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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8월 29일, 금요일, 대전에서 한화를 3연패시키고 사직구장으로 내려온 자이언츠가 삼성과 후반기 첫게임을 하던 날, 아버지랑 아우랑 근 스무해만에 함께 야구를 보러갔다. 넘쳐나는 야구에 대한 열기만으로도 며칠밤을 세울 수 있는 사람들 틈새에서 서울에서 잠시 내려와 쉬고 있는 아우와 늘 집에 혼자 계시는 늙으신 아버지와 김해 회사에서 반차(1/2 연차휴무)를 내고 함께 달려온 나는 자연스레 어우러져 야구장에 입성하였다. 경기시작시간은 18:30이었지만 우리가 들어간 시각은 17:00쯤, 벌써 많은 이들이 '끌리고 쏠리고 들끊'는 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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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남 지방 사람들의 야구 열기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까지 이어져 오는 그 열기의 중심에는 [롯데 자이언츠]라는 야구단의 실력과는 상관없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고 여러가지로 분석이 되곤 한다. 나 역시 그 분석중하나로 부산지방에는 외항 선원이 많다는 분석을 나름 내노혹 있다. 1년 가까이 배를 타다 내려서 2~3개월씩 쉬시는 분들이 많은 항구도시의 특성상 야구장에 가족과 친구들과 많이 다닐 수 밖에 없고 그 사이에 아이들은 1982년부터 무럭무럭 자라나 다시 팬이 되는 것이다. 나는 82년에 고1이었고 1984년 한국시리즈 우승때 고3이었다. 빌어먹을, 고3. 그 당시 롯데의 우승으로 부산지역 고3 수험생들의 점수는 평균 10점 이상은 낮아졌으리라...나만의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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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빠뜨리면 안되는 것이 인터넷을 통한 생각의 공유 및 확산이다. 매경기에 대한 냉철하지만 자상한 분석과 조언이 쏟아지고 그 글들을 찾아 읽고 동의하고 반박하는 사이에 실제 야구를 보는 시간보다 더 우리는 야구에 취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곁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그러하다. 나만의 기쁨과 슬픔들이 블로그 또는 카페 활동을 통하여 - 책에는 미트업 사이트가 예로 소개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싸이월드 이야기(237)도! 등장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익명성속에서도, 벗처럼 또는 친구같이 만나고 기꺼워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격려하거나 다독여주는 역할들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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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서로를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을 해보고 싶게 만들 정도로 비용도 적게 드는 세상, 작은 사랑으로 이룬 결실이 그 처음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우리의 시회적 도구는 사랑을 재생 가능한 건축자재로 바꾸고 있다. 서로를 충분히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범위로 보나 지속성으로 보나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을 이룩해낼 수 있다. 사랑으로 큰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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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은이는 "위키피디아"의 지속성과 공공성,효용성 등에 주목하고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인터넷에서 이뤄진 많은 감동과 훈훈한 이야기들이 있다. 그리고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던 "촛불집회"도 있다. 책 속의 성추행 신부들에 대한 사람들의 단합사례(156~173)에 빗대어 볼 수도 있는 우리의 "촛불집회"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며 세대가 달라졌음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 국민적인 규모의 "퍼포먼스"였다. 물론 지속성을 가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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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의 확산과 누리꾼들의 참여도 등을 통하여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의 방향은 긍정적임을 지은이는 차근차근 증명해낸다. 그리고 그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물론 나도 긍정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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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사직구장에서 우리 세부자는 모처럼 통쾌하고 재밌는 경기를 기쁘게 보았고 '자이언츠'의 연승은 10연승까지 이어져온다. 오늘 저녁도 사직구장은 "끌리고 쏠리고 들끊"을 것이다. 그 속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하나씩 더해질 것이고 경기의 승패와 관계없이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말처럼 야구 그 자체도, 야구를 보는 시민도, 그 시민을 보는 사람들도 당연히 변해갈 것이다. 결국엔 나도, 여러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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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다른 사람을 아느냐가 중요하다. (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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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9. 2. 자정을 넘기고 가을이 오고 있는 소리를 듣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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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