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12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진행된 강연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2008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저자들의 확인을 받아 재구성한 책'('책을 내며'에서) (4) 이라는데 현재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말은 이 강의의 내용들이 지금도 바뀌지 않은 현실에 많은 부분 옳은 소리로 적용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시대를 이끌어가며 화두를 제시하고 앞장서온 7분들의 이야기를 생생한 목소리로 만날 수 있음에 우선 책을 집어들자마자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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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반지성적이고 반이성적인 대한민국'에 대하여 리영희 교수가 내뱉는 말, 한 구절 한구절이 수십년째 지속되어오는 암울한 현실임을 깨닫는 첫 강의부터 바짝 긴장하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구체적이고 적확한 표현의 낱말로 그 사실을 대할 때 느껴지는 낭패감, 불편함은 그만큼 내가, 우리가 현실 속에서 무던하게 살아가려 하며 잊어왔던 아픈 진실의 참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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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람들은 소파(SOFA,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와 관련해 미국과의 법적지위 문제를 놓고 불화가 일어나면, 미국이 우리 주권을 침해한다면 마치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나 독립 국가인양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가 아닙니다. 미국의 예속 국가입니다. 그런 의식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은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해서 주권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미 방위 조약에 그렇게 결정되어 있습니다. (리영희)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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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미국의 식민지라는 표현은 요즘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만 자주방위권이 없는 나라가 어떻게 주권국가일 수 있냐고 반문하는 리영희 교수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고 옳다. '조약에 의해서 미국이 한국에서 군대를 마음대로 움직인다고 해도 우리는 간섭하지 못하게 되어 있(27)'는 이런 비참한 조국의 모습에 수십년전부터 많은 이들이 국방의 자주권 쟁취를 위하여 SOFA개정을 요구하였던 것이고 이제 그 결실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어떤 이들은 우리를 미국의 식민지로 놓아두자고, 국방의 주권을 미국에게 넘겨둔채로 살아가자고 한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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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피소드) 사실 리영희 교수님은 20여년전, 2007년 봄, 사회학과 강의를 신청하여 직접 들었었는데 소박한 말투였지만 진심이 담겨있던 강의에 감탄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시절이 시절이었던지라 출석을 몇 번 하지도 못하였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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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는 계속된다. '자본주의 발달사를 간략하지만 확실하게 짚어주면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하여 잘 정리해준 손호철, 다시 한 번 한미방위조약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다가올 통일에 대비한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김삼웅, '역사는 객관적으로 보아야 합니다(131)'라며 친일파의 뿌리가 되었던 황도유학을 파헤치는 이이화,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과 의의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안병욱, 똘레랑스 개념을 한국에 전파한 홍세화,우리 고유 사상인 신명사상을 소개하며 우리 사상의 중요성과 역사성을 관통하여 우리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유초하'까지 강의는 계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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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청산되지 않는 과거사의 문제들과 미국과의 관계, 사회문화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 그리고 현실의 개척자로서 우리의 나아갈 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앞서 얘기한 한미방위조약의 문제점, 서해안 북방 한계선의 허구성 등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무조건 만나보시라.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왜곡된 사실들과 살아왔는지 쉽고도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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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기본은 인간 양심과 사회 정의입니다. (안병욱) (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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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되면 이런 책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그럼 우리 모두가 행복한 때가 올 것이다. 그 날까지 읽고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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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6. 21. 밤, 비는 내려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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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